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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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리]

 영화가 끝나고 나서 엔드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몇 줄 앞에서 다른 관객들 몇몇이 영화 속 이런 저런 장면들이 좋았다면서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보았었습니다. 그들이 왜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지는 이해가 갔었지만, 그들과 달리 저는 영화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괜찮은 전쟁영화이고 잘 만든 장면들이 여럿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밋밋한 이야기와 평면적인 캐릭터 설정 등의 단점들을 완전 가릴 수는 없었습니다. 참고로 탱크를 소재로 한 더 팽팽하고 집중력이 더 강한 전쟁영화를 원하시면 이스라엘 영화 [레바논]을 추천해드립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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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 게임 모킹 제이 1]

영화가 다음 해 나올 시리즈 마지막 영화를 위해 준비운동만 하는 편이니 원작 소설을 괜히 1,2부로 나누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적어도 많이 지루하지는 않은 가운데 제니퍼 로렌스는 여전히 캣니스로써 훌륭합니다. 이야기 사정상 상대적으로 덜 활약하는 편이지만 말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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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인 줄라이]

  평범한 가장이자 동네 액자 가게 주인인 리처드의 일상은 어느 날 밤 터진 일로 뒤흔들려지게 됩니다. 한밤중에 무슨 소리가 들리니 혹시나 해서 총을 챙기고 거실에 들어와 보니 그는 몰래 들어온 도둑과 마주치게 되고, 리차드가 엉겁결에 쏜 총에 그 도둑은 즉사합니다. 동네 형사가 정당방위에다가 문제의 도둑이 현상범이니 모든 게 잘 해결될 거라면서 리처드를 안심시키지만, 여전히 본인은 영 심란한 판에 최근에 출소하게 된 사망자의 아버지 벤이 그에게 원한을 품고 있으니 그는 더욱 더 불안해집니다. [콜드 인 줄라이]의 강점은 이 상황이 예상할 법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인데, 인상적인 호러 영화들이었던 [스테이크 랜드]와 [카니발 – 피의 만찬]의 감독 짐 미클은 이야기를 느긋하게 꼬아가면서 배우들로부터 좋은 연기를 이끌어냅니다. 이야기가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고 캐릭터 관계 묘사에서 설익은 면이 없지 않아서 2% 부족하다는 인상을 버릴 수 없지만, 분위기 등 여러 면들에서 좋은 점수 줄 만한 느와르 영화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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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바둑] 

  [바바둑]의 전반부에서 보여 지는 여주인공 아멜리아의 일상은 정말 힘겹기 그지없습니다. 7년 전 사고로 남편을 잃은 슬픔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않은 것도 그런데 언제 직장을 잃을지도 모르고, 그것도 모자라 과잉행동성 장애가 의심되는 그녀의 아들 사무엘은 학교에서 일으킨 여러 말썽들로 그녀를 더욱 더 피곤하게 합니다. 보다 보면 한국영화 [불신지옥] 못지않은 현실 호러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을 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아들에게 ‘바바둑’이란 이야기책을 읽어주게 되는데, 아들은 바바둑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고 있지만, 아멜리아는 여느 부모들처럼 그걸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그 수상쩍은 이야기책에서 절로 풍겨 나오는 음험함은 서서히 아멜리아와 사무엘의 주변을 감싸게 되고, 어느 덧 우리는 그녀의 집안이 [샤이닝]과 [리펄젼] 사이의 어느 지점에 놓이게 되는 광경을 목도하게 됩니다. 제작 후반에 킥스타터 온라인 캠페인까지 동원할 정도로 예산 문제가 있었기도 했지만, 감독/각본가 제니퍼 켄트는 분위기가 잘 깔린 무척 인상적인 호러 소품을 내놓았고, 그녀는 익숙한 소재를 갖고 노련하게 긴장감과 드라마를 자아내면서 나름대로의 흥미로운 변주들을 하기도 합니다. (***1/2) 


P.S.

 애들에게 꽤 관대한 저도 영화 전반부 동안 사무엘에게 정말 질려버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야기 나중에 가서는 이해할 정도가 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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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버]

 전작 [애니멀 킹덤]으로 인상적인 데뷔를 한 데이빗 미코드의 다음 작품 [더 로버]는 어떤 대규모 사회적 혹은 경제적 붕괴가 일어난 지 10년 후의 호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직 현대문명이 완전 무너진 것은 아닌 듯하지만, 그 드넓은 호주 황야 지역은 더 황량해진 가운데 치안은 군인들에 의해 겨우 유지되는 편이고, 사람들은 호주 달러보다는 미국 달러로 거래하려고 합니다. 이런 황폐한 세상에서 한 정체모를 남자가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인데, 그러던 중 자신들 범죄 현장에서 급히 도망치던 범죄자 일당들에게 그의 차를 도둑맞게 되고, 무슨 이유에선지 그는 그의 차를 되찾기 위해 그들을 끈질기게 쫓아갑니다. 이야기만 들어보면 [매드 맥스] 비슷한 영화 같지만, [더 로버]는 내러티브보다는 분위기에 더 중점을 둔 아트하우스 영화이고, 미코드는 영화를 코맥 맥카시 소설들의 그것과 그리 멀지 않은 암담하고 황량한 분위기로 자욱이 채워 넣습니다. 가이 피어스의 묵직한 연기도 좋지만, 상대역으로 나온 로버트 패틴슨은 본인이 생각보다 괜찮은 배우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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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본 영화를 보고 나서 얼마 후에 영화 감상 동안 받은 인상들과 그에 따른 생각들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제 머리는 그다지 많이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노아]처럼 잘 알려진 성서 이야기에 다른 접근 방식을 시도하려는 것 같긴 한데, 몇몇 구석들만 빼고는 밋밋한 인상을 준 가운데 이야기나 캐릭터 면에서 부족한 면들이 더 눈에 띠곤 했습니다. [노아]를 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기억할만한 강렬한 시각적 순간들이 있었고 그러니 지금도 제가 그 영화에게 너무 야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간간히 들곤 합니다.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덜했지만, 내년에 제가 제대로 기억할지는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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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

  작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 출품작인 이스라엘 영화 [베들레헴]은 공교롭게도 같은 때 팔레스타인에서 출품된 [오마르]와 겹치는 부문이 상당히 많습니다. 둘 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을 개인적 차원에서 가까이서 조명하는 것도 그런데, 양 쪽 모두의 경우 이스라엘 정부 요원과 팔레스타인 정보제공자가 중요 캐릭터들이란 점도 눈길을 끌지요. 텔아비브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난 후 이스라엘 정부요원 라지는 몇 년 전에 자신이 정보원으로 영입한 팔레스타인 십대 소년 산푸르를 다시 한 번 이용해야 할 상황에 놓이기 되었는데, 이번 상황은 양쪽에게 정말 난감하기 그지없습니다. 라지가 잡아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산푸르의 친형이고, 여러 번 접촉을 하면서 산푸르를 아끼게 된 라지는 이에 대해 영 내키지 않아하지만, 그렇다고 임무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비교적 균형 잡힌 시선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 쪽을 오가는 가운데 영화는 여러 좋은 순간들을 제공하지만, 두 주인공들 간의 관계 이외에 다른 여러 가지 것들을 다루는 동안 이야기는 산만해지곤 합니다. 적어도 두 주연배우들 간의 연기 호흡 덕분에 영화는 관심도가 떨어지지 않지만, 완성도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면 본 영화는 [오마르] 보다 한 두 단계 아래인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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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올해 초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팔레스타인 영화 [오마르]는 국내 개봉된 [천국을 향하여]의 감독 하니 아부 아사드의 최근작입니다. 비슷한 때 만들어진 이스라엘 영화 [베들레헴]처럼 본 영화도 이스라엘와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처지에 놓이게 된 주인공을 갖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여기선 팔레스타인 쪽에 좀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안 지구에 사는 젊은 제빵사인 오마르는 그 높은 분리 장벽을 밧줄 타고 넘어가면서까지 장벽 너머에 사는 친구들과 계속 교류해 왔었는데, 이들이 어느 날 밤에 몰래 이스라엘 군 부대에 총격을 가한 일로 오마르는 심각한 상황에 빠집니다. 며칠 후 곧바로 체포되어 교도소로 보내진 것도 그런데, 죄수로 위장한 이스라엘 요원에 걸려들어 어쩔 수 없이 정보제공자로써 내보내지는 신세가 되었거든요. 오마르가 이스라엘 정부 요원와 그의 동료들 사이에서 필사적으로 줄타기하는 모습은 긴장감 있는 스릴러인 동시에 절박한 드라마이고, 그 희망 없는 세상 속에서 서로를 믿지 못하면서 함몰되어가는 오마르와 주변 사람들의 모습은 씁쓸하기 그지없는 비극입니다. 더 안타까운 게 있다면 영화가 반영하는 현실은 계속 나빠져만 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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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즈 포켓]

  TV 시리즈 [매드 맨]에서 중요 조연 캐릭터를 맡아 온 존 슬래터리의 감독 데뷔작 [갓즈 포켓]은 ‘God’s Pocket’이란 별명이 붙여진 필라델피아의 하류층 동네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 동네에 사는 한 청년이 어쩌다가 죽게 되었는데, 그의 죽음과 그에 따른 며칠 후 장례식 사이 동안 일어난 일들을 영화는 덤덤하게 늘어놓습니다. 문제의 그 죽은 청년이야 별로 정 줄 구석도 없는 약쟁이 인간말종이었지만 청년의 어머니 지니는 아들의 죽음에 충격 먹은 가운데 여기에 뭔가 미심쩍은 게 있다고 믿기 시작하고, 양아버지 미키는 담담한 자세로 양아들의 장례식을 준비하려고 하지만 여러 이유들로 상황은 머피의 법칙을 예시하는 양 어려워져 갑니다. 이야기 전개 중 간간히 폭력과 부조리가 터지곤 하니 코엔 형제들 영화들 혹은 엘모어 레너드 소설들이 연상되지만, 영화는 정작 맥 빠진 태도로 이야기를 굴려만 가니 별다른 재미가 없고, 필립 시모어 호프만을 위시한 실력파 배우들이 낭비되는 모습도 실망스럽습니다. 좋은 배우들 보는 재미만으로 지탱될 수 있는 영화들이 간간히 있기 하지만, 본 영화는 유감스럽게도 아닙니다. (**)


 P.S.

 본 영화가 올해 초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얼마 안 되어 필립 시모어 호프만이 사망했지요. 다시 한 번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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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호!] 

 저예산 독립영화인 [랜드 호!]는 한마디로 아이슬란드 관광영화인데, 그것도 꽤 재미있는 관광영화입니다. 오랫동안 서로 친하게 지내온 두 노년의 주인공들이 아이슬란드에 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동안 보여 지는 자연 풍경들이야 멋지지만, 별다른 극적 전환 없이 이들 간의 관계를 여유롭게 지켜보는 동안에 영화가 자연스럽게 뽑아내는 자잘한 웃음들도 화면 속의 상쾌한 분위기에 한몫합니다. 그런가 하면 앞으로도 그들의 우정 어린 관계를 지속하면서 서로를 보완할 두 할아버지들이 인생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앞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다 보면 좀 찡하기도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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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모 블로거 리뷰 

 “.... “The Theory of Everything” feels less distinctive in comparison as a safe product, but Redmayne and Jones are praiseworthy in their heartfelt performances, and they are good enough to recommend the movie. Maybe it should have been called “The Theory of Love” instead considering its rather maudlin attitude, but its sappy heart is all right at lea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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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이방인]

  작년 깐느 영화제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화제를 모는 동안 또 다른 영화가 전자 못지않은 상당한 레벨의 신체 노출과 성 묘사로 반대편에서 주목을 끌었는데, 그 영화가 바로 [호수의 이방인]입니다. 어느 산 좋고 물 좋은 호숫가에 위치한 게이 크루징 장소를 무대로 차분히 이야기를 굴려가면서 불안감을 서서히 쌓아 가는 이 스릴러 영화는 민감한 소재를 노련하게 다루면서 우리의 관심을 붙잡아가고, 출연 배우들은 자신들의 배역에 기꺼이 몸을 던져가면서 호연을 보여줍니다. 그나저나, 특정 신체 부위 노출이 자주 있는 가운데 심지어 한 두 장면들에선 [님포매니악] 못지않게 하드코어 수준까지 가니 국내 개봉되기는 힘들겠고 (물론 그 장면들에선 대역을 사용했답니다), 개봉된다 해도 화면 처리 정말 많이도 하겠더군요. (***1/2)  

 


 

    • 쪽지 보내드렸습니다. 

    • 모 블로거가 누군지 알아냈어요!! (사악한 웃음 ^_________^)  


      ====================================================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기대보다 좀 평범하긴 했어요. 


      다 보고나니 워킹 타이틀에 대한 모 듀게님의 글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Stranger by the Lake>는 동성애 영화로 알고 보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스릴러로 변해서


      (재미는 있었지만) 감독이 뭘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 어리둥절했고요. 

      • (속된 표현으로) 따먹고 싶은 것 조심하라는 교훈이 담긴 익숙한 유형의 스릴러를 남다른 방식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겠지요. 

        • 헉, 이렇게 직접적으로 설명해 주시다니... 속이 후련합니다그려. ^^ 


          올해 조성용님 덕분에 새로운 영화에 대한 재미있는 평도 읽고 여러 영화 소식들을 접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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