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 잡담 1 : 스타하노프, 복서 그리고 다크 나이트
뭔가 어릴 때부터 삐딱선을 타던 성향 때문인지, 참 예나 지금이나 취향이 마이너하기 짝이 없습니다. 친구들이 김건모나 쿨을 들을 때 락에 빠져들었고, 그 락 씬에서조차 마이너 취급받는 익스트림 계열에 꽂혀있었죠. 친구들이 스타와 서든을 할 때, 저는 고집스럽게 C&C와 바이오웨어 rpg에 매달렸고요. 사실 어릴 때는 장난감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어른이 돼며 피규어니 RC카니 슬금슬금 모으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피규어에서도 상당히 마이너한 축인 구체관절인형, 그 중에서도 더 마이너한 텐션타입 구체관절인형을 세 체나 모시게 된...=_=;; 뭔가 2인자를 좋아하는 성향도 있는건지 본 조비보다는 Def Leppard가 더 좋았고(이 둘은 사실 성향이나 인지도에서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어렵습니다만;), 메탈리카보다는 슬레이어가, 오지 오스본보다는 로니 제임스 디오가, 팀 던컨보다는 케빈 가넷이, 발더스 게이트보다는 아이스 윈드 데일이 더 좋았어요. 아마 절반 쯤은 삐딱한 성향 탓이고, 절반 쯤은 허세 끼였을겁니다. 내 취향은 남들과는 다르다는 걸 어필하고 싶었던 유치한 허세 말이죠. 뭐 덕분에 재밌게 즐겼으니 후회는 없습니다만...~_~
어쩄든 그런 마이너 성향이 만화에도 영향을 미쳐서 어쩌다보니 다른 친구들이 소년만화와 순정만화파로 양분되어있을 때(뭐 대부분은 둘 다 읽는 부류였지만요.) 전 또 엉뚱하게 미국 코믹스 쪽으로 튀어버렸습니다. 뭐 지금처럼 그래픽노블이 꾸준히 정발되고, 마음만 먹으면 원서를 구입하거나 '어둠의 루트'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보니, 본격적으로 빠져들었다기보다 그냥 미적지근하게 발만 담근 채 관심만 많았다는 게 더 정확하겠지만요. 어쨌든 그 때의 취향이 지금까지 이어져 지금은 일본만화보다 오히려 그래픽 노블 쪽을 더 좋아하게 됐고, 슈퍼 히어로 장르의 양대 거인 DC와 마블의 거대한 세계관도 거칠게나마 좀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세계는 참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것 같아요.
슈퍼 히어로 세계는 이제 더 이상 하나의 장르로 묶는 것이 불가능할만큼 방대하고 독자적인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한 것 같아요. 같은 캐릭터들을 이용한 동일한 세계관에서도 간순한 애들용 액션물로부터 상당히 정치적인 논쟁거리를 던지는 무거운 작품까지 수많은 작품들이 화수분처럼 튀어나오니까요. 그래서 이게 꾸준글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슈퍼히어로 장르에서 정치적인 논쟁과 관련된 잡담을 풀어놓을까 합니다. 글솜씨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아는 게 별로 없어(...ㅠ_ㅠ) 이게 진지한 분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냥 흥미 차원에서 읽어주세요.
다루어보고 싶은 주제는 몇 가지 있습니다. 시대에 따른 슈퍼 히어로들의 설정 변화라든지, 슈퍼 히어로 장르의 가장 오래된 논쟁 중 하나인 슈퍼히어로 : 그들은 영웅인가, 아니면 그저 또다른 범죄자인가? 라든지 슈퍼히어로와 철인정치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리고 아마 저걸 먼저 다루는 게 순서상 맞을 것 같고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잡담 차원에서 쓰는 글이기 때문에 엉뚱한 주제로 점프!>_<!...
슈퍼 히어로와 알렉세이 스타하노프, 그리고 다크 나이트의 반격
매우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슈퍼 히어로는 선량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무고한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힘을 사용하고, 적과 싸우면서도 불살의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하며, 히어로의 가면을 벗고 일반인으로 위장했을 때는 평범하게 생활하는 모범시민들이죠.(물론 대의보다는 복수와 징벌을 위해 범죄자들을 도륙하는 퍼니셔같은 안티 히어로 캐릭터도 있습니다만;;) 많은 슈퍼 히어로들이 가끔씩 대부분의 문명국가에서 법적으로 금하고 있는 자력구제와 재판을 거치지 않은 처벌을 자행하긴 하지만 대의를 위한다는 명분이 있고, 또한 각종 사고와 자연재해로부터 무고한 시민을 구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공권력은 이들을 묵인하거나(놀란의 배트맨에서 배트맨과 고든은 몰래 협력하고,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서 경찰은 화제에 갇힌 시민을 구하려는 스파이더맨을 그냥 보내주죠. 퍼니셔도 옛 경찰동료들과 비밀리에 협력하고요), 또는 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홍보의 수단으로 삼기도 합니다.(정식 미군 소속인 캡틴 아메리카나 스파이더맨 3편에서 시 행사에 등장하는 스파이더맨 등) 슈퍼맨처럼 모두로부터 사랑받는 영웅도 있고요.
또한 대부분의 슈퍼 히어로는 매우 비정치적입니다. 뭐 이건 캐릭터 특성이라기보다 어른들의 사정이 더 강하게 개입되어있습니다만;; 아무리 정치적 발언에 대해 자유로운 미국이라지만 어쨌든 아이들을 뿌리로 둔 시장에서 정치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긴 어렵겠죠.(인기 히어로 중 그나마 정치성향이 좀 뚜렷한 캐릭터라면 토니 스타크 정도. 영화와는 달리, 코믹스에서는 사생활만 리버럴할 뿐 레이거니즘에 찌든 공화당 골수빠 성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런 히어로들의 선량함과 비정치성이 결합되는 순간, 슈퍼 히어로의 세계관은 모순에 휩싸이게 됩니다.
많은 슈퍼 히어로들은 오늘도 정치적 이해관계 따위를 따지지 않고 오직 대의를 위해 빌런들과 싸우고 사람들을 구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별로 행복해지지 않습니다. 도저히 교화나 통제가 불가능한 미치광이 빌런들 때문에?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죠. 끊임없이 밀려드는 외부의 위협(외계인의 침략이라든지, 봉인됐던 악마가 풀려난다든지 등의) 때문에? 이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슈퍼 히어로들이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가장 큰 위협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사회죠.
신과 다름없는 힘을 가지고 있고, 외계에서 온 괴물들로부터 수 차례나 지구를 지켜온 슈퍼맨이지만, 군비경쟁이나 기아를 막진 못합니다. 개인재산으로 히어로들을 위한 우주기지를 세울 수 있는 재력을 가진 배트맨이지만, 정작 자기 동네인 고담시의 심각한 빈곤과 범죄율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진정한 미국의 가치 : 자유와 정의을 상징하는 캡틴 아메리카지만, 조국이 이상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모습 앞에서 그는 속수무책입니다.
여기에서 슈퍼 히어로들의 한계와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심지어 슈퍼 히어로조차도, 거대한 사회 앞에선 한 개인에 불과합니다. 때론 사회보다도 강력한 힘을 가진 히어로도 있지만(가장 대표적인 건 슈퍼맨이죠.), 그들은 지나치게 정치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악당이나 외부의 공격 때문이 아닌, 내부적인 문제 때문에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치달을 때 히어로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1. 정부를 믿고 따른다 : 이른바 '악법도 법이다'죠. 마음속에서는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정당한 절차를 거친 명령이니 따라야 한다는 부류입니다. 아이언맨이 히어로 등록법안에 가장 적극적으로 찬성하며 '시빌워'에서 벌인 행각들이 이에 해당할 듯. 슈퍼맨 & 배트맨 : 퍼블릭 에너미에서 렉스 루터 대통령(전과 14범이지만 대기업 CEO 경력을 살려 대통령 당선;; 어느 반도를 떠올리게 하는 천조국 클라스)의 명령에 따라 슈퍼맨 & 배트맨을 체포하려 한 히어로들도 여기 해당하고요.
2. 정부와 상관없이 할 일에 집중한다 : '다크나이트 리턴즈'에서 슈퍼맨이 보여준 모습이 전형적인 예입니다. 슈퍼히어로 금지법안으로 인해 더이상 활동할 수 없게 되자, 정부와 밀약을 맺어 정부의 뒤처리를 몇 개 해주는 대신 신분을 숨긴 채 여전히 사람들을 구하죠. 그리고 대부분의 히어로들이 여기 속할 겁니다. 어쩌면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사회의 불합리함을 분명 알고 있으면서도 '그건 내 일이 아니라 정치가들의 일이야.', '나는 정치 따위 상관없이 그저 사람들을 도울 뿐이야'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분명 선량합니다. 선량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분명 칭송받아야겠죠.
하지만 그들이 잊는 것은 모든 침묵이 금은 아니라는 겁니다. 무엇이 옳은지 명확하지 않을 때 침묵하는 것은 중용이 될 수 있지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 침묵하는 것은 동조죠. 또한 그들 역시 사회의 한 구성원입니다. 지반 전체가 늪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상황에서 학처럼 홀로 고고하게 서있을 순 없죠. 그리고 최악의 경우, 그저 열심히 일하고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소박한 의도는 오히려 엉뚱한 방향으로 이용당하기도 합니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인해 사회의 치부는 감춰지고, 그들의 선한 의도는 오히려 뒤틀린 사회제도가 계속 유지되는데 일조하게 되는 거죠.
제목에서 알렉세이 스타하노프와 복서를 언급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소비에트의 노동영웅 스타하노프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복서는 모두 선량하고 성실한 일꾼이었죠. 하지만 스타하노프의 성실함은 체제 선전에 이용되어 다른 이들에게 과도한 노동을 강요하는데 이용되었고, 복서의 헌신은 그저 나폴레옹을 살찌웠을 뿐입니다. 어쩌면 슈퍼맨처럼 '비정치적'인 히어로들이야말로 어쩌면 진정한 사회의 위협인지도 모릅니다. 분명 배에 구멍이 났는데도, 그가 떠받치고 있는 덕분에 배는 가라앉지 않고 승객들은 별 문제가 없다는 착시를 일으키죠.
앨런 무어의 '왓치멘'은 이 문제에 대해 충격적인 접근을 시도합니다. '왓치멘'에서 히어로들이 아무리 열심히 범죄와 싸운들 미소간 냉전을 막진 못합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핵전쟁과 종말의 위협 앞에 히어로들조차 지독하게 무력한 개인으로 전락하죠. 그리고 '오지맨디아스' 애드리언 바이트는 가장 기괴한 방식으로 세계를 전쟁의 위기에서 구원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동료 히어로들에게 '당신들이 거둔 최고의 승리는 나를 막는데 실패한 것'이란 냉정한 평가를 내리지만,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광기로 치닫는 세상에서 다른 히어로들은 모두 정치에 신경쓰지 않은 채 자기 할일에만 몰두했지만, 오직 오지맨디아스만이 지극히 정치적인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았기 때문이죠.
3. 정부를 전복한다 :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이 명확할 때 해결책은 사회를 뒤엎는 것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히어로들이 너무나 드물다는데 놀랄지도 모릅니다. 뭐 슈퍼 히어로의 속성을 생각하면 그들이 이런 선택을 하기가 지극히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게 돼죠. 알게 모르게, 슈퍼 히어로들은 지배층의 꼭두각시이자 체제의 수호자 노릇을 하게 마련이니까요. 슈퍼히어로들은 법을 어기고 폭력을 자행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범죄자나 외부인, 즉 체제에 위협이 되는 세력에 한해서입니다. 결코 지배층에 대해서는 이빨을 들이대지 않죠. 뭐 지금은 상당히 진보적인(아니 정확히 따지자면 원리원칙과 대의를 중시하고 자기 편에게도 칼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참보수?) 성격으로 바뀌었지만 캡틴 아메리카는 대놓고 나치에 맞서는 미국의 위대함을 선전하며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마스코트로 탄생한 캐릭터 아닙니까?
하지만, 가끔씩은 슈퍼히어로의 무기력을 벗어나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히어로들이 어둠 속에서 사회를 외면한 채 사람들을 돕는 것에서 벗어나, 사회 전면에 나서 혁명을 이끄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프랭크 밀러의 '다크 나이트 리턴즈', '다크 나이트 스트라익스 어게인'에서 그려지는 배트맨이죠.
'다크 나이트 스트라익스 어게인'은 전작 '다크 나이트'에 비해 훨씬 단순하고 직설적이며, 때문에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진 못하지만 카타르시스 측면에선 '다크 나이트 리턴즈' 못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돕고 범죄와 싸우지만 정치문제에는 입닥쳐야 하는, 슈퍼 히어로라는 착한 아이 굴레를 벗어던진 채 마음껏 분노를 폭발시키는 배트맨을 볼 수 있거든요. '다크 나이트 스트라익스 어게인'에서 배트맨은 '우리가 고작 소매치기 나부랭이와 싸우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세상을 통째로 더 큰 악에 넘겨줘버렸다'라고 통탄하며 동료 히어로들을 결집해 마지막 공격을 감행합니다. 바로 렉스 루터가 다스리는 세상 자체를 향해서요. 화려한 조명 아래 군중들 앞에 나타난 브루스 웨인이 복면을 벗어던진 채 혁명에 동참할 것을 외치는 그의 모습은 어둠속에서 활동할 수 밖에 없었던 슈퍼 히어로의 한계를 통쾌하게 박살내는 장면이죠.
물론 이 작품의 모든 점이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뒷맛이 좀 개운치 못하죠. 배트맨은 혁명에 성공하자마자 '렉스 루터도 없으니 이제 니들끼리 알아서 하라지'라며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혁명으로 독재자를 몰아낸 뒤엔 무엇이 찾아올까요? 평화? ...아니면 또다른 혼돈과 독재? 게다가 종반부 슈퍼맨의 모습은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마지막 전투에서 그린랜턴은 말합니다. '우린 범죄자야. 이곳에서 우린 범죄자일 수밖에 없어'. 그리고 슈퍼맨 역시 마침내 배트맨과 함께 렉스 루터에 맞서며 말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당신들은 틀렸습니다.' '전 그들과 다릅니다. 더 이상 그들의 법도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저는 인간이 아닙니다. 저는 슈퍼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지구를 내려다보며 말합니다. "딸아, 우리가 이 행성을 어찌해야 할 것 같니?". 더 이상 우리의 친절한 이웃 슈퍼맨, 평화의 사절 슈퍼맨은 없음을 선언하는 장면이죠. 배트맨은 슈퍼맨 역시 히어로의 답답한 굴레에서 해방시켰지만, 대신 무엇을 일깨운 것인지 결코 알지 못할 것입니다. 더 이상 한발 물러난 채 관찰만 하기를 거부한 신 앞에서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뭐 이 얘기는 '슈퍼맨 : 레드 선'을 소개하며 이어져야 할 것 같군요. 가벼운 잡담이었는데 쓰다보니 얘기가 길어졌네요...=_=;; 중언부언이고 깊이도 별 없는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 >3< /
아, 정말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만화를 참 좋아하고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영미쪽 만화는 좀 낯설어서.. 최근에야 조금씩 읽고 있어요. 배트맨 이어원 정도가 기억에 남는 저에게 이런 글 너무 좋아요. 읽다보니 현실과 오버랩되는 지점이 참 많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네요. 얽히고 섥힌 정치 권력과 군산복합체가 지배하는 미국도 문제지만.. 기형적으로 커버린 재벌들과 혼탁한 정치가 결합한 우리는 더 심각하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상황을 때려부술 영웅을 바라다가도 그 뒤의 혼란이 감당 안될 것 같기도 합니다. 모든 권력은 타락한다는 명제가 있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고 할까요. 이어지는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트맨 이어 원'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연작 - '배트맨 이어 원', '다크 나이트 리턴즈', '다크 나이트 스트라익스 어게인'의 다른 작품들도 추천입니다. 그저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이라크 전쟁과 이집트 혁명의 결과를 보고 있으니 혁명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과연 그 이후를 감당하는 일에 준비가 되어있는지에 대해 고민이 듭니다. 하긴 4.19 혁명조차 그 결과는 5.16 정변이었고, 6월 민주항쟁의 결과는 노태우 당선이었죠.
잘 읽었습니다!
정부에 대응하는 히어로들의 모습은 엑스맨 세계로 넘어가면 더욱 다채롭게 나타나겠지요. 본인들의 생존이 달린 절박한 문제라서 그렇겠습니다만 ㅎ
다음 글이 올라오기 전에 얼른 '레드 선'을 복습해야겠군요.
슈퍼히어로와 정치라는 주제라면, '시빌워'와 관련된 마블 쪽이 더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있지만, 마블 쪽은 제가 문외한인지라 패스 >_<;; 마블은 히어로들도 굉장히 많고(일개 세력에 불과한 엑스멘도 수십명...=_=;;), 꼭 대형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히어로들간의 합종연횡이 워낙 잦다보니 그냥 등장하는 녀석이 누구인지만 알려고 해도 머리가 아프더군요. 워낙 방대하다보니 건드릴 엄두조차 안 나요. 반면에 DC는 각 작품간의 경계가 다소 분명하고, 특히 배트맨은 슈퍼능력 없이 극한의 수련을 거친 일반 인간이란 설정 때문에 먼치킨급 히어로나 빌런의 난입 없이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작품들이 많고, 꽤나 현실적인 분위기인지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