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논란을 보다보니 오페라합창단이 생각나네요..

논의의 과정에서 한국의 척박한 문화적 현실과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클래식의 문제를 기본 상수로 놓고 얘기를 하시는 것 같아 답답하네요.


한국 문화예술의 체질을 개선할 생각부터 하는것이 맞지않을까요?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것부터 정명훈이 한국의 체질에 맞는 처방이냐에 의심이 드는건 당연하고요.


국가나 지자체가 한정된 자원을 이용하여 문화예술을 지원하고자 할때 몇몇 유명인사를 초빙하거나 한두개의 롤모델 예술단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처럼 지역과 현장에 뿌리를 둔 자생가능한 문화적 토양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좀더 합리적인 해법일 듯 합니다.


그래야 엘시스테마를 통과하여 자란 아이들이 클래식의 리스너가 되고 시장을 형성하고 다시 교향악단의 표를 사든 패트론이 되든 하겠죠.


국립오페라합창단이 해체될 당시 합창단 전체 운영예산(대부분이 40여  합창단원들의 임금이죠)이 5억 남짓한 돈이었습니다.


저는 정명훈이 시향의 수준을 올려놓은것과 국립오페라합창단의 존속여부를 금전적으로 비교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다만 지금의 한국 현실에 맞는 문화적 처방전에 대한 고민을 함에 있어 정명훈같은 지휘자의 초빙과 시향에 몰아주기식으로 지원하는것(서울시립극단, 합창단, 뮤지컬단,국악관현악단의 예산과 비교하여)이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 그 둘이 배타적인게 아니잖아요. 


      당연히 대중 문화인식 수준을 올려야죠. 그래서 정명훈을 자르자구요?


      정명훈을 자른다고 문화예술의 체질이 개선 되나요? 


      이건 독립된 논의 둘을 뒤섞는 겁니다.


      문화적 토양을 어떻게 가꿀것인가 고민하는것은 물론 중요한 일입니다. 거기에 돈이 들어간다면 얼마나되고 효과가 어느정도일지 검증해 볼 필요도 있구요.


      그리고 예산이 편성된다면 어떤방식이 가능할지 찾아볼 문제구요.


      무턱대고 딴거 할거 많은데 정명훈 월급깎자 하는건 말이안되죠. 세상에 깎을게 얼마나 많은데.



    • 고클래식 등에서 이미 논의가 다 끝난 이야기를 또 들고 나오시는데,




      오페라 합창단은 이야기가 전혀 다릅니다.




      당시의 국립 오페라는 지금과 같은 체제가 아니었습니다.




      당시의 국립 오페라는


      현재와 같이 나름대로 열심히 무대를 올리는 조직이 아니라




      수뇌부는 음악계 인사들이 아닌 낙하산들에


      국립 오페라 단원이라는 것은


      레슨비를 올려받기 위한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명목 뿐인 조직이었습니다.




      당시까지 국립 오페라는


      1년에 딱 1 작품만을 상연했을 뿐이라는 사실로도


      그 실상이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1년에 딱 1번 뿐인 공연을 위해


      정규 합창단을 운영한다는 것은 무리였던 것이 맞죠.




      물론 합창단 해체 과정에 일방적인 면이 있기는 했지만


      그 존재 가치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은 별로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합창단원들의 태도도 말이 많았고요.




      1년에 7~8 작품 30회에 가까운 공연을 하고있는 현재의 국립 오페라단에도


      전속 합창단은 커녕


      전속 오케스트라마저 없습니다.


      국립 발레단 역시 마찬가지고요.




      두 단체 모두 공연 때마다 스케쥴이 비는 오케스트라를 수소문해서


      거의 리허설도 제대로 못하고 무대에 올리는 실정입니다.




      꼭 필요한 오케스트라도 운영할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그보다 훨씬 못하게 1년에 달랑 1작품만 마지못해 올리던 시기에


      국립 합창단을 운영할 여유는 더더군다나 없었죠.




      국립합창단 건을 이번 문제와 결부시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국립오페라합창단을 없앤 범인은 정부가 아니라 당시 오페라단장이었습니다. 그 돈 단장이 연출하는데 쓰려고 없앴다고 알려졌고요. 그래서 요즘 국립오페라단이 그 댓가를 이런 식으로 치르고 있습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78388

      말씀하신 엘시스테마 사업은 현재 서울시향에 지원하는 돈은 장난일 만큼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을 겁니다. 정부 부서가 겹치기도 하고, 민간 기업도 나서고 있지요. 서울시향만 해도 자체적으로 '우리동네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콘서트도 하고 있고, 시민을 위한 무료 공연도 하고 있지요. (대표라는 분은 '이런 너절한 공연 하지마!'라고 했다네요.)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지금 자신이 오른 수준과 견주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면 역시 좋은 프로 오케스트라도 있어야 하겠죠. 그러니 어느 한 쪽만 중요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겁니다.
      (사족으로 자랑 하나 하자면, 제 직장에서는 정명훈 급 거장을 포함한 일류 음악가들을 초청하면서 본 공연과 별개로 어린이를 위한 무료 공연을 추가로 열고 있습니다.)

      타 시립예술단과의 형평성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개편 전 서울시향처럼 막장 상태( 참고: http://goo.gl/z5f5ew )이면서 서류상으로만 그럴싸한지, 아니면 정말 의미 있는 예술적 성과를 보이고 있는지 판단할 객관적인 증거랄 게 없거든요. 예술적 식견이 있는 분들 사이에서야 분명한 것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서 예산을 쥐고 계신 분들한테는 주관적인 '의견'일 뿐이지요. 이를테면 베토벤과 말러는 각각 몇 점짜리 예술가이며 그 근거는 뭐냐고 묻는 의원님께 제시할 '객관적인' 근거랄 게 뭐가 있을까요. (영화가 한국에서 그나마 이만한 평론 인프라를 갖춘 것은 대단히 특별한 경우입니다. 클래식 음악만 해도 그런 게 없어요.) 그래서 보통 기계적인 형평성에 집중하기 쉬운데, 서울시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아서 공격을 받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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