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 혹은 '예술' 그리고 모든 '쓸모없는 짓'들에 대한 이야기

 

 결국 정명훈 논란의 궁극적 지점은 예술에 대한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곁가지들을 다 처내면 예술없인 못살아 vs 예술이 밥 먹여 주냐? 로 귀결되는



 예술의 본질이 무엇일까요? 아니 아니...그 이전에


 인류역사를 관통하는 '진보'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게 좋겠군요.


 저에게 진보는 단순히 보수의 대립항이 아니며 좌파의 다른 말도 아닙니다.

 진보는 수십수만년전부터 있어왔어요.


 모든 인류의 조상들이 하루종일 열매를 채취하고 물고기를 잡고 돌맹이를 들고 짐승들을 쫓아다닐 적에

 씨앗을 뿌리고 기다리는 일은 그 당시 기준으로는 정말 천하에 쓸모 없는 짓이었을거에요

 잡아서 먹기에도 바쁜데 자신들이 먹기에도 바쁠텐데 잡은 짐승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길들이던거 역시 또한 그 당시 기준으로는 매우 쓸모없는 짓이었을겁니다.


 진보는 대게가 당대에는 쓸모 없는 짓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경제적 분야만 이런게 아닙니다.


 민주주의라는 제도만 봐도.... 처음 만들어질적에는 얼마나 쓸모 없고 비효율적인 정치제도 취급을 받았게요? 

 그러니 툭하면 역사적 반동이 일어났던거기두 하구요.

 그러니 미개인들이 툭하면 박정희식으로 독재정치 해야 한다고 하고 독일승객을 태운 택시기사가 히틀러를 칭찬하기도 하고....


 과학분야는 어떻게요

 전세계에 널린 연구실에서는 매일 매일 현시점을 기준으로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쓸모 없는 짓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인류가 하는 쓸모없는 짓들 중에 압권은 예술입니다.

 경제나 과학분야의 쓸모없는 짓들은 미래에 수억배의 가치로 회수가 되기라도 하지 예술 없이도 먹고사니즘과 인류의 생존은 가능할겁니다.

 당장은요.


 후대에 추앙받는 예술, 예술가의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모두 인류가 그 작품 이전에는 닿지 못했던 감성과의 접촉과 그를 객관적으로 표출하여 공감하는 과정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래서 인문학도 그렇지만 미학은 예술사학과 계보학이 출입문이자 기초가 될 수 밖에 없죠)

 

 즉 위대한 예술로 인하여 인류의 감성, 영감의 확장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그리고 클래식 음악 이야기를 해보죠.

 고도로 추상적인 장엄함, 숭고함, 고결함, 우아함의 감성을 음악 장르중에서 클래식만큼 이룰 수 있는 장르는 흔치 않습니다.


 러시아혁명을 일으킨 레닌은 사회주의혁명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논란을 이미 오래전에 깔끔히 정리했었어요.

 '그 인류의 고유하고 위대한 감성의 자산이 계급사회에서는 일부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인민의 사회에서는 인민의 것이 되도록 하면 된다'


 서울시향에 공적자금이 사용된 덕분에 한국의 대중들은 원한다면 얼마든지 저렴한 비용으로 세계적 수준의 클래식을 감상할수 있게 된것입니다.

 '쓸모 없는 짓'을 강박적으로 배척하는 풍토가 지배하는 현대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인데 그게 가능했어요.

 

 한국은 이미 지나치게 '쓸모 있는 것'만이 인정되고 있는 사회입니다.  이거 사실 너무도 자본주의적인 결과 아닐까요?

 

 정명훈에 대한 비판은 일견 계급적 관점이나 평등의 관점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 본질은 지극히 보수적이면서 동시에 천박한 자본주의, 시장만능주의와

 맞닿아 있는 것이에요. 

 

 



 

 전에도 듀게에 한번 쓴적 있었는데 전 매우 운이 좋게도 음향기기 덕후였던 부친 덕분에 어렸을때부터 하이파이로 음악을 들었어요.

 물론 어이없게도? 부친은 그 비싼 하이파이로 클래식은 폼잡기용으로 유명 오케스트라의 음반을 전시해놓고는 정작 당신은 뽕짝을 즐겨 들었지만


 전 그 장식용 클래식 음반에 꽂혔죠.  처음에는 다소의 허세 내지 허영이 작동했을거에요.  말로만 중2병이 아니라 딱 중학생 시절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듣다보니 귀가 트일 수 밖에 없더군요.  아무런 지식도 공부도 없었지만 그냥 제 귀는 알아서 좋은걸 골라내더라구요.

 그게 대학생이 되서는 쇼스타코비치의 음반까지 찾아 듣게 만들고 같은 공연이라고 해도 조금더 나은 음질을 찾아 헤메게 만들고

 굉장히 많은 시간을 당시 교보문고 음반코너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곤 했어요. (돈이 없어서....10개를 듣고 하나를 고민 고민 하다가 사는 그런)


 입시준비하던 때와 대학 나닐적에는 도서관에서 학력고사 출제경향 그리고 전공학점과 전혀 상관없는 문학책들 철학책들을 보느라 소일했어요.

 쓸모없는 짓들이죠.

 (어린 나이에 이런 쓸모 없는 짓에다 시간을 쓸 수 없는 요즘 세대들에게 그래서 참 미안하고 미안하죠...)


 그 시절의 쓸모 없는 짓들이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쓸모 있게 되더라~는 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닙니다.

 그 보다는 그 시절을 쓸모 없는 짓을 했었다는게 참 다행스럽고 대견하다는 생각? 


 그러니 '쓸모 있는 것'만 살아남는 이 창백한 나라에서 조금이라도 '쓸모 없는 짓'을 다음 세대들이 누릴 수 있는 기회는 넘겨줘야하는건 

 저같은 사람에게는 일종의 의무입니다.


 

 보편타당한 논리와 결론은 없습니다. 이것도 결국 투쟁의 문제이자 권력의 문제 그래서 정치의 문제로 귀결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쓸모 없는 짓'이 갖는 진보적 측면 그리고 그 진보의 가치를 신뢰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의 대결인거죠.


 모든 사람들이 노동에서 해방되어 '쓸모 없는 짓'만 하며 살아도 되는 세상이 실은 칼 맑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주장했던 인류의 이상사회였어요.

 전 이게 진보적 사상의 핵심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이르는 방법론만이 끊임 없이 발전되고 회의되고 수정될 뿐

 


 * 사실 '쓸모 없는 짓'에 대한 강방적 저항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논리 그대로 적용을 해도 정명훈 논란은 말도 안됩니다.

    정명훈이 서울시향에 오기전과 온 이후 서울시향의 공연량과 공연수익은 정명훈이 받는 연봉의 몇갑절로 상승했거든요.

    하지만 이런 사실을 이야기해줘도 정명훈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왜? 그냥 '쓸모 없는 짓' 자체를 인정 안하는....

    수만년전이었다면 나무 위를 오가면서 나뭇가지를 붙잡을 힘이 다하는 날까지 살던 그런


 * 그런 의미에서 듀게의 '바낭'이란 말은 자조적 감정에서 만들어진 용어지만 참으로 절묘하고 신통방통한 용어의 탄생이랄까 

    

    

 

 

 

    • 이번 생각들은 음악 논쟁 이전에 정명훈 개인에 대한 호감과 반감에 대한 이야기라 여겨집니다. 

      • 만약 더 이상의 논리가 없이 그런 인상비평 혹은 인신공격의 영역으로 도망가는 사람들은 이 논의에서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신경 안씁니다.


        고작해야 정명훈이 횡령이니 뭐니 그런걸 기대하는 수준으로 귀결되겠죠. 그런데 정명훈은 그런게 애시당초 불가능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에요. 


        이번에 쌍욕질로 논란이 되어 찌질한 물귀신 작전을 벌이는 박대표라면 몰라도

    • 저는 정명훈 개인은 별로 안 좋아해요. 다만 '서울시향이라는 데서 세금 들인 지휘자 연봉이 뭐 그렇게 높냐?' 라고 질타하는 데선 논박을 하고 싶네요.

      • 저 역시 정명훈에 대한 팬심도 없고 도리어 자연인 정명훈, 시민 정명훈은 그닥 고운 시선으로 본적이 없어요.


        다만 그가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공연은 그냥 참 좋아요.  전자 때문에 후자를 표현 안하고 싶을 뿐.... 

    • 이념깡패들이죠. 필요없는 사람들도 결국 다 죽어야 하죠. 이쯤에 클래식 그런거에 돈쓰는 족속들도 없애야죠. 일단 예술과목 다 없앴으면 합니다. 남들은 굶어죽어가는데 수백 수천만짜리 현악기 같은거 들고 다니면 당장 달려가서 발로 밟고 다 부셔버려야죠. 예술은 개뿔. 평생 일만 하다가 뒈져야죠. 이놈이나 저놈이나 지들 맘에 안들면 다 죽어야 함. 그게 한국인들의 삶과 죽음.

      • 제가 이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유일한 이유는 인구의 감소라는 유의미한 결과를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

    • 인간은 놀기 위해 태어났는데, 사회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요

    • 모든 사람들이 노동에서 해방되어 '쓸모 없는 짓'만 하며 살아도 되는 세상이 실은 칼 맑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주장했던 인류의 이상사회였어요.

      ---------

      절대 공감합니다.
    • 시향 직원들은 끽해야 연봉 몇천만원 받고 툭하고 해고 위협에 시달리는데


      지휘자 한명이 20억 싹쓸이하는 구조를 마르크스가 얼씨구나 했겠습니다

      •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면 정명훈같은 사람은 무수하게 많죠. 굳이 정명훈을 지목하고 구박할 필요나 당위성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 20억 아니라니까 또 그러시네요. 

      • 맑스라면 댁처럼 정명훈 나쁜사람이야 징징대는게 아니라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누구나 돈 걱정없이 '쓸모없는짓'을 즐기는 세상을 만드는데 열심히 투쟁했겠죠. 맑스나 레닌은 바로 댁같은 기계적 평등을 주장하는 극좌들과는 아주 가열차게 싸웠지요.

        근데 보니까 초딩수준 산수도 못하나봐요? 20억이 아니고 15억, 무식한건지 그냥 어그로인지 간당간당.
        • 김상수씨에 의하면 15억은 잘못된 거랍니다. 실제로는 20~25억이 매년 정명훈한테 들어갔다고 하네요.



           



          정명훈은 시향의 수입을 독점하고, 노조를 불허하며, 마음에 안 들는 직원들을 닥치는대로 해고하고 있습니다. 맑스가 이런 인간을 옹호하다니, 그럼 그게 맑스입니까. 새누리당 종자지.

          • 난독증은 아닌거 같고 그냥 어그로네요.


            그건 김상수 주장이구요.  오피셜한 데이타만 갖고 다시 샘해보세요.  그런식의 카더라 주장은 논쟁에서 일고의 가치가 없는거에요. 


            어케 카더라는 철썩 같이 믿고 앵무새처럼 20억 20억 거리면서 오피셜한 데이타나 방송에서 데이타 하나 하나 보여주면서 평균연봉 15억여원이라는건 무시하는건가요? 당신의 정보선택의 기준이 너무 노골적이지 않나요? 그러면 무슨 소리를 해도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어그로가 딴게 아닙니다. 보통 신뢰성을 스스로 갉아먹으면서 주구장창 앵무새질 하는걸 어그로라고 하죠.




            맑스는 님처럼 현실적 한계에서 파생되는 개별적 사안을 치열하게 분석하되 그에 함몰되기 보다는 구조적 모순을 직파하고 근본적으로 혁신하려던 사람이에요.


            보아하니 맑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주장을 했는지 전혀 모르네요. 그 양반 팜플렛 하나 읽어본적 없죠?  좀 모르면서 아는척좀 하지 마요.

            • 김상수씨는 정명훈과 서울시향과의 계약 문건을 세상에 최초로 공개한 사람입니다. 정명훈은 보수 외에 지휘료를 따로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 합산이 20억 이상 25억 이상이었답니다.



               



              '3년전 서울시와 정명훈의 재계약시에 정명훈 연봉 삭감으로 보도됐지만, 연봉을 ‘보수’라는 표현으로 연간 2억2천만원, 지휘료를 따로 받는 ‘변칙계약’ 문제는 전혀 바로 잡히지 않았다. 상임지휘자라면 연간 지휘 몇회에 연 얼마씩으로 통괄 계약을 하는 것이 국제적인 계약 관례고 상식이다. 더구나 예술감독까지 겸임하면서 연봉은 ‘보수’라는 명목으로 연간 2억2천만원 챙기고, 지휘료를 회당 보수로 전해 대비 연 5% 상향 조정하는 식으로 책정, 연 25억원 이상을 따로 지휘료로 가지고 가는 건 명백한 ‘변칙계약’이었다.'



               



               



              맑스와 레닌주의자를 자처하는 박노자도 정명훈을 귀족화 된 문화예술인이라고 깠습니다. 박노자도 맑스를 모르나 봅니다.

              • 그러니까 그런식으로 지휘료를 보수와 별도로 받았는데 그 샘의 결과가 평균 20억은 김상수 주장이라구요!! 


                혹시 2011년 이전 기사 검색해놓고 이러는건가요?




                아 박노자요? 그래서 제가 그 인간을 싫어하죠. 


                맑스-레닌주의자를 자처했던건 김일성도 마찬가지였어요. 훗

              • 아직도 김상수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는 걸 보니


                평소에 서울시향 문제나 클래식계에 관심이나 지식이 전혀 없으신 것이 확실하군요.


                도대체 언제적에 헛소리로 판명난 이야기를...




                고클래식같은 클래식 사이트이 가서


                김상수나 목수정 이야기 늘어놓아 보세요.


                어떤 말들이 돌아오나.




                똘아이같은 인간 말이 유일한 근거라면


                그냥 잠실 땅굴 설이나 믿으세요.


                그게 더 추종자가 많을테니 말이지요.

    • 박노자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박노자 교수는 본인 스스로도 트로츠키주의에 가깝다고 했어요. 이건 누차 말해 왔고 트로츠키가 못다 이룬 아쉬움 운운해서 좀 말들도 있었고요 (소위 뜬그름 잡는다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레닌을 엄청 싫어합니다, 동구권 대부분 사람들이 그러하듯. 마르크스-레닌이 나와서 놀랐네요.
    • 그게...이런 예술 논쟁에서 마르크스 얘기는 좀 회자될 거리가 있는 것이, 생전에 마르크스가 공연예술이나 사냥같은 부르주아의 취미를 엄청 즐긴데다가...이런 취향에 대한 사회 변혁적 요소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견지해서 그렇답니다ㅋ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1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