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지옥
길게 쓰다가 지웠습니다.
그냥 간단히 선물이의 아빠가 정신 창란의 증상을 보입니다.
정말 살면서 처음으로 너무 무서워요.
굉장히 피곤합니다.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아빠를 그리워하고, 저는 한때 무척 사랑했던 사람이 바바둑보다 더 무섭습니다. 차 소리만 들리면 아빠다 하는 선물이한테 아빠 아니야 라고 한뒤 혹시 정말 그 사람일까봐 창문을 살짝 열어 봅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여러 기관과 전화를 하는데, 선물이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마지막 통화때는 이봐요, 내가 지금 나를 위해 이 전화를 하는 거 같아요? 라고 화를 내고 싶었어요) 당신이 판단해라, 나중에 그 사람이 폭력적으로 나오면 경찰에 전화해라 가 땡입니다. 이 부서에서는 저 부서로, 저 사람은 또 다른 사람한테 저를 보내면서요.
누구 말이 저를 보고 있으면 무슨 욥기를 보는 것 같다고.
저는 욥처럼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늘 최선을 다하고 남한테도 최선을 다하고 살아왔는데,
선물이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요즘 아주 특이한 행동을 해요.
동화책 앱을 사주었는데, 앞으로 쭉 읽다가 끝이 나면 뒤로 페이지를 돌리면서 읽습니다. 그러더니 어느날 동화책을 외워서 이야기 하더군요. 이때만 해도 어머 선물이가 외우네! 문장을 말하네! 했는데 그러고 끝 ! 이러더니 뒷장부터 앞장까지로 외워서 그 차례대로 이야기 하더군요. 너무 신기했어요.
잘먹고 잘 커서 옷을 새로 사야합니다. 예뻐요.
마지막 줄 좋아요.
얼른 퇴근해서 저도 제 아이들 안아주고 싶네요.
저한테 욥기는 그리 해피 앤딩이 아니에요. 제가 굉장히 힘들어하는 성경부분입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제가 지금 제일 힘든건 아빠가 자신의 병을 인식하지 못한채 선물이를 만날려고 하는 점, 더 나아가서 내년에는 절반을 데리고 있겠다는 망상을 한다는 겁니다
굉장히 전형적인 이혼 후 남성들의 변화입니다. 접근금지 명령을 받기는 힘든 상황인가요? 선물이 아버지 되시는 분에게도 도움이 필요하겠네요. 다른쪽으로 신경을 쓰도록 유도해야 할텐데...
안타깝습니다. 어떻게든.. 잘 버티고 이겨내시길요. 선물이가 잘 자라고 있다니 기뻐요. 아이들 건강하게 크는 것 만큼 이쁘고 사랑스러운 게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