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왜 상사는 부하직원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할까.

뭐 대부분의 상사들이 부하 직원들고 친하게 지내는걸 좋아할 겁니다.

문제는 친하게 지낸다는 정의가 한참 이상하다는 것에 있겠죠. 자기랑 대등한 사람이랑 놀면 지멋대로 못하니까 자기한테 비위 맞춰야 하는 부하직원이나 을들에게 같이 놀자고 하는 것이겠지요. 


제가 9년동안 같이 일한 상사의 말버릇은 '니들은 나랑 이야기 하기 싫냐?' 입니다.

부하 직원들이 자기랑 업무적/사적으로 이야기 하기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업무적인 일을 이야기 안한다고 생각하는건 본인이 온갖 사소한일까지 꼬치꼬치 챙기고 따져야 하는 데, 아래 직원들은 어느정도 일의 윤곽이 잡히고 나서 이야기 하려는 것 때문에 생기는 오해죠.  



문제는 사적인 이야기입니다.

갓난쟁이가 있는 직원이 밤에 잠을 잘 못자니까 피곤해 합니다. 상사는 '왜 그리 피곤해 보이냐' 라고 물어보면 '애가 밤에 잘 안자고 울어서요..' 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럼 한다는 말이..

'그거 애엄마들이 자기 편하려고 낮에 재워서 그래. 낮에 안재우고 엄마가 애보고 놀아줘바라.. 밤에 잘자지..'  라고 합니다.

요즘 친할머니, 할아버지도 이런 얘기는 안하지 않나요? 돌도 안된 아기가 낮에 안재운다고 안자고, 밤에 푹 자나요? 


그외에...

'아내가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아내를 데리고 가서 대학병원가서 종합검진을 받으려고 연차 쓰겠습니다.'

'아내가 많이 아파? 운전 못할정도로 아파? 그정도면 구급차 타야 하는거 아냐? 무슨 아내 종합검진 받는데 연차까지 쓰냐?'


'애가 감기가 오래 되니 폐렴 되서 입원했습니다.'

'요즘 애들 너무 깔금하게 키워서 그래. 밖으로 나돌아 다니면서 먼지 좀 묻히고 흙도 좀 먹고 그래봐라.. 면역력 생겨서 안아파..'


'이번 주말에 김장합니다.'

'배추 샀어? 저기 ***에 가니까 배추밭에 그냥 배추 있더라. 주인이 그냥 뽑아가래서 나도 몇포기 뽑아왔어. 배추 사지 말고 거기서 뽑아가.. '

'50포기를 언제 뽑아서 절여요..'

'공짠데? 요즘 애들은 절약할줄을 몰라요..'


'처가집 김장하는데 가야 해서 연차 쓰겠습니다.'

'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사위한테 김장 돕게 하는 집안이 어딨냐. 거짓말도 그럴듯 하게 해야지..'


자기가 한참 골프 배울땐 운동해서 살뺀다는 직원에게 '골프연습장 일주일에 두번만 가봐 뱃살 쑥 들어가지' 하고.. 등산 한참 할땐 '너 이번주부터 나랑 등산 가자. 그럼 살빠진다.'.. 마라톤 할땐 마라톤.. 자전거 탈땐 자전거... (....) 


말뽄새가 이러는데 누가 사적인 대화를 하고 싶어 하겠나요. 자기 나이에 비해 한세대는 더 윗세대의 사고 방식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면 고리타분한 태클을 거니까 다들 이야기 하기 싫어하죠. 말을 할때마다 나오는 대답이 저모양인데.



이제는 자기가 나이가 많아서 곧 회사를 그만둘것 같으니 자길 무시한다고 생각하는지..

'야, 니들 나한테 와서 말 안해도 괜찮아. 하지만, 난 정년까지 다닐거다. 여기 몇몇은 나 곧 안보게 될거라고 생각하는거 다 알아. 하지만 나는 임금피크제 들어가서라도 정년 꽉꽉 채울꺼니까 나랑 계속 말하기 싫으면 하지 마. 나랑 안친하면 누가 손핸지 두고보자고' 라고 하네요. 


저랑 이분 사이에 2명이 더 있었으나 한명은 그만두고 한명은 딴팀 가서 쑥쑥 승진하고 있는데, 9년이나 버틴걸 보면 저도 참 징글징글하고...

이 양반은 부하들이 자기랑 이야기 잘 안하려고 하면 왜 그런가 생각해봐야 하는거 아닌가 답답하고..

진짜 이 양반이 정년까지 가면 내가 그전에 그만두게되겠다 하는 생각도 드네요.


    • 싸이코패스까지는 몰라도 이정도면 소시오패스 수준인데요. 한마디 한마디가 참..
    • 오마이갓...ㅠㅠ 한마디 할 때마다 이런 대답 돌아오는 상사 끔찍한데요. 몇몇 대화는 거의 폭력 수준입니다-.-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완장질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 불쌍한 영혼이라고 해야하나.


      저런 사람은 평생 대화다운 대화를 해 본 적이 없을 것 같아요.


      지시를 받거나 지시를 내리는 게 커뮤니케이션의 대부분인 인생이었겠죠.

    • 억 글로만 듣는데 속이 턱턱 막혀오는 기분이

    • 이 분이 이상한 게 아녜요. 상사라는 위치에 가게 되면 저렇게 되는.. 그럴수밖에 없는 뭔가가 있나봐요. 본문 글만 봐도 제가 다 암 걸릴 것 같은 기분이네요. ㅠㅠ 정말 공감합니다.
    • 으어.. 골프 등산해서 다이어트 잘 된다는 분의 건강상태가 몹시 궁금하네요.

      꼰대가르숑
    • 짱시룸!! 저는 그냥 네 라고 대답합니다ㅋㅋ 뭔일있냐? 네... 무슨일인데? 네...
    • 한국 특유의 회사 문화라고해야하나 그런것도 있고.. 예를 들어 주말에 상사가 전화해서 축구하자고 불러낸다거나 산가자고 불러내서


      반강제로 가야한다거나.. 사생활 코치코치 캐묻는 경우 흔하죠? 뭐 외국 어느 나라에선 휴대폰 번호도 안알려준다나 어쩐다나 한다는데..


      그리고 퇴근 후에는 전화 연락 못하게 되어있다거나 하는 식이라는데..암튼...

    • 그러니까 친구가 없지 싶어요.

    • 요즘 말로 노답이네요. 피해야 될 사람 1호.

    • 저러면 주변에 남는 사람 단 한명도 없을 듯 합니다.
    • 흠..상사분 나이대의 끼리 스타일이 아닌지..

      같은 나이라도 소위 아랫사람의 눈높이를 맞춰 주는 상사가있는가하면

      또래끼리에서만 통하는 농담으로만 살다가 그기술(?)그농담 그대로 아랫사람들과 대화하다가 생긴 처참한광경이 아닐지요.
    • 저도 오래 전 저런 상사가 팀장이었던 적이 있어서... 남일 같지 않군요- -; (나중에 권고사직으로 나갔지만;) 그런데 저런 분들이 그래도 눈치가 있으면 무능력함에 대한 자각은 좀 있어 지레 찔려하는 면도 있고 말이죠. 대화패턴이 수동공격적이라 더 피곤했던 기억이. 마지막 두 문단 보니 제 속도 갑갑해집니다그려.

    • 9년동안에 저정도면 짜증이야 좀 나겠지만 그래도 견딜만할거 같습니다. 대충 들어넘기면 될만한 스타일인거 같은데 말이죠.


      비인간적인 상사에 갑질하는 상사들 많은 세상에 저 정도면 최대한 귀엽게 봐주고 넘겨야지요. 

    • 참 말 하나하나가 별로긴 하지만 그래도 억지로 좋게보면 일관성 하나는 확실하네요... 제 경험상 최악의 상사는 일관성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 기분에 따라 똑같은 일에도 언제는 칭찬하다 언제는 짜증을 확 내면 정말 싫어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