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바낭> 올해의 계획은 다 이루었나...+ 이것저것
1. 한 해를 마무리 할 즈음에 항상 하는 일은 새로운 해의 계획.
가장 기억에 남는 마무리는, 신혼 초에 남편이랑 기차를 타고
영동역에 내려서 동네 구경을 하다가 도서관에 자리잡고 앉아서
각자 새해 계획을 세우고 이런저런 구상을 했 던 일.
충분히 각자 시간을 보내니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
어슬렁 어슬렁 역전으로 가서 닭갈비였던가... 저녁을 먹고
영동하면 떠오르는 곶감을 한 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면서도 천천히 시간을 곱씹는 시간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돌아보면 나의 지난 날들이 다 기억나는 것도 아닌데
조금씩만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다보면 그 시간이 조금 더 선명하게
아로 새겨지는 듯이 느껴지거든요.
암튼, 올해 계획 중 하나였던 몸 만들기는 만들어졌다 사라지고
만들어졌다 사라지고... 하다가 한 달 남기고 다시 돌입.. ㅋ
뭐하는 건가 싶지만, 그냥 이런 식으로 관리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지경.
나이 드니, 무슨무슨 다이어트 이런 것은 다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냥 운동과 소식이 정답이려니 하고 있습니다.
2. 몇 가지 배우려던 것이 있었는데
그 중 한 가지, 재봉은 드디어 손을 댔지요.
그리고 맘에 쏙 드는 패턴을 파는 곳을 찾아서 주문도 해 두었고요.
그런데 아직 재봉틀을 사지 않았다는 함정이 있습니다. ㅎㅎ
물건 하나를 들이는 데 꽤 오래 고민하는 편이라 예전 글들에서
손바느질을 먼저 해 보라는 이야기에, 이걸 손바느질로 해봐? 하면서
삽질하는 상상도 하고 있고요. 듀게가 요새 검색이 안 되어서
구글로 검색했는데도 재봉틀 추천글은 찾질 못했네요.
고민은 좀 더 길어질 것 같습니다.
올 초에는 마카롱도 배우러 갔었는데, 저는 정확한 계량을 필수로 하는
마카롱과는 조금 맞지 않는 게 아닐까 하면서 한 번 하고 말았는데
사실 그 비쥬얼 떄문에 선물용으로 약간 미련이 남기는 합니다.
음.. 내년에 한 번 더 도전해보고 결정해야겠네요.
3. 결혼하면서 친정에서 피아노를 가져다 두긴 했는데
아이들에게 가끔 동요를 쳐 줄 때 말고는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그냥 얼마전부터 예전에 쳤던 악보를 꺼내서 다시 쳐 보는데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피아노를 즐기면서 친 게 얼마만인가 싶더라구요.
늘 기타를 배우느니 하면서 다른 악기를 기웃기웃했는데
익숙한 피아노를 다시 혼자서 조용히 치는 데 마음이 안정되기도 하고 잡념도 사라지고 좋더군요.
요새 치는 건 베토벤 비창입니다. 이런저런 버전으로 찾아서 들어봤는데
페달을 깔끔하게 밟는 게 잘 안 되고 제가 좀 박치라, 박자를 영 틀리게 치고 있었던 부분이
몇 군데 있더군요. 어릴 적에 암보도 다 하고 자신있던 곡이라 생각했는데 나만의 착각.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서 폰으로 녹음해봤더니 민망할 따름.
그러나 누군가에게 들려줄 요량으로 하는 것이 아니니 다시 찾은 취미라 해야겠네요.
아, 그리고 몇 년 만에 조율도 해야겠어요.
4. 네네... 이렇게 추운 날 출근하지 않는 오프라 밀크티 마시며 일상의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어제 이런저런 가정경제를 논하며 갚을 빚을 계산해보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이 순간은 참 좋네요.
코끝이 싸한 12월은 정말 제대로 겨울입니다.
피아노 다시 치는 것, 멋지네요-
저도 어렸을 때 비창을 외웠는데, 얼마 전에 집에 있던 피아노를 엄마와 동생이 팔아치워버렸..죠.
그만큼 안 쳤다는 얘깁니다 ㅋ
ㅎㅎ 멋지진 않지만 기분은 무척 좋답니다.
ㅋ 저도 저희집에 있지 않았으면 누군가 팔아치울 만큼 안 치다가 문득 열어보았는데 잊고 있었던 오래된 친구를 만난 기분!
영동역 약 11시 방향 지하에 있는 오락실 아직 있나 모르겠네요..
영동이 연고지인가봐요? 영동의 기억은 짧았지만 참 좋았어요.
체험단 후기 외에 딱 집어 재봉틀 이게 좋다는 글이 없는 이유는, 제품이 거기서 거기기 때문입니다. 재봉틀은 튼튼함이 생명인 '기계'거든요.
편의 기능은 십만 원 올라갈 때마다 정직하게 추가되고 (이걸 선택하는 것은 순전히 가치관과 경제력 문제.) 메이저냐 마이너냐에 따라 AS 차이는 있지만 재봉틀이란 물건은 어차피 '미싱가게' 들고가서 고치는 게 아직까지의 현실입니다.
예산이 허용하는 한 고가품을 사되 (편리한 게 좋긴 좋으니까요. 돈 더 낸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는 본인만이 아는 것이고) 예산이 육십만 원을 넘긴다면 오버록과 재봉틀을 같이 사는 것이 제 기준에선 현명한 선택입니다. 편의 기능을 빼고 이야기할 때, 이십만 원이 넘는 재봉틀은 다 거기서 거기거든요. 오버록은 최저가를 삽십오는 잡아야 하고요.
같은 가격대라면 자수 기능 그냥 무시하시고(초보자는 보통 이 기능에 혹합니다), 모터 성능을 보세요. 숫자가 클수록 좋습니다. 직구로 인기 끄는 그 모델이 제가 알기론 가정용 중에서 제일 힘이 좋은 모터를 씁니다. 들어 보고 살 수 있다면 묵직한 것, 특히 아랫부분이 묵직한 것이 흔들리지 않아 예쁜 바늘땀을 보장합니다.
오... 전문가적인 포스가 느껴지는 답글.
네~ 사실 공방에서 쓰던 모델을 봤는데 너무 비싸서 언급하신 그 직구모델을 조금전에 결제 했습니다.
ㅎㅎㅎ 듀게 덕에 거의 다섯달 고민한 일을 하루만에 해치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