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옆담화의 세계.
청자가 없는 글은 없다고 합니다. 듣는 사람을 적절하게 생각하며 쓴 글을 잘 쓴 글이라고도 하죠.
뒷담화하는 것만큼 대화에서 재미나는 일이 더 있을까 싶습니다. 약간 나쁘게 굴 수 있다는게 재미를 배가시키죠.
제대로 된 뒷담을 하려면 서로 그 대상을 알고 있는게 최고 아니겠습니까. 학교 선생님 뒷담 안 해보신 분은 없겠죠.
그러나 가상의 공개 공간은 영원한 옆담화의 세계죠. 우리는 글을 쓸 때도, 쓰고 나서도 글을 누가 읽었는지 모릅니다. 흔히 [너 들으라고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 있어요. 일상적으로 대화를 시작한다고 하면, 그 사람이 내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신경 쓰거나, 쓰지 않아도 어쨌든간 대화는 진행되죠. 가상 공간에서는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 그 중에서도 할 말이 있는 사람만이 모습을 잠깐 드러냅니다. (댓글을 단다고 그 사람이 글을 다 읽었으리란 법은 없죠.)
음성 대화에서는 서로 몸도 있고, 한 쪽이 말하고 있을 때 다른 쪽은 입을 다무는게 에티켓이죠. 그리고 적어도 누가 누구한테 이야기하고 있는지는 대부분 명확해요.
어떤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가장 큰 공통점은 기억일 것입니다. 큰 의례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겠지만 경험은 함께한 기억들 말이죠. 그러나, 가상공동체에서 그런 추억들은 얼마나 흔할까요? 현실의 공동체도 균질한 집단이 흔하지 않은데, 가상에서는 얼마나 불균질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일까요? 몸이 없으면 취사선택은 더 쉽습니다. 넷 세계에서 어디 출신이란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걸까요?
집단역학에 의하면, 임의적으로 선택하여 모임을 아주 짧은 기간동안 만든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자기 집단의 사람을 옹호한다고 합니다. 가상공동체도 거기에서 벗어날 것 같진 않군요. 그렇게 생각하면 균질성은 별 의미가 없는지도 모르죠. 같이 시작할 가능성이 많다는데 이점이 있다는 것 외에는.
가상 공간에서 돌직구처럼 보이는 많은 글들이 사실 옆담화에 불과하지 않냐는 그런 푸념이었습니다. 또한 뒷담화처럼 보이는 많은 글들도.
넷 상에서 수다떠는 일에 이윽고 익숙해질 것입니다만 그게 명확히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설명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군요. 사람들은 얼마나 현실에서 멀어질 수 있고 가상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언젠가는 그 이름이 뒤바뀔 날이 올지도 궁금하구요. 적어도 한국에서 확실한 점은 오프라인에서는 늙어갈수록 외로워진단 것이겠죠.
적어도, 옆담화 가지고는 친구를 사귀는 기분이 들진 않겠죠.
열심히 생각해 보고 진지한 댓글을 달고 싶은 글인데 오늘 내일은 해야할 일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불가능이네요. @_@
일단 잔인한오후님께서 앞담화할 수 있는 편안한 친구들을 많이 찾으시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노래 한 곡~
Beatles -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
underground_ 감사합니다. 앞담화가 아니라 담화를 할 친구겠지만요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