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어떤 글을 보고 - 맹자의 측은지심

잠시 곁에 있던 한 동물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자책하시는 글을 보고,
문득 대학시절 배웠던 맹자의 인상깊은 한 구절이 생각나 글을 씁니다.
(몇년 전 듀게 어느 게시물에 댓글로 비슷한 내용을 달았었지만 넘어가도록 하죠;;)


맹자 공손추편에 측은지심 이야기가 나옵니다.
(너무 오래전에 배운거라 줄거리도 대강이고 원문은 구글 어디선가 긁어온거라 오류가 있을 수 있어요.)
제나라의 선왕이, 제물로 쓸 소가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는 불쌍한 마음이 들어 소를 살려주라고 하였고, 대신 양을 제물로 삼았습니다.
이를 보고 왈가왈부하다 맹자 왈.

曰: 「無傷也이라, 是乃仁術也이니, 見牛코, 未見羊也일새니이다.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상심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바로 인술이니, 소는 보고 양은 보지 않음이다.
君子之於禽獸也에, 見其生하고, 不忍見其死하며;
군자는 금수에 대해서 그 사는 것을 보고, 차마 그 죽음은 보지 않으며,
聞其聲하고, 不忍食其肉하나니.
그 죽을때의 신음소리를 듣고, 차마 그 고기를 먹지 않으니,
是以로 君子는 遠庖廚也이니이다. 」
이 때문에 군자는 푸주간을 멀리한다.



이 구절을 가지고 남자가 부엌에 발 들이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건 좀 개소리고요(...)
전 어렸을적부터 저와 눈을 마주친 동물이나 대가리가 통째로 붙어있는 음식, 예를 들면 은어튀김 같은 걸 잘 먹지 못했는데, 이게 위선이 아닌가 고민하던 차에 이 구절을 본 터라 인상에 깊게 남았던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이 온 지구를 구할 수는 없죠.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요.
내 옆에 있는 것들, 나와 눈을 마주친 것들, 내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우선 구해나가는 게 정도라고 생각해요.
왜 그 아이는 구하지 못했을까, 왜 저 일은 해결하지 못했을까 하고 자책하기 시작하면 마음이 불행해집니다.
누군가가 우리와 눈을 마주친것도, 잠시 곁에 머문것도, 인연이고 운명이라고 봅니다.
비슷한 일을 겪으신 분들, 너무 괴로워하지 마세요.



이런 두서없고 주제넘는 글을 올리고 저는 이만 월급도둑질을 마치려 합니다-.-;;
즐거운 화요일 보내세요!
    • 불가에서도 직접 잡거나 잡는것을 보는 고기는 안먹는다고 하죠.

    • 내 옆에 있는 것들, 나와 눈을 마주친 것들, 내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우선 구해나가는 게 정도라고 생각해요. <- 공감합니다.

    • 감사합니다. 위로와 더불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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