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이지만, 미국에서 페이스북 영향력의 체감도.

1. 학교 신입생 환영회 같은 행사에서, 서로 친목 도모 겸해서 한 게임이 있었는데, 질문지에 적힌 미션들을 누가 빨리 완성하는가 였어요.

그 중,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미션 하나가 있었으니..."신입생 중에서 페이스북 계정이 없는 사람을 찾으라"


2. 누군가 처음 알게 된 사람이 있습니다. 구글에서 이름을 칩니다. 그 사람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뜹니다. (체감확율 90%) 기본 프로파일과, 혹시 공개되었다면 사진을 봅니다. 친구로 등록합니다. 이제 우리는 네트워킹이 가능한 사이. 전화도, 이메일도 따로 딸 필요가 없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친구인 이상 파티초대나, 기타등등 다 가능하니까요.


3. 저희 과 어느 학생이 만든 비디오가 있습니다. 내용은, 이 친구가 어느날 전시회에 갔다가 만나서 이름을 알게 된, 멀고 먼 동네에 사는 한 여자아이에게 호감을 느낍니다.(여기까지는 이 친구의 부연설명) 이 친구는 구글에서 그 여자아이의 이름을 치고, 페이스북을 찾아 들어가 사진들을 하나하나 감상합니다.

비디오에 대한 평가를 하는 동안, 모두가 '이건 이제 더 이상 creepy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우리 모두가 하는 일 아니냐.' 라고 말했습니다.


4.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가장 두려워 하는건, 부모님이나 직장 동료, 상사들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보는 것 입니다. Saturday Night Live에서도 엄마가 페이스북 상에서 친구일때, 파티에서의 난잡한 사진이나, 욕설 같은 걸, 엄마에게만 자동적으로 필터링을 해주는 가짜 소프트웨어에 대한 스킷이 있었습니다.


5.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의 무게감이 그렇게 대단했던건(예로, 기자 한 명은 '지난 십년의 영화'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영화의 완성도가 좋았기도 하지만, 페이스북에 바꿔놓은 네트워킹 방법, 그리고 그게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미치는 생활에서의 영향력 때문이었죠. 이를테면, 영화에서 마크 주커벅이 여자 변호사를 친구로 추가할까 말까 망설이는 장면에서는, 말 그대로 '모두가 그런 경험이 있었이 때문에' 더 와닿는 장면인거구요.


6. 저는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싸이월드가 그랬던 것처럼, 시간이 더 흐르면 지금은 공개되어있는 자신들에 대한 정보들을 사람들이 알아서 차단하고, 더 철저히 감추는 식으로 흘러갈 거라고 봅니다. 뉴욕타임즈 기사에서도 올해 초 쯤인가 페이스북에서 프라이버시 설정을 더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었죠. 실제로 페이스북도 더 세분화시켜서 프라이버시를 공개 혹은 감추도록 설정을 할 수 있게 만들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친구(이거나 친구의 친구)가 아닌 이상 자신들의 사진이나 프로파일을 볼 수 없게 막아놨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꽤 둔감하거든요. 어쨌거나, 노출의 정도의 민감해질지언정, 페이스북이 그저 몇년 반짝하고 말 웹사이트가 아니란고 확신합니다. 무언가 아주 더 획기적인 다른 소셜 네트웤이 생긴다면 달라질 수도 있는 얘기지만, 페이스북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최소한 마치 비즈니스 카드나 전화부같은 용도로라도 남을거라고 확신해요. 간단히 말해 지구상에서 온라인으로 네트워킹을 할 필요/능력이 있는 거의 모든 인구가 페이스북에 페이지를 갖고 있을거라는 상상도 해봅니다. 언어나 문화적으로 특별히 장벽이 있는 사람들은 제외해야겠지만요.


P.S : 이 글을 쓰는 동안, 페이스북 통해 저에게 날라든 서너개의 메세지, 코멘트 등에 답했습니다. 이런 '실시간'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죠. 단순히 감상적인 일기를 적거나, 유행하는 노래로 비쥐엠을 깔고, 음식 사진을 올리는게 페이스북 문화는 아닙니다. 좀 더 집약적으로 '네트워킹'이에요.


P.S : 이게 웬 페이스북 예찬이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말씀드리면, 정말 제가 체감하는 페이스북의 영향력에 대해서 쓰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인 호오는 글에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 미국에서 대학다니면서 4년간 페이스북을 죽어라 했지만 졸업하고 나니 잘 안들어가게 되더군요.
    • 5. 친구로 추가할까 말까 하는 사람은 여자 변호사가 아니라 전 여자친구 아닌가요? 일단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 장면이 굉장히 인상깊게 느껴졌습니다.
      페이스북은 그 쿨하고 단순하고 빠른 인터페이스 떄문에 상당히 편하다고 느꼈습니다 싸이도 안하는 제가 페이스북질을 다 하게 되더라고요.... 아직 한국에서는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아 네트워크 자체는 넓지 않지만 계속 쓰게 될 거 같습니다.
    • 아마도 학생들이 가장 활발한 이용자층중 하나일 거란 생각이 들지만, 그냥 직장인들도 (이렇게 뭉뚱그려 분류하는건 참 아둔하단 생각이 들면서도) 누군가 새로운 사람을 알게되면 페이스북에서 친구로 등록하지 않나요? 파티에 다녀와도 페이스북 친구 몇명이 늘구요.
    • 샤유/ 그랬나요? 영화 본지 이미 두 달이 다 되어가서 벌써 가물가물합니다. -.-
    • 1번은 놀랍네요! 그래서들 그렇게 외국 사람과 채팅하면 너나없이 페이스북 주소를 물어봤군요들.
      '난 싸이월드도 안하는데 왜 저렇게 (당연히 하나쯤 있으리라고) 확신을 갖고 물어보지?' 싶었거든요.

      예전에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신입사원 면접 볼 때도 회사에서 페이스북 검색 정도는 해본다'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본문 읽다보니 호오, 믿거나 말거나지만 정말 그럴지도~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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