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승)마지막을 기념한 이야기
이번 달 초에 김포공항 cgv가 문을 닫았습니다.
근처 동네에 살아서 가끔 찾아갔죠. 1년에 많으면 서너번 적어도 한 두 번은 가서 영화를 보던 곳이었습니다.
cgv 전에 스카이 시티 영화관인가였을 때 처음 갔는데, 마지막이라길래 계산을 해보고 나서 깜짝 놀랐어요.
그 영화관이 영업한 지가 꽤 지났더라고요. 제가 20대 초반일 때 생긴 곳이라 얼마 안 된 줄 알았는데...
하여튼 영화관 닫기 며칠 전에 가서 마담뺑덕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네요. 보고 나서 하나둘셋 이솜 화이팅!만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옆에 생긴 롯데시네마에 밀려서 문을 닫나 싶었는데 검색을 해보니 그건 아닌 거 같더라고요.
공항공사 쪽에서 재계약을 거부했다고. 다른 용도로 그 공간을 쓰려나 봅니다.
가끔 그곳에서 심야영화를 보고 나서 깜깜한 공항을 헤치고 집까지 걸어오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도 그랬고요. 김포공항 롯데시네마에서도 심야영화 보고 집까지 걸어오던 기억이 있지만...
어제는 스팟에서 마지막 공연을 했습니다.
9시쯤 도착해서 도장 찍고 들어갔는데... 깜짝 놀랐어요. 스팟에 그렇게 사람이 많은 건, 하여튼 제가 경험한 한에서는 처음이었습니다.
스팟에 엄청 자주 갔던 건 아니죠. 1년에 한 두 번, 많아야 두 세 번 정도 갔으니... 다 합쳐봐야 10번이 될까말까 할 겁니다.
하여튼 제가 갔던 공연 중에는 사람이 가장 많았어요.
어제 공연하던 밴들들도 계속 그 말을 하더라고요. 진작에 이렇게 왔으면 이 클럽이 망하겠냐고.
물론 농담이었고 저도 농담으로 들었지만, 그래도 조금 미안했습니다. 진심으로.
예전에는 차 끊기는 게 무서워 11시 40분쯤 되면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뛰쳐나와 버스를 타러 달려가는 게 일이었는데
요새는 저희 동네로 가는 궁극의 심야버스가 홍대-합정 라인을 지나니 그런 부분에서는 자유롭죠.
크라잉넛이 앵콜을 하고 나서도 죽어보자는 심산으로 기타를 잡고 있길래 힘들어서 나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김포공항 cgv도 그렇고 스팟도 그렇고 다른 사람과 함께 간 적이 거의 없는 거 같네요. 있긴 있는데 정말 '거의' 없어요.
안 그래도 혼자 놀아서 돌아다니는 일이 적은데. 그나마 다니던 곳들도 하나둘 사라지니 이것 참 허전하고 그러네요.
그 기억들을 공유할 사람은 없습니다. 혼자 했던 일들이라.
하지만 나름대로 그 시간들을 기념하고 또 기억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나뿐 아니라 그곳에서의 시간들을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곳에서 함께 몸을 부딪히고 소리를 지르며, 사실 내가 혼자인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나도 변하고, 익숙했던 것들은 사라집니다.
사실 항상 그러고 있는 건데, 문득 그런 것들이 아주 선명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죠.
요새가 그런 거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이 시간과 청춘을 붙잡고 늘어지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는 거 같아요.
클럽은 죽어도 펑크는 죽지 않습니다. 어제 그곳에 왔던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제 마음에 드는 글인데 이상하게 댓글이 없으니 마음이 불안해져서 다는 텅빈 댓글이에요. ^^
원래 청승 떨고 있는 사람한테는 말 붙이기 어렵죠ㅋ 신경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링크된 노래 괜찮네요. whatever that means 가 밴드 이름인가요?
네. whatever that means가 이름입니다. 역시 펑크 밴드이다보니 직접 가서 같이 뛰는 게 좋은데, 앞으로는 어디서 볼 수 있...겠죠... 그게 어디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