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 동유럽과 오스만 투르크의 전장속으로 (스포일러)
라는 것은.....물론 전적으로 제가 이 영화에서 바라던 이야기였습니다만....;;

좀더 스토리를 실제 역사에 기반해서 갈등구조를 더 탄탄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다들 아시겠지만 브램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의 흡혈귀 모델은 15세기 루마니아에 실제 있었던 인물인 블러드 체페슈이고 이 사람은 한 평생을 조국 루마니아를- 뭐 정확히는 자기 영지인 왈라키아 공국 - 유린하는 오스만 투르크의 군대와 맞서 싸우는데 바쳤죠.

이 분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여기에
http://mirror.enha.kr/wiki/%EB%B8%94%EB%9D%BC%EB%93%9C%20%EA%B0%80%EC%8B%9C%EA%B3%B5
어렸을 때, 그러니까 제가 초등학교때 (그때는 국민학교) 소년 중앙 여름호에서 (7월인지, 8월인지..잘 기억이;;) 드라큘라 공작에 대한 얘기를 처음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납량특집 기사였는데 그 무서운 흡혈귀 드라큘라가 실존했던 인물이고 또한 나라를 지키려한 영웅이었다는 겁니다!
한 마디로 잔잔한 충격이었죠.;; 그냥 사람 피나 빨아 먹는 무섭고 신비한 괴물인 줄 알았었는데, 실제로 존재한 사람이었는데다가 그것도 외세로 부터 나라를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하던 사람이었다니!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드라큘라 공작이 다시 저와 제 친구들 사이에 화잿거리로 떠오른 것은 지난 94년에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가 개봉한 때였습니다.
게리 올드만과 위노나 라이더, 키누 리브스...등등 여튼 그 때 쟁쟁한 헐리웃의 스타들이 꽤 나오고 영화도 재밌어서 저와 제 친구들 다들 영화도 보고, 담에 유럽으로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루마니아는 꼭 한번 들러야겠다는 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ㅋㅋㅋㅋ 그러다가 실제 모델인 블러드 공작과 역사 얘기도 나오고.....결론은 감히 남의 나라 민족 영웅을 괴물로 만들어 이야깃거리로 만든 영미 작가들 욕도 하다가...뭐 그랬던 시절이 있었네요.-.,-
각설하고...
이번 영화 <드라큘라-전설의 시작>은 무엇보다도 실존 인물인 블러드 체페슈 공작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까요. 거기다 그의 한 평생 라이벌은 바로 메흐메트 2세더군요! 이 양반이 누구냐면 바로 오스만 투르크의 대표적인 정복 군주로 동로마 제국 최후의 보루였던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여 무려 천년 제국 동로마, 아니 로마 제국을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한 장본인이죠.
메흐메트 2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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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rror.enha.kr/wiki/%EB%A9%94%ED%9D%90%EB%A9%94%ED%8A%B8%202%EC%84%B8

도미닉 쿠퍼가 술탄 메흐메트 2세로 나옵니다.
....아니 이렇게 대단한 사람과 일생을 대적하다가 비참하게 스러진 민족 영웅이라니! 그가 처한 엄혹한 상황을 생각한다면 체페슈 공작이 가족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괴물로 변하는 과정도 정말 비극적으로 드라마틱 하겠구나...싶었죠.

영화에는 술탄이 체페슈 공작에게 소년병 천여명을 바치라고 하는 얘기가 나옵니다. 실제 당시 오스만 제국은 복속한 동유럽의 여러 지역들, 비단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루마니아 외에도 불가리아와 보스니아, 세르비아 지역에서 광범위한 소년병 징집을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아직 복속되지 않은 주변의 기독교 왕국들을 공격하는데 동원하죠. 이들을 예니체리라고 하던가요...여튼 이러한 정책이 당시 이들 동유럽 주민들에게 어떤 고통을 주었을지는......생각하기도 싫군요......;;

체페슈 공작 본인도 어린 시절을 술탄의 볼모로 보냈었는데 이제는 그의 어린 아들도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고...

오스만 제국의 침략군들과 끝까지 싸울 것을 비장하게 결의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는 이순신이 아니어서......--;; 실제 전장에서 전략과 전술로 오스만 군을 물리칠 재간이 없었죠.....그래서........ㅠ...ㅠ
사실 실제 역사에서 체페슈 공작은 워낙 잔혹한 통치로 유명해 '꼬챙이 꿰는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긴 했지만, 어디에도 흡혈귀 전설과 얽히는 이야기는 없죠.
체페슈 공작과 흡혈귀를 엮은 건 순전히 브램 스토커의 상상력입니다. 스토커는 동유럽을 가로지르는 큰 산맥인 카르파티아 산과 그 부근의 흡혈귀 전승에 큰 매력을 느꼈고 이를 비극적인 배경을 가진 체페슈 공작에게 이미지를 씌워 괴물 드라큘라를 만들어냈습니다. 당시 분위기가 - 19세기 영국말입니다. - 독일을 비롯한 동유럽을 무슨 요정과 난쟁이와 괴물들이 출몰하는 신비의 땅으로 타자화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던 터라...-_-;;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여튼 이런 상황이니 저는 브램 스토커의 원작과는 별개로 실제 15세기 역사에 좀 충실한! (아니, 역사가 너무 드라마틱하니까요!) 잔혹한 역사를 배경으로 무자비한 적과 치열한 투쟁을 벌이는 한 전사의 이야기가 보고 싶었는데....;;
여튼 아쉽습니다. 드라큘라가 무슨 장풍을 쏘질 않나.....;; 이 영화의 전투씬은 정말 최악입니다. ㅠ.....기대했던 메흐메트 2세는 그냥 쪼잔한 악당일 뿐이고...-_-;;
그래도 루크 에반스의 연기는 볼 만합니다. 이 배우는 남자다운 매력이 강한 반면에 묘하게 처연한 분위기가 있더군요. <호빗>시리즈에서 처음 보고 참 괜찮은 배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아주 원톱 주연으로 확실히 극을 이끌어갑니다. 극중 집시 남자 하나가 그를 주인으로 섬기겠다고 하면서 피를 베어 바치는 장면이 있는데 오싹하면서도 정말 인상깊더군요. 뭐랄까....유혹에 맞서 싸우는 케릭터를 잘 만들었다고 할까...
그래도 무엇보다도 탑은 그가 괴물이 되었다고 자기네 영주를 불구덩이에 던져 버리는 수도사와 주민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얘네들은 원래 왕을 절대적으로 섬기는 자들이 아니었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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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에반스에게 신기한 것은 이 사람 얼굴에 주름이 많다는 겁니다. 원 세상에! 주름살이 멋진 배우라니! 나이도 아직 젊은데 말입니다.^^;; 잔주름이 아니라 아주 깊고 선굵은 주름인데 그게 굉장히 깊고 진지한 분위기를 주는것 같습니다.
완전 동감입니다. 그저 레골라스랑 분간을 못할 정도로 닮은 사람 정도였던
루크 에반스가 이렇게 울트라초강력 매력섹시남으로 부상하게 된 데는 저 깊게 패인 주름살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저랑 같이 이 영화를 본 선배 말이, '루마니아가 드라큘라 성 말고 볼게 뭐 있냐? 아니면 체조밖에 더 있어?' 라고 하더라는ㅋ 코마네치가 워낙 대단한 선수이긴 했죠.^^
루크 에반스가 웨일즈 출신이더군요.
<호빗>의 인터뷰 중에 바르드 케릭터의 반항적인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 대사에 웨일즈 사투리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거기 출신임이 자랑스럽다고 얘기하기도 하고^^ (전에 요안 그리피스도 웨일즈 출신이라면서 자기는 웨일즈 고유어도 할 줄 안다고 자랑했던거 생각나네요.)
영국의 지방색을 살짝 볼 수 있어서 재밌더군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