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대학후배하나가 카스친추를 걸었습니다.
수년간 연락한번 없던 후배가 무슨일인지 했는데 얼마 뒤 카톡으로 청첩장이 왔습니다. 결혼한다고 합니다.
이 친구가 지난 수년간 메피스토에게 딱 세 번, 아니, 딱 한 번 만이라도 연락(전화건 문자건)을 했다면 그 결혼식에 가거나 축의금이라도 송금했을겁니다.
연락이라는게 별거 아닙니다. 전화나 문자만이 아니라 SNS에 좋아요라도 하나 달아주면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 "나 여기 있고 당신을 기억해요"라는 표시면 됩니다.
그러나 이 친구에게 연락을 받은건 온오프 통틀어 졸업 후 처음입니다.
대학시절 가끔 술도 마시고 밥도 먹고 했지만 이후론 연락이 전무했지요.
그땐 조금 친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졸업하고 시간이 흐른 뒤 잊혀지고 잊혀진 사이죠.
이제 이 친구와 전 얄팍하다고 얘기할 수조차 없는, 그냥 어디서 "XX란 사람 알아?"하면 안다고 대답할 정도의 사이입니다.
그런 사이라는걸 저도 알고 이 친구도 알겁니다. 그런데도 청첩장이 날아왔습니다.
물론 전 갈생각도, 축의금을 보낼 생각도 없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군요. 이런 청첩장을 보낼때는 그래도 자기랑 연락하는 사람 위주로 필터링을 한 번 이상은 할텐데 왜 이런식으로 소식을 전하는걸까?
아니면 날 아예 호구로 보는건가? 이렇게 연락하면 연락해줘서 고맙다며 달려가서 축의금내주고 축하해주리라 생각하는걸까?
이런식으로 연락하는 것이 욕을 먹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 친구는 모르는걸까?...같은 것들 말입니다.
* 그러고보니 참 그렇습니다.
쫌생이 메피스토는 남이 전화해주지 않을 것을 두려워해 먼저 연락해서 안부를 주고 받습니다.
보고싶을땐 어떻게든, 근 시일내에 스쳐지나가는 수준이라도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보고싶을때도 못보는데 언제 보겠습니까.
이렇게 몇년을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 필터링이 됩니다. 크게 세부류에요.
먼저 연락을 했는데 연결이 안되었지만, 부재중을 보고 그쪽에서 연락을 주는 사람과는 오래 보게됩니다. 가끔 보고싶기도 하고, 언젠가는 보게됩니다.
적어도 실시간상, 직장이고 학교고 더 이상 아무런 접점도 없는 관계지만 만나서 얘기하고 웃고 떠들고 술한잔 하다가 헤어지지요.
먼저 연락을 했고, 부재중 메세지를 보고도 연락을 하지 않는 사람들.
이런 친구들과는 연락이 자연스럽게 끊어집니다. 메피스토는 포기가 빠른 남자입니다.
끊어진다는 것은 나중에 다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중에 계기가 생겨도 일부러 안만난다는 것이죠.
이와중에 연락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혹시라도 연락을 해주면, 너무도 감사해 이후론 줄창 연락을 합니다.
지금 카톡에 떠있는 수십명 중 반 이상이 두번째에 속하는 사람일겁니다. 다지우고 싶지만 귀찮아서 지우지 않고 있었습니다.
말 나온 김에 주소록에 전화번호 삭제나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