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은 지났지만 판 한 번 깔아 볼까요? 한글만 쓰기 대 한자와 함께쓰기

한글날을 맞이하여 여러 게시판들에서 다들 한 판 씩 붙는 듯 합니다.


저는 제목에서 보듯이 한글만 쓰기를 지지합니다.

굳이 한자(漢字) 를 이렇게 거추장스럽게 병용(倂用)하지 않아도 한글만 적혀있는 글월을 이해(理解)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논란할 가치조차 없다는 쪽입니다만 안 그런 분들도 있겠죠?




    • 한자가 필요하다면 나중에 배우면 되고 병요이 굳이 필요한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의미유추야 그런게 있다더라 정도만 알고 사전에 등록해놓는 것으로 족합니다. 넷의 강력함으로 누구나 10초면 찾아볼수 있으니까요.




      덧붙이자면, 이미 죽은 문자인 정체자보다 기왕 한자를 가르치려면 효용성이 몇십 배 높은 간체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 사실 저도 이 부분이 좀 의문스러운데요, 한자 병용/교육을 주장할 때 그 효용이나 효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텐데 현재 한자 문화권에서 더 많이 쓰이는 간체(?)를 배우는게 오히려 더 효율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단순히 한글로 적혀진 단어의 뜻을 알기 위해 일본 외에는 거의 쓰지 않는 글자를 배우는건 좀 비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 사실 중국 내에서도 간체자는 논란이 많다더군요. 중국에서 유학온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학교 교육은 간체로이 루어지는 반면 문학등 대부분의 출판물은 번체로쓰여져 있어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마저 고전 등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아니면 번체를 여전히 같이 배우는 상황이랍니다.

          • 중국 출판물 대부분이 번체로 쓰여져 있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군요. 원칙적으로 중국에서 나오는 출판물은 간체자만 사용되야 합니다.


            개방이 많이 진척된 중국 남동부 연안에서 홍콩이나 대만의 영향을 받아 상업적 용도로 번체자가 너무 많이 번져 중국 당국이 번체자 사용을 강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뉴스는 접했네요.

    • 한자 단어를 아예 안쓰고 단어를 순우리말로 바꾸어 쓰자는 주장이면 또 모르지만, 한자어를 많이 쓰는 상황에서는 한자를 굳이 안쓰는건 손해가 많죠.


      예시든 문장은 이해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겠지만 안그런경우도 많이 있으니까요.


      또한 처음보는 단어라도 한자로 쓰여있으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경우도 많구요.


      개인적으로는 한자를 옆에추가로 병기하는 것이 아닌 예전 신문처럼 그냥 한자어는 한자로 쓰는편을 선호하지만.


      뭐 이미 그러기엔 한자문맹률이 너무 높아져버려서 어렵지 싶네요.

      • 비꼬는 것 처럼 들릴까 조심스럽지만 한자가 병기되지 않아서 이해가 어려운 문장의 예를 한 두 개 정도 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


        원글에 그런 문장도 첨가하고 싶었지만 생각 나는게 없어서 못 넣었습니다. 


        그리고 한자로 된 새로운 단어는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어렸을적부터 아버지로부터 사기를 배웠습니다'


          예를 들기 어려운게 당연합니다 평소에 한자를 안쓰므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은 잘 안쓰게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자를 쓰게되면 쓸수있는 표현들이 많죠.


          두번째항목의예로는


          熱可塑性, 또는 차라리 영어로 쓰면 Thermosoftening 말 그자체로 뜻이 드러나는 반면 '열가소성'이라고하면 이도 저도 아니고 뭐가뭔지 모르게 돼버리죠.

          • '저는 어렸을적부터 아버지로부터 사기를 배웠습니다' 여기서 사기가 흙으로 만든 그것을 의미한다면 이 문장 자체가 올바른 문장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기 만들기를 배웠습니다" 혹은 "사기 제작을 배웠습니다" "도예를 배웠습니다" 등으로 쓰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한자를 쓰지 않아 이해가 힘든 표현이 있다면 그 표현 자체를 고쳐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야를 모르는 저 같은 사람들에게는 thermosoftening 이나 熱可塑性 모두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런 경우는 전공자들의 번역작업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史記


              http://ko.wikipedia.org/wiki/사기_(역사서)


              이거에요.

              • 고유명사는 도리가 없죠. 고유명사는 한자 없이 이해가 어려운 단어의 적절한 예가 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건 굳이 한자에 국한 된 문제도 아닌 것 같습니다.


                영화 필라델피아를 보고서 "필라델피아(1993)를 보았다" 정도라도 하지 않으면 영화를 봤는지 미국 가서 필라델피아 관광을 하고 왔는지 알 수 없죠. Philadelphia 라고 원어를 적어도 소용 없습니다. 물론 영화얘기 중에 그 말이 나왔다면 부연설명이 없어도 알 겁니다. 사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 열가소성이라고 써도 충분히 이해되지 않나요?
          • 열가소성이라고 써도 충분히 이해되지 않나요?
    • 한번 할때 그 (번)은 한자 아닌가요? 긴가민가 해서 말이죠.

      • 아마도 番? 사실 대(對)도 한자죠. (근데 한자가 맞는지 잘...)


        제가 찬성하는 건 이미 우리말 처럼 되어 버린 한자에 기반한 단어들을 표현 할 때 굳이 한자를 같이 표시할 필요가 없다는겁니다. 기존의 한자어도 단계적으로 깔끔하게 새 단어들로 대체하면 더 좋겠습니다만.


        사실 이 답글에도 수많은 한자어가 있지만 굳이 병기 하지 않아도 알아듣는데 아무 지장이 없죠.

    • 학술적 차원에서 이야기할 가치는 있지요. 다만 이미 실생활에서 한자를 쓰는 것이 거의 사라졌으니 실질적으로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논쟁이라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마 같은 이야기를 한 이십년 전에 했다면 한자 병용을 넘어서 일본어처럼 한자를 혼용하는 것을 지지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때는 그래도 한자가 많이 쓰였었고 읽을 수 있는 사람들도 많았을 테니까요. 언어 관련 이야기에서는 기본적 전제입니다만 사람이 먼저이지 말이 먼저가 아니니 이미 쓰고 있는 것을 쓰지 말라고 할 수도 또한 쓰지 않게 된 것을 다시 쓰라고 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한자라는 것은 한국어에 쓰이는 문자 체계 중 하나로서 한자를 말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가령 간제체니 번자체니 하는 것은 중국어를 적기 위한 문자 체계이니 약간 다른 이야기이지요. 본토 중국어를 하려면 간체자를 익히고, 일본어를 하려면 간지를 배우고 뭐 그래야겠지요. 하지만 한국어를 쓰기 위해서 한자를 배울 필요가 있나요. 한자를 쓰던 시절의 고전 작품을 읽거나 아니면 국한문 혼용 시절의 문헌을 읽기 위해서 한자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것 역시 무언가 또 다른 언어를 배우는 기분이겠지요. 


      그러니까 한국어 화자한테 모국어 문자 체계로서의 한자와 외국어로서의 한자 등등에 대한 체계를 잡기 위한 논의 같은 것이라면 모를까 국한문 혼용이냐 병용이냐 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끝난 이야기라고 보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가 한글날 나와야 하는 것인가요. 한자를 대체하려고 한글을 만든 것도 아닐텐데 말이에요. 아마 세종 대왕께서 한자를 다 없애고 한글만 쓰라고 하셨다면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폭군으로 기록되었을지도 모르지요. 

      • 한자를 같이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 있는 모양입니다.



    • 혼용 병용 주장 대왕 인류 역사 폭군

      이런거가 한자죠?

      많이 불편할거같아요
    • 척보니 본문이고 댓글이고 한자혼용 주장하는 의견이 나오면 거의 시대착오로 묻힐 분위기군요. 이런 걸 한글전용 대 한자혼용 라는 이름으로 판 깐다고 해선 안되죠.


      제 입장은 한자혼용은 필요없지만 한자교육은 포기해선 안된다 쪽입니다. 학창시절엔 일정수준의 한자가 병기된 교과서를 이수해야 한다고 보고요.




    • 대개 이런 논란에서 '뭐뭐 몰라도 사는 데 지장없다'라는 주장을 펼치는 측은 그 '뭐뭐'를 익힌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능력이 결핍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도 있겠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한자 혼용에는 반대하지만, 부분적 병기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혼용에 반대하는 이유는 가독성과 효율성 면에서 별로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는 시간, 글을 읽는 시간 모두 늘어나게 됩니다. 게다가 한자를 익히지 않은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지요. 누군가는 아예 읽지도 못하게 만들어 버릴 테고, 이건 굉장한 좌절감을 줄 겁니다. 괄호를 사용한 한자 병기는 적어도 한자 모르는 사람이 해당 단어를 읽고 짐작은 할 수 있게 해 주니까요.


      문제는 그럼 어디까지 병기하느냐인데, 당연히 모든 한자어를 다 병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글의 의미 전달이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되느냐에 있는 것이니 한자 없어도 문맥상 의미 전달에 문제가 없는 경우는 당연히 병기할 필요가 없지요. 하지만 학술적인 글을 많이 다루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겁니다. 한자 표기가 필요한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것을요. 저는 가능하면 순우리말을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한자어 사용보다 비효율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예가 고고학 용어인데요, 과거에는 완전히 한자어를 썼지요. 이걸 순화시켜 보자고 우리말 식으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광구호(廣口壺)는 '입큰단지', 혹은 '아가리큰항아리'가 되고, 대부장경호(臺附長頸壺)는 '굽다리목긴항아리'가 됩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도 훨씬 쉽고요. 그런데 순우리말로 바꾼 단어는 확실히 길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본문 중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단어라고 생각하면 불편한 부분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타날승석문단경호편(打捺繩蓆文短頸壺片)은 '삿무늬두드림목짧은항아리조각' 정도가 되겠는데, 이게 과연 한자어보다 나은 표기인지는 의문입니다. 한자어의 장점은 '축약성'인데, 이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면 살리는 게 좋지요.


      가급적 순우리말을 사용하고,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자어를 지나치게 터부시할 필요도 없지요. 어차피 한국어의 상당 부분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고, 가능하다면 한자어의 장점 역시 발전시켜서 이용해야 합니다. 필요에 따라 둘의 장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한자 병기라고 봅니다.

      •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한자 병기가 유용한 예를 또 하나 들자면 인명표기예요. 언젠가부터 중국 사람들의 인명을 현지발음대로 적기로 한 후 성룡이 청룽이 되고 사람들이 막 낯설어 하면서 내 장국영은 영원히 장국영이야, 절대 장궈룽이 될 수 없어 하는 감정적인 반응들도 생겨났죠. 하지만 이후에 알려진 사람들은 비교적 현지발음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나요. 시진핑을 습근평이라 부르는 건 거의 농담에 가깝죠. '청룽(성룡)'이라고 써도 충분히 뜻은 통하겠지만 '청룽(成龍)'으로 쓰면 누군지 확실하게 밝히면서 청룽이란 발음을 조금 더 권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알아두는 게 다른 나라 사람이랑 이야기할 때도 좀 더 편합니다. '성룡'은 우리나라 사람 말곤 아무도 못 알아먹더군요.

    • 참 한국 한자교육은 번체자로 하는데 중국은 간체자 쓰니까 쓸모 없지 않느냐는 주장도 자주 접하는데.. 번체자 익힌 사람들한테 중국 간체자 새로 익히는거 그닥 어렵지 않아요. 모든 한자가 번체자에서 간체자로 바뀐 것도 아니고요. 또한 일관성 없이 뜬금없는 모양으로 바뀐 것도 아니에요. 예를 들어 言의 간체자가 语의 왼쪽 변처럼 축약된 형태로 변형됐다면 言변이 들어간 수십개의 번체자는 자동적으로 간체자화 되는 거죠.  본격적으로 익혀야 할 간체자는 획이 많은 부수용 한자와 특수하게 변형된 간체자를 모두 합쳐 수백자 정도 밖에 안 될 겁니다. (부수는 백수십여개 될겁니다) 그게 합종연횡하면서 수 천자로 불어나는 것일 뿐.


      또 어차피 한국에서 한자를 공부하자는 주장의 방점은 중국어 습득을 예비하자는 쪽에 찍혀 있는게 아닙니다. 한국어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습득하자는 쪽에 찍혀 있는거죠.


    • 이 주제로 한 판 붙는 게시판이 여럿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네요.


      요즘 인쇄물에서 한글(한자) 병기는 교육이나 학술/전문 분야 정도에서만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논쟁할 가치가 없다기보다는 이미 논란이 될 여지가 없는 게 아닌가?싶어요.




      덧붙여 국어에서 한자어 비율이 높은 이상 한자교육을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배제하기는 힘들 것 같고,


      오히려 한자 병기나 한자 표기가 많이 사라진만큼 일반적으로 쓰이는 한자어에 대한 교육이 더 필요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어차피(於此彼)'가 한자어인 것을 모르고 있더라도 저게 무슨 뜻인지 모르고 쓰는 사람은 없을테니 


      이런 경우 한자를 병기하거나 굳이 배울 필요까지는 없다는 팔락펄럭님 입장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무난하다'를 '문안하다'라고 수고롭게(!) 잘못 쓰는 경우라거나 


      '입문계/시럽계' 따위의 황당한 오기는 초등 수준의 한자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가 아닐까해요.




      번체/간체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정자/흘림체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서, modify님 말씀에 222붙여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일단은 국내에서 쓰이는 한자도 약어/속어의 형태가 있고요. 한자 사용의 편의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면 번체/간체 논의는 중국어 교수법의 영역에 속하는 것 같아요. 어차피 한자를 지금보다 많이 썼던 때에도 발음이나 어순이 완전히 다른 '중국어' = 외국어였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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