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건/사고를 영화화하는 것에 대한 생각
실제 사건 및 사고를 영화화하는건 아주 민감한 일입니다. 특정 사건/사고를 모티브로만 삼아서 픽션으로 재구성을 해도 마찬가지고, 아예 다큐멘터리로 만든다면 더 논란의 여지가 커집니다.
특히나 최근에 일어난 사건을 영화화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다이빙 벨'의 경우도 사고가 일어난지 6달밖에 안된 시점에서 상영될 예정이죠.
일단 저는 외압이든 뭐든 간에 영화가 세상에 드러나기도 전에 상영금지 판정을 받는것 자체에 반대합니다. 영화 개봉 전에 이 영화가 어떨 것 같다고 예상 할 수는 있지만 '어떨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영화의 상영을 금지시키려는 생각은 명백한 검열 행위니까요. 그런 점에서 '다이빙 벨' 자체는 상영이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다이빙 벨'이 어떨 것 같다고 예상을 할 수는 있습니다. 일단 본인은 이 영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더구나 제작 과정에서 사고 유가족들의 동의나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기에 더욱 걱정될 따름입니다.
올해 5월 말에 일어난 AKB48 악수회 피습사건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DOCUMENTARY of AKB48 The time has come 소녀들은 지금 그 뒷면에 무엇을 생각하는가?'가 7월 초에 일본에서 개봉했던 바가 있습니다. '다이빙 벨'의 경우와는 상황이 여러모로 다르기에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 부적절하긴 하지만, 사건이 일어난지 2달도 못되서 이런 영화가 나온건 아무리 생각해도 실제 사건은 겉다리로 삼고 돈벌이나 하겠다는 심보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AKB48 멤버들의 동의를 얻었으리라 믿지만 사건의 피해자인 카와에이 리나, 이리야마 안나가 정말로 이 영화가 개봉하길 바랬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도가니', '부러진 화살, '한공주', '제보자' 등처럼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픽션'으로 만든 경우에도 영화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데(부러진 화살의 경우는 영화 속 사건이랑 실제 사건이랑 완전 딴판으로 묘사된지라 특히 거슬렸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오죽할까요. 마이클 무어의 볼링 포 콜럼바인(실제 사건은 1999년, 2002년 미국 개봉), 화씨 911(실제 사건은 2001년, 2004년 미국 개봉)은 그래도 실제 사건이 일어난 시점에서 좀 지났을때 개봉했는데 말이죠....
다시 말하지만 저는 '다이빙 벨'의 만듦새에 대해 상당히 걱정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외압으로 개봉 및 상영을 못하게 되는건 절대적으로 반대합니다.
사람들 기억이 생생하고 진행형일때도 작품은 나와야 한다고 봐요. 이건 누구에겐 사실에 관한 다큐가 아니라 분노에 대한 감정을 기록하는 다큐라고 생각되요. 지금 그 사건과 가까운 시점의 분노하는 감정에 대한 기록이요.
시간이 지나서 정리라는 이름에 기대어 감정이 망각된 상태의 작품은 그 때 가서 만들면 되고요.
'다이빙 벨'이 그것을 보장 할 수 있는 만듦새가 갖춰졌기를 하는 바람입니다. 진심으로요. 적어도 AKB48 다큐멘터리처럼 돈벌이나 하려고 만들었다는 욕은 안먹었으면 좋겠거든요.
영화나 보고 얘기 합시다.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도, 유족들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좀 보고 나서 얘기하면 안 되겠습니까?
부산시장이나 새누리당이나 이 글이나 왜 안 본 영화에 대해서
이렇게들 된다 안 된다 초를 치고 설레발을 떨어야 하는지 참 그러네요.
(물론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는게 가장 최선인건 알고 있지만) 영화에 대한 예상이나 기대나 우려를 하는건 각자의 자유입니다. 다만 그것을 무기로 상영 금지니 어쩌니 하는 외압을 하는게 잘못된거죠.
만듦새에 대한건 선입견적으로 후질것이다라고 단정하시니 패스하고....
'민감하고 논란이 될 소지가 많다'는게 우려의 근본적 이유신가요?
사회적 이슈에 대한 다큐는 바로 '민감하고 논란이 될 소지가 많은' 소재를 선택합니다. 그게 그 장르의 존재 이유에요.
저도 최근에 위키리크스나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 영화화되는 것 보면서 비슷한 걱정을 하긴 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걱정이 특히 정권의 외압으로 작용해서는 안되겠죠. 게다가 이번 다이빙벨 건은 그런 섬세한 우려때문에 압력이 작용하는 것도 아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