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치의 <서유쌍기>를 이제야 봤습니다. (스포일러)

막문위는 예쁘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배우인데

백정정의 캐릭터가 너무 귀엽게 나와서 검색했다가 막문위라는 걸 알고 좀 놀랐어요.

 

자하 역의 주인 같은 경우엔 처음 접한 배우인데

<월광보합>의 끝에 반사대선의 첫등장 씬을 보고 바로 반해버렸네요.

물론 이 역시 '백정정'과 마찬가지로 <서유쌍기> 내의 '자하'에 한정한 이야기지만요.

 

 

너무 슬픈 영화네요.

 

정말 불교 설화 한 편 본 기분이에요.

다만 아무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이당가와 춘삼십낭, 지존보와 백정정, 지존보와 자하

그들의 '직접적인' 에필로그를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저 같은 관객들은, 머리는 알면서도 마음으로는 내심

원하는 결말이 직접적으로 나길 바라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질낮은 막장드라마도 나오고,

용감무쌍하기 짝이 없는 <초능력자>의 에필로그 같은게 나오기도 하는 걸테구요.

 

3막을 보는 내내

'이 영화가 서유기만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교영화만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몇 번이고 했어요.

 

너무 가슴 아프네요. 마지막의 그 쓸쓸한 표정도..

당삼장도 밉고 관음보살도 밉고 손오공이란 존재도 너무 밉습니다.

이성이 어떤 식으로 분석하든 간에 제 마음은 그래요.

 

여러모로 착찹한 기분이 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네요.

 

<월광보합>만 봤을 때까지만 해도

'백정정 너무 좋아', '반사대선 너무 예뻐'하면서 생각없이 히끄덕거릴 수 있었는데...

 

그놈의 서경이 무엇이라고오오오오....

 

 

 

 

 

 

영화 보고난 후 딱 떠오른 말이 '슬프고도 아름다운'이였어요.

K2의 노래 제목과 비슷해서 찾아보니 그럭저럭 어울리는 노래네요.

 

 

http://blog.naver.com/travissang?Redirect=Log&logNo=110097184396&jumpingVid=54773BCD55C02277E1C30298BD90FA246E42

 

슬프도록 아름다운

-K2-

 

그리움의 끝엔 언제나
눈물 속에 항상 네가 있는 것은
돌아갈 수 없는 아픔인듯 시린
추억이 가슴속에 남아서야
어느 하늘 아래 있을까
아련하게 자꾸 떠오르는 너를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
서러워 눈물로도 참지 못해
이젠 다른 삶인걸 알아
우린 같은 추억 간직한 채로
서로 사랑했던 날 만큼
아파하며 잊혀져 버릴지도 몰라
아냐 기쁜 젊은 날의 내 사랑
어떻게 널 잊을수 있어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우리 지난 날의 사랑아

 

이젠 다른 삶인걸 알아
우린 같은 추억 간직한 채로
서로 사랑했던 날 만큼
아파하며 잊혀져 버릴지도 몰라
아냐 기쁜 젊은 날의 내 사랑
어떻게 널 잊을수 있어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우리 지난 날의 사랑아
기쁜 젊은 날의 내 사랑
어떻게 널 잊을수 있어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우리 지난 날의 사랑아

 

 

 

 

ps. <월광보합>의 영제 <판도라 박스>는 이해가 되는데 <선리기연>의 영제 <신데렐라>는 영문을 모르겠네요..;

 

 

    • 늘 생각할 때마다 짠한 영화입니다

      영화 자체도 그렇고

      6월에 개봉했었다는데 못봐서 그렇고

      주성치에 관한 노래를 부른 분도 있었죠
    • 서유쌍기 자체는 서유기와도, 불교설화와도 접점이 별로 없는 완전히 분리된 내용입니다.
      손오공이 경전을 구하기 위해 천축으로 가는 삼장에게 귀의해야만 하는 이유에 관한 구구절절한 2편의 영화지요.(정작 서유기에서는 그런 이유는 아주 간단하게 그려졌었는데 말이지요)

      그와는 별개로, 저는 손오공이 속세를 등지기로 결정을 내리는 이유에 대해서 너무나도 공감해버리게 됩니다. 매번 볼 때마다. 어휴, 그 부분만 돌려보며 주륵주륵 눈물 흘린 게 엊그제 일 같네요.ㅋ

      덧) '찹찹'이 아니라 '착잡'입니다.
    • 나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때는 아낄줄 몰랐고 정작 그녀가 떠나갔을땐 그녀를 그리워했소. 인간사에서 가장 괴로운 것은 후회하는 것입니다. 만약 사랑의 기한을 정한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소... 코미디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명대사였죠..
    • apfel/ 이 영화는 패러디 천지인데 그 대사는 동사서독 패러디였죠.
    • 정말 주성치 영화 중에 희극지왕과 함께 볼 때마다 자꾸 눈물 나는 영화에요. 씨너스에서 서유쌍기 개봉했을 때 달빛요정이 와서 주성치와 함께라면 노래를 힘차게 불러줬었지요. ㅠ.ㅠ 저는 사흘간 서있다가 키스할 때 회상장면 등장하면서 끌어안은 손에 힘주는 장면 나올 때마다 눈물이 찍- 쿡티비에 있어서 진짜 자주 봤는데 요즘 다시 보니까 사라졌어요.없어..ㅠ.ㅠ
    • 자하역의 주인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팬이죠 주성치랑은 도학위룡2에 비슷하게 짝사랑 하는 역할로 나오고요
      김용의 사조영웅전 드라마편에도 나오는데 정말 귀엽고 이쁘게 나와요 근데 이것도 벌써 옛날 영화가 되어가네요 ^^
    • 접점도 별로 없는데 단지 소재가 서유기라는 이유로, 손오공이란 이유만으로 경전을 구하러 떠나야하는게 너무 슬프더라구요. 차라리 서유기와 불교 냄새가 진하디진한 영화였다면 덜 슬펐을텐데... 경전따위 그냥 뒤로 던져버리고 속세에서 모두다 해피엔딩이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그러니까 이성적인 판단 말고 감성적으로 칭얼대자면요ㅎ).
    • hwih/ 속세 자체가 해피한 세계가 아니니까요. 어설픈 해피엔딩 따위가 아니라서 차라리 위안이 됐습니다. 저도 별로 이성적인 판단으로 하는 이야긴 아니고요, 그냥 소주로 밤새운 다음날 짬뽕을 들이켜며 해장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하는 소리랍니다. :)

      modify/ 마지막 무사와 기녀의 환생장면은 동사서독의 패러디이고, '사랑의 유통기한을 만년으로 하겠다'는 중경삼림에서 따온 대사입니다.
    • 유진위랑 왕가위는 원래 매우 친해요 유진위가 동성서취를 그 엄청난 캐스팅으로 찍을수 있었던것도 왕가위때문이었죠
    • 저기..그래서 말인데요, 자하(반사대선)역 맡은 그 이쁜 배우 이름이 뭔가요? -_-;
    • 자하 역의 배우 이름은 '주인(朱茵/Chu Yan)'이에요.
      이름이 이름인지라(?) 네이버 검색창에 치면서 걱정했는데, 의외로 프로필이 바로 뜨더군요..;
    • 왕가위와 유진위가 절친이고 왕가위가 동성서취를 만들어달라고 한 말이 인터뷰에 나옵니다. 유진위의 동성서취, 천하무쌍이 왕가위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에서 만들어졌고요. (그리고 그해 홍콩영화평론가 협회에서 이 영화에 작품상을 안겼죠)

      천하무쌍이 진짜 걸작인데, 저에게는요, 이것도 유진위가 접고 캐나다로 이민간 후에 왕가위가 연락해서 만든거고요... 주성치 소림족구나 쿵푸나 유진위와의 관계가 긴밀합니다. 주성치가 전화해서 같이 일하자고 하고, 유진위가 그럼 현장에서 욕만 하지마 , 이렇게 말하는게 있는데 ...주성치도 좋아해서리...

      홍콩평론가들도 왕가위의 1순위 팬은 유진위란 말을 하고, 뭣보다, 얼마나 친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란 말을 하죠.
      이 둘의 관계는 홍콩영화계에서 유명해요, 서로가 얼마나 친하고 무명전에 어땠고 그 이후에도 어땠고 식으로고요...
      유진위니까 가능한거죠...라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왕가위니까도 가능한거겠죠.
      이 둘은 제게 그냥 친한 감독 수준이 아닌, 영혼의 짝인가 나도 저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까지 느낄 정도인데요.
    • 주성치 영화 중 제일 좋아하는 게 서유쌍기입니다. 처음 볼 때 눈물을 줄줄 흘리며 봤었죠.

      주성치+유진위 조합의 또 다른 영화가 '홍콩 레옹'인데요, 제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주성치 영화입니다.
      아니면 두 번째로 좋아하는 유진위 영화라고 해야 할까요. 제목이 '홍콩 레옹'이고, 주성치가 레옹 코스프레를 하고
      나오지만 실제 내용은 레옹과는 전혀 상관 없는 심령물(?) 또는 공포폭소물(?)입니다.
    • 서유쌍기가 제목이에요? 선리기연이랑 다른 영화였나요? 그 대사는 선리기연이었는데 뭔가 나만 잘못 알고 있는
      영화같은데요 ㅠㅠ
    • '월광보합'과 '선리기연'이 각각 1, 2편이 맞고, <서유쌍기>는 최근에 재개봉 하면서 붙은 제목 입니다.
    • 서유쌍기는 진리지 말입니다 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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