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즐거울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부제: 스마일마스크 증후군)
저는 안즐거울때는 사람 만나기를 꺼려하는 편이예요.
누군가를 만나면 나는 즐겁지 않은데, 웃거나 즐거워야 할거 같고, 그래서 억지로 웃는데 대해서 어느날부터 괴리감이 느껴져서 싫더라구요.
그런데 어떤사람들은 자신이 우울하고 몹시 기분이 좋지 않을때,
친구들을 만나면 재미있고 즐거우니까 스트레스해소도 되고 즐겁고 좋아서 웃는다고 하는데,
저는 일단 우울한 기분이 들면 세상만사가 싫고 귀찮아지면서 그 기분을 해소하고싶은 생각보다는
푹 젖어서 밑바닥까지 가보고 싶은쪽이라서 말이죠.
친구들을 만나서 기분을 전환하더라도 제 기분은 전환이 잘 안되요.
잠시 그때뿐이지 혼자가 되거나 집에오면 여전히 그것들이 없어지거나 해결이 되지 않는한은 따라다니거든요.
친구를 만나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좋겠지만,
여럿의 친구들은 우울한 한사람의 기분보다는 즐거운 여럿의 기분이 더 우선이잖아요.
그런 사람들 많은데서 죽상을 하고 앉아있으면 그것도 분위기 망치는 일이고,
그럼 즐겁지도 않은데 억지로 웃다가 집에오는 일이 벌어지죠.
애시당초에 우울하거나 불행한 일에 대해서 남에게 이야기를 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치부를 드러내는걸 많이 꺼리는 편이라 오히려 남에게 이야기를 하고나면 마음이 더 불편해져요.
제눈에는 말은 안해도 상황 안좋은거 뻔히 알면서 자기들만 즐거운 친구들에게
과연 쟤들은 내친구가 맞나, 나는 뭐하러 어울리고 있을까. 먼저 물어봐주는 이 하나도 없다며 같이 있는 동안 속으로 이렇게 무한정 우울해집니다.
그리고 피곤하구요.
친구들과 만나고 들어오면 생각이 많아지는것과 동시에 남의 기분만 실컷 맞춰주다가 집에오는 기분이 들어서
더 우울해지곤해요.
살다보면 때론 말하기 힘든일도 있고, 먼저 말이 나오지 않는 일도 있는데, 그럴때 평소에 안그러던 애가 왜그러지 라며
먼저 물어봐주거나, 그냥 말없이 위로해주거나 먼저 찾아와주는 친구 하나만 있어도 마음이 든든할거 같아요.
흑 괜히 눈물이 나네요.
아무튼 저도 사람들앞에서 늘 웃어야 한다는 어떤 강박이 있어요.
찌푸리는 일을 두려워하고, 감정을 드러내는걸 두려워하고..
제 무표정 뒤에는 금방이라도 건들면 울것같은 애가 항상 대기중이거든요.
그래서 울까봐 더 무표정이거나 더 차갑거나 그럴때가 있어요.
친구들이 저한테 여리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전 그말이 참 싫거든요.
왜냐면- 사회에서 그런 여린면을 보인다는거, 친구들앞에서 그렇게 쉽게 툭하면 운다는거, 어린애같고 바보같잖아요.
아무튼, 화내야할 상황에서도 웃어버리는건, 오래 굳어진 습관같은거라..참 고치기 힘드네요.
사람이랑 같이 있는데 별로 안즐겁고 안재미이있을때.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예의상 웃고 예의상 맞장구치고 예의상 호응하다보니..
상대는 내가 즐거운줄 알고 상대는 내가 괜찮은줄 알고 상대는 내가 안즐겁거나 싫어하는걸 몰라요.
가식적이죠.
근데 상대앞에서 예의상이라도 안하면 그건 그것대로 무례한거 같아서..
그냥 하하호호 하는데-
안즐겁고 안재미있을때 어떻게 하세요?
저는 지금 어떻게 지내느냐하면, 대체로 안즐겁고 웃고싶지도 않고 웃고나면 더 허하기 때문에
일부러 웃을려고 하지않을뿐더러, 그래서 사람에게 만나자는 이야기도 잘안해요.
근데 외로워요. 그러다 보니 외로운데 그나마 만나는 친구도 현재 임신중이라 부정적인 감정이나 이야기 쏟아내기도 미안해요.
오랜친구들은 그런이야기 하기에 상황이 여의치 않고, 혹은 나보다 더 힘든중이고, ..
새로만나는 사람과는 친해지는 기간중 한참또 겉치레와 예의상 행동을 해야 친해질거고..
별로 즐거울 일도 없을때는 사람만나 어떻게 하세요?
마음같아서는 친구들 머리채라도 잡고 나쁜년들아 하면서 울고불고하고싶은데
(친구중엔 그런친구도 있고 오히려 그러면서 돈독해지데요)
딱히 그런성격도 아니고.
에휴
그리 편하게 만날 만한 사람이 없어서 늘 겉모습은 어느 정도 서비스마인드(?)처럼 웃고 대합니다. 본심도 내비치지 않고요. 그랬다가 뒷통수 맞는 적이 더 많다는 걸 학습해서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마 많은 사람들이 본심대로 살아가는 얘기나 삶의 의욕이 떨어졌을 인생 낙하점 같은 걸 면대면으로 얘기하긴 힘들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최대한의 자기 방어선을 지키고 상태 괜찮을 때만 사람들을 만나는 게 그 쪽도 제 뒷담화 안 하게 되고 서로 관계유지가 되게 하는 방법이더군요. 쓰고 보니 시 '강' 이 떠오르는데; 돈독한 가족과 기타 인간관계에 둘러싸인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쩌다보니 외롭게 살게 된 사람들은 뭐 다 이러고 살지 않을까 자기 합리화도 하고요.
창문 열어놓고 안경벗고 누워서 뒹굴뒹굴 하며 가을바람을 쐬다가 당신은 잠이 듭니다. 여기는 천국...
저는 그럴 땐 취미로 하는 '일'을 해요. 스토리가 있는 것들(게임이든, 인터넷 게시물이든, 영화든, 책이든, 사람이든)은 내 마음이 안 편할 때는 그 안의 뭐가 나를 뜻하지 않게 긁기도 하더군요.
제 친구들은 내재된 흥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라 만나서 뭔가 즐거운 짓을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우울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덤덤하게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 보고 그러다 들어옵니다. 존재 확인이죠.
서로 속속들이 알고 죽일 듯이 싸우고 털어놓고 내 일처럼 나서주고 이런 친구 관계가, 자기 손으로 밥 벌어먹는 나이가 되고도 정말 있긴 있나 싶고요. 평범한 여고생의 훈남 소꿉친구처럼 창작물 속에나 존재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