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를 보고(스포 있음)

1. 제보자를 보았습니다. 개봉 첫 날 영화를 보는 게 얼마만인지.

하긴 최근에 영화를 잘 보지 않았지요.

나름 영화를 좋아한다고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영화를 보는 게 힘들고, 부담스러웠습니다.

영화관을 나온 후 2시간만에 글을 쓰네요.

 

2. 영화 제보자를 보는 이유는

배우 이경영씨의 연기가 궁금했습니다.

(작은 역할이 아니라 큰 역할인 것 같아 기대가 됐고, 캐릭터가 실제 인물이 황우석이라 어떻게 표현했을지도 궁금했습니다.

요즘 왠만한 한국영화에 다 출연해서 충무로의 공무원, 소, 1영화 1이경영제..이런 얘기를 들으시는 양반인데, 사실 제가 영화를 안 봐서 본게 없네요)

 

3.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고편부터 약간 김이 새긴했으나..역시나..왜 슬픈 예감을 틀린 적이 없나)

일생일대의 연기는 아니었습니다.

이 분이 원래 연기를 잘하시는 분이라 기대치가 한참 높아서 쉽게 채워지지 않더군요.

오히려 기대치가 높아서 연기가 좋은줄 모르겠더군요. 스트레오 타입이었습니다.

 

4. 다른 배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아, 연기가 좋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다 밋밋해보였습니다.

전 한 명도 건지지 못했네요.

 

5. 이야기는 박해일, 이경영, 유연석 세 축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골고루 세 얼굴의 정면을 찍습니다. 너무 정확히 정면이라 상당히 밋밋합니다.

차라리 박해일의 캐릭터에 힘을 더 실어주고, 캐릭터의 입체감을 살려, 그의 시선으로 두 사람을 보여주는 방식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박해일의 경우 우리가 흔히 머릿속으로 그리는 방송국PD입니다. 능글스럽게 사건을 취재하고, 일 밖에 안중에 없고, 언론인으써 사명감을 가진, '직업인'입니다.

유연석은 줄기세포를 연구했던 팀장인데, 팀에서 나와 내부고발을 하는, '선인'입니다.

이경영은 쇼맨쉽이 뛰어난, 정치인, 대기업 총수를 연상시키는, 다수에게 그럴싸한 말을 내뱉은 우리 주변에 늘상보는 ' 보통의 사기꾼'입니다.

 

영화는 자신 주변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내부고발을 하는 유연석의 심정이되었다가,

영웅 이장환 박사를 취재한다는 이유로 대국민적인 박해를 받는 박해일과 함께 분노했다가,

잠시, 이경영의 앉은 자리에서도 그를 가엽게 바라봅니다,

 

이상했던 것은 한국에서 일어났던 현실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의 힘이 강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세 캐릭터가 서로 부딪히는 장면에서 어떠한 힘을 내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제가 가장 측은하게 보았고, 마음을 움직였던 장면은

이장환 박사의 복제 개 '몰리'를 바라보는 눈이었습니다.(복제로 몸에 암이 퍼져 힘없이 쓰러지는)

 

 

 

 

 

 

 

 

 

    • 제보자 오랜만에 낄낄 거리면서 재밌게 본 영화였어요. 


      뻔한 얘기지만 한층한층 서스펜스를 쌓아가는 템포도 좋고 상업영화로 딱 어필할 정도로만 수위를 맞춘 것도 만족스러워요. 


      대중적으로 먹힐만한 결과물이라고 생각됩니다. 


      전 이경영 연기 좋았어요. 자기연민과 관성에 떠밀려 최악의 사기극을 연명하다 추락하는 황우석 역에 적격이었어요. 


      이경영말고 우리나라에서 누가, 어깨에 힘 빼고도 이렇게 둔중하고 파괴적인 아우라를 현실감 넘치게 그려낼 수 있을지 가늠도 안 되더군요. 간만에 영화표값 안 아까웠어요.

    • 이경영 다시 영화에 나오기 시작할 때 반갑긴 했는데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네요.친구가 워낙 좋아했던 배우인 탓에 저도 관심있게 봤었죠.

      가끔 위태위태해도, 경력이 길어 웬만큼은 한다고 생각해요.그래도 잘 풀리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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