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이빙 배우고 온 후기

서울에 가서 SSI 프리다이빙 베이직 과정을 배우고 왔습니다.

앞으로 레벨 1을 따려면 더 배울게 많지만 일단 첫걸음을 시작했다는데 의의를 두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론 교육으로 시작합니다.

프리다이빙에 필요한 장비인, 슈트, 마스크, 오리발, 웨이트 (슈트를 입으면 구명조끼처럼 저절로 떠오르기 때문에 잠수하기 위해선 납덩이를 벨트에 차야 합니다), 스노클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강사님이 장비샵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매장안에서 돌아다니며 장비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저도 마스크를 하나 샀어요. 프리다이버들이 가장 흔히 쓰는 마스크 가격은 6~8만원 정도 하는데 이걸 쓰면 남자들은 (전 여자라 그럭저럭) 배트맨처럼 얼굴이 좀 멋있어 보입니다. (코까지 가려지고 입만 보여서 은근 신비해보임)

저는 사실 자유롭고 싶어서 프리다이빙을 시작했는데, 몸에 걸쳐야 하는 장비가 은근히 많더라구요. 몸에 뭘 들거나 걸치거나, 매는 걸 싫어해서 스쿠버 대신 프리다이빙을 선택한건데 말예요. 어쨌든 그냥 폼으로 하는 장비는 없습니다. 다 이유가 있어요.

장비 말고도, 호흡법이나 압력평형 (귀가 수압에 의해 압착되기 전에 코를 막고 불어서 뚫어주는 것) 같은 걸 배웁니다. 숨을 참고 버티는 걸 스테틱 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평소에 집에서 누워 연습하곤 했는데 간신히 2분 정도는 했었습니다. 엄청 고통스러워요. 그런데 교육중에 이완호흡법을 배우고 나서 해보니 2분 45초를 별로 고통없이 할수 있게 되더라구요. 내 자신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결과에 매우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실력은 초보 중의 초보.. 앞으로 3분 넘을수 있게 단련해야 겠어요)

 

이론 교육을 마치고 시험을 보는데 설명만 잘 들었으면 누구나 거의 100점을 맞을 수 있을만큼 쉬웠어요. 그리고 나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다이빙 풀로 이동했어요. 장비는 강사님이 샵에서 빌려주셨습니다 (교육비에 포함됨) 다이빙 풀에 입장할 때는 만원 정도 내더라구요. 풀에서 슈트를 처음으로 입어봤는데 이태리 장인이 한땀한땀 떠서 만든 명품 맞춤 슈트를 제가 처음 개시하다가 끝부분이 찢어지고 말았어요. 엄청 미안하더라구요 (제가 찢은게 아니라 강사님이 입혀주다가 찢어진거라 변상까지 할 필욘 없지만 그래도 도의상 미안했지요) 다이빙 풀은 깊이가 5m 인데요, 제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깊게 보였어요. 하지만 들어갈 때 무섭진 않더라구요. 슈트가 공기층을 갖고 있어서 저절로 물에 떠있게 됩니다. 웨이트 벨트를 골반에 무겁게 차도 그래도 수면에서는 떠있어요.

풀장에서는 다이나믹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길이가 1m 에 육박하는 오리발을 끼고서 물속에서 잠영을 하는건데요, 오리발 때문에 엄청 추진력이 발생하니까 숨한번만 참고도 40m를 갈수 있었어요. 오리발을 끼고서 40m 잠영은 아주 짧은 거리로 느껴지고 굉장히 쉬워요. 다만 수심 밑 2m 지점에서 왔다갔다 했는데 처음에 제 몸을 잘 컨트롤 못해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어요. 계속 같은 깊이로 유지해서 미끄러지듯이 유영해야 하는데 하면 할수록 점점 잘하게 되더라구요.

 

마지막으로는 5m 바닥까지 내려갔다 왔는데 머리를 밑으로, 다리를 수면쪽으로 일자로 뻗어야 하는 자세로 준비된 로프를 잡으면서 내려갔어요. 내려가면서 귀의 통증을 방지하기 위해 계속 코를 잡고 불면서 뚫어주었더니 귀가 아프지 않고 쉽게 바닥을 찍고 올라올수 있었어요. 하지만 덕다이빙 자세로 (오리가 수면에 떠있다가 물속으로 잠수할때의 자세) 잠수를 하고 바닥까지 내려갈때는 당황해서 자꾸 귀의 압력평형을 맞춰주는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어요. 귀가 아파서 끝까지 못내려가고 중간에 자꾸 올라왔어요. 당황한 이유는 팔로 물잡기, 오리발로 차기 등 몇가지 순서가 있는데 그게 맘대로 안되더라구요. 연습을 계속 하면 잘할수 있다고 강사님이 격려해줘서 맘이 좀 놓였습니다. 강습은 끝났고 남은건 200m 논스톱 수영인데 이건 다음에 하기로 했어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충분히 연습을 못한 점이 아쉽지만 대전에도 잠수풀이 있으니 연습을 계속 해야겠어요. 그래야 해양 교육에 나가서 수심 10m 이상 들어가는게 가능할 테니까요.. 저의 프리다이빙 목표는 소박해요. 프리다이빙 자격증이 단계별로 많지만 저는 그냥 레벨 1 만 따면 만족하고요, 깊은 수심에 대한 욕심도 없고, 딱 10m 만 들어가보면 되구요, 자격증을 따고 나면 더 이상 욕심 안부리고 그냥 최대한 인어에 가깝게 물 속에서 편하고 자유롭게 바다 생물들과 친구처럼 놀고 싶어요. 듀게 분들도 혹시 관심있으시면 (대전 분이면 더 좋겠지만..) 도전해보세요.

    • 재밌겠네요. 보통 사람들이 어느정도 훈련받으면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정도인가요?

      • 네, 재밌어요. 무중력 비슷한 상태에서 날아다니는 기분이에요. 호흡법을 연습하면 보통 3분은 많이들 넘기시더라구요. 

    • 주변인들이 다이빙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질 못하더군요. 휴가때면 무조건 리브어보드입니다.
      • 저도 언젠가 이루고싶은 희망은 리브어보드에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딸아이가 청소년이 되면 함께 리브어보드 배를 타고 나가서 아침먹고 스노클링&다이빙, 점심먹고 스노클링&다이빙 ... 하면서 노는거죠..   

    •  금방 호흡법을 배우면 물속에서 3분 동안 숨안쉬기가 가능하군요.


      물 바깥에서 숨 안쉬기와는 다를텐데 대단하네요.

      • 물 속에서 하게되면 MDR 반사라는게 일어나서 드라이 스테틱(공기중에 하는것) 보다 더 오래 숨을 참을 수 있다고 하네요.. 저는 물 속에서 긴장해서 시간을 늘리지는 못했어요.

        • 기분상 그렇게 느껴지기는 했는데 실제로 그런거였군요.
    • 스킨다이빙이라 부르던 게 프리다이빙이었군요. 몇번 연습 후 드디어 바닥을 찍었을 때 쾌감... 당분간 다이빙 따위 할 수 없는 몸이라 참 부러워요.
    • 배우시고 나중에 놀 때 장비 안하셔도 됩니다. 웨이트야 수트때문에 하는거고 노 핀 종목도 있어요. 실제로 무한 기록 갱신보다 잠영을 좀 더 자유롭고 오래 안전하게 즐기고 싶어 배우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다만 블랙아웃의 위험성이 있으니 항상 버디와는 필히 함께 하세요.

      제가 생각하기에 진정한 간지폭발은 모노핀 찬 여성프리다이버입니다. 넋을 놓고 보게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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