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라면,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제목수정)

1.

 

제가 라면을 좋아하긴 하나봐요. 출근길에 미드를 보다가 옆을 슬쩍 봤는데 누가 무가지에 실린 만화를 보고 있더군요. 제목은 "신의 라면". 음? 미스터 초밥왕 같은 만화인데 소재가 라면인건가? 역시 라면이 그리 단순한 인스턴트만은 아닌.... 까지 생각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신의 가면".  아 놔 ㅠㅠ.

 

2.

 

글을 이렇게 끝내긴 좀 허무해서 하나 더 ㅎㅎ

 

처음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라는 광고를 봤을 때 뭔소린가 했습니다. 전 보통은 반대라고 생각했거든요.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을 먹여달린다는 등의 이미지로, 현대건설이 잘 해서 위기의 현대그룹을 지켜내겠습니다 뭐 이런 이야기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현대건설이 현대그룹 계열사가 아니더군요. 현대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건설을 먹으려고 싸우는 중이라... 어찌보면 정말 돈은 너무 많지 않은게 좋아요. 집안 관계가 참...

 

이 광고를 두고 말이 참 많습니다만... 어떤 의미에서건 효과가 있긴 했습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그 광고 뭐냐" "둘이 왜 싸우는 거냐" 등 이 광고를 계기로 두 그룹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광고가 가장 효과없는 경우는... 사실 무관심 아니겠습니까?

 

다만 씁쓸한 건, 예전 정주영 회장이 살아있을 때 현대가에서 일어났던 이른바 '왕자의 난'에 이어, 이번에도 현대가의 기업들을 두고 정씨들(이번엔 정씨와 결혼한 현씨까지)끼리 놀고있다는 겁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현대그룹이 이번에 신나게 깠던 것처럼 현대건설에 관심 없다고 수차례 이야기했고, 인수해서는 앰코와 합병하는 등으로 장난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현대그룹은 그들의 말처럼 명분이 확실하냐 한다면... 글쎄요. 어쨌거나 현대건설은 부실기업이 되어 넘어갔던 것이고, 그걸 국민의 공적자금을 부어 살려놨더니 그 부실에 책임이 있는 현대그룹이 다시 가져가겠다라... 그것도 그 엄청난 광고전 와중에 부실경영을 했던 과거에 대한 사과는 전혀 없었죠 아마? 게다가 잘나가던 시절에도 현대가 정주영 회장의 패기와 기지만으로 컸는지 생각해보면 지금 정씨들끼리 니꺼 내꺼 하고 싸울 형편인지는 더 의심스럽습니다. 어쨌거나 그 시절 재벌의 급성장은 다수 국민들의 희생을 바탕에 깐 것이었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예상과 마찬가지로, 전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가 그닥 좋은 뉴스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일단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는 좋은 일이고, 아마도 그때문에 자금력이 훨씬 뛰어난 현대기아차그룹보다도 5천억이나 더 많은 돈을 써냈겠지만, 이제 그 돈은 어떻게 조달할거며, 그 이자는 어쩔건지 고민해야겠지요. 제발 또 그 과정에서 그룹 전체가 휘청거리고, 또 국민의 공적자금으로 현대그룹 다 살려달라고 징징거리지 않기나 바랄 뿐입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이번에 슬쩍 복귀한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진처럼 또 장난치지 말고 조용히 사라지기라도 했으면 좋겠군요.

    • 현대건설 73,100원짜리 주식이 이틀만에 57,800원이 됐군요
    • 공적자금 부어 살려낸 기업도 주가가 이런데 우리 회사 주가는 왜 이모냥.. (먼산..)
    • 저도 DH님 같은 의견으로 글을 쓴거였는데, 완벽한 떡밥 글이 돼서 울적...
      둘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수금액이 예상보다 훨씬 올라가고 그래서 출혈이 더 커졌지만, 모르겠습니다. 금호처럼만 안됐으면 좋긴한데,
      그래도 금호가 대우를 먹으려고 했던 그 욕심과는 또 약간 달라보이는 싸움이라서 개인적으로 정서가 한쪽편으로 기울었던 것 같네요.
      결론은 공부도 많이 됐고, 좋은 구경했다는.. ;;;
    • 오밤중/ 저는 주식에 투자를 안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마도. -_- 손해날 것 없으니깐 그냥 보고 즐기는 거죠.
      과거 현대그룹 전적이라는게 부도낸 거 말씀이라면, 글쎄요. 부도의 원인이 정말 경영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단기 유동성 문제때문이었는지 제가 잘 몰라서..(현대건설 살려보자고 정씨 집안에 손내밀었는데 다들 개무시해서 부도났다는 썰은 많이 들어봤죠. 그래서 현회장이 이를 간다는 얘기도 있고..)
      금호라는 선례는 이거랑 조금 사정이 다릅니다. 금호는 말그대로 정말 '욕심'을 낸 거였고, 이번 싸움은 현대그룹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현기차가 현대그룹까지 먹으려고만 안하고 지분을 나눠가졌다면 애초에 필요없는 싸움이었습니다. 현기차는 자본력을 믿고 굉장히 오만했었고, 결국 물먹은 거 보니 약간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현대건설 주식을 가진 분들은 웃으면서 볼 수있는 일은 아니라는 거네요. 흠.. 알겠습니다.
    • 1. 라면 먹고 싶군요. 하지만 오늘은 금식..
      2. 효과는 있었는데, 사실 다른 광고라고 해도 그정도 물량공세였으면 효과가 없긴 힘들었을 듯 합니다.
    • 어제도 이야기 했지만 저래서 회사가 휘청거리면.기본적으로 현대건설 자산을 팔아서 현금을 충당하려는 시도가 있을것이 확실하고-금호가 대우건설 인수하자마자 대우빌딩 팔았죠- 그건 회사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뿐 아니라 나중에는 직원들한테도 영향을 주죠. 그리고 돈도 없으면서 무리하게 차입으로 인수하려는건 금호나 현대그룹이나 똑같습니다.
      대체 뭐가 어쩔수 없다는 것인지..; 개인 판단하에 투자한 주주들이야 그렇다 치고.현대직원들은 뭔 죄입니까.현정은의 오버질로 자기가 구조조정대상이 될지도 모르는데요.
    • 추가로 한 달 전 즈음에 현대건설 노조가 내부 인프라넷을 통해 설문조사 비슷한 걸 했었죠. 현대그룹, 현대차그룹 가운데 어디를 더 원하느냐...는 거였습니다. 1400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90% 이상이 현대차를 원했습니다. 현대그룹이 되면 구조조정까지는 모르더라도, 향후 5~10년간은 월급이 동결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어요.
    • 자세히는 기억 못하지만 언젠가 기사에서 현씨가문과 정씨가문이 적당히 지분정리를 한다면 이렇게까지 붙을 필요는 없다는 내용도 본 적이 있긴 합니다. 그게 무산되고 인수전에 들어간이상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넘어가면 현회장의 경영권이 위협받게되고... 뭐 재벌총수들이 회사의 운명보다 본인의 경영권을 더 중시하는 건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니(경영권을 움켜진채로 회사가 넘어가면 세금을 부어서 살려주지만, 경영권이 넘어가면 세금으로 다시 찾아주진 않으니까요) 현회장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짐이 곧 국가이듯 회장이 곧 기업인 사람들이니 그게 현대그룹 입장이기도 할거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현회장같은 부자까지 걱정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
    • stardust / 저도 제대로 모르지만..
      제가 아는 현기차의 (숨은)목적은..
      1. 현대그룹의 흡수
      2. 엠코와의 합병을 통한 경영권/유산 승계 및 오너일가 재산 불리기..
      1번을 포기하고 2번만 노리겠다고 했으면 (현대상선 지분때문에)현대그룹이 무리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끼어들어 가격이 올라가지 않았을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을 인수할 명목-대북사업의 독점권을 이용하는 시너지 효과-이라도 있었는데, 현기차의 명목은 어떤게 있었나요? (반론이라기 보단 몰라서 물어보는 것 입니다)
    • 시간초과/ 그건 그렇죠. 현대그룹의 네거티브 광고에 분통을 터뜨리며 전 노조 관계자들도 광고를 냈던 걸로 압니다. 보지는 못했네요. 직원들 입장에서는 월급 많이 주는 데가 좋으니깐요. 대우건설 직원들도 금호에 팔리는 걸 굉장히 치욕스러워했다고도 하고.
      여튼 직원들의 사정까지 고려하긴...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이해 당사자가 아니라서 드라마보는 기분으로 보고 있나 봅니다.
      정서적으로 현대그룹 편이라는 말은 현회장이 좀 더 절박했다는 것도 있지만 정씨 가문에서 현대건설까지 가져가면 너무 균형이 안 맞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이미 현대가에는 KCC도 있고 현산도 있고 엠코도 있지 않습니까? 건설업계까지 신경쓸 오지랖은 없지만 무게 중심이 너무 쏠린다는 느낌이라서요. 하지만 이거슨 정말 오지랖.
    • 가라 / '아버지가 일군 기업을 내가 더 키우겠다' 류의 정씨 집안에서나 통할 신파극 빼고나면... 돈이죠. 사실 기업인수합병이라는 게 명목으로 하는 건 아니잖아요. 돈으로 하는거지. 그 돈이 부족하니 현대그룹은 명목을 내세우는 전쟁을 한거고요.

      결과론이긴 하지만 현대기아차 그룹은 이렇게 될 바에는 정말 현대그룹이랑 협상하는게 나을 뻔 했죠. 말씀하신대로 "우리가 인수하고나면 현대상선 지분은 적정가격에 니네한테 넘기겠다"고 약속해줬다면 현대그룹이 그렇게 죽자살자 덤비지 않았을테니까요. 더 싸게 인수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 글쎄요. 현대그룹의 흡수라는게 현대건설 소유의 현대상선 지분 이야기 인데.전 저거 너무 나간 소설 같은데요?..그저 현대그룹측의 피해의식이랄까.추측같은거죠. 어차피 명분따지면 현대그룹도 할말 없죠. 암튼간에 원래 자기들거 였지만 자기들이 잘못해서 공적자금 부어서 살려놓은 기업을 다시 갖고 가겠다는것도 웃긴이야기고 현대차의 비상장계열사 합병 역시도 할말 없는것은 마찬가지고요.
      다만 제가 초점 맞추는건 현대차는 돈이라도 있었지만.-즉 엄하게 현대건설의 본질적인 가치나.직원들이 피해볼 가능성은 낮다는거- 현대그룹은 그게 아니라는거죠. 즉 어느쪽이나 딱히 명분에선 잘난거 없으니.그렇다면 피인수대상기업이 피해 덜 보는쪽이 인수하는게 좋죠.
    • DH, Stardust / 오너의 고집으로 직원들이 피해보는거...에 공감 400% 입니다. orz..
    • 하지만 현대건설은 좀 알짜 아닙니까? 딱히 내세울만한 계열사가 없었던 현대그룹 직원들 입장에서는 무작정 싫어라할 일만은 아닌거 같습니다. 업계 1위기도 하고 출신들이 정계에도 진출해계시고. ;;
    • livehigh /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저렇게 되면 현대건설 직원들 월급만 동결이 아니라 현대그룹 전계열사 직원들까지 다 동결..(쿨럭)
      이제는 중기적으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가져와서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는가를 봐야겠는데 정작 대북사업은 현재 중단상태니... 아 망했어요.
    • livehigh / 그 '정서'에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저같은 사람은 현대가 사람들이 현정은 회장에 비해 뭘 더 많이 가져간다고 한들, 그걸 굳이 좀 뺏어서 현회장한테 줘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정서 자체가 없는지라. 그리고 돈도 없는데 무리해서 현대건설 인수하는 바람에 당분간 허리띠 졸라매야할 현대그룹 직원들도 그렇지만(이건 말씀하신대로 초장기적으로 보면 득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난데없이 현대그룹에 인수되어 캐시카우 노릇이나 하게 생긴 현대건설 직원들 입장은.. ㅠㅠ
    • livehigh/ 현대건설 좋은 회사고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해서 더 잘 될 수도 있죠. 그러나 금호도 더 잘 될 거라고 생각해서 역시 좋은 회사인 대우건설 인수했던 거고요. 기업이 무리했다가 실패하면 그 책임은 수많은 직원들과 간접적으로는 사회 전체가 진다는 아이러니가 있죠. 이번 현대건설 인수는 게다가 경영권 방어라는 오로지 현정은 1인의 목적 때문에 강행된 측면이 크니 제대로 따져봤을까 우려가 더 커요.
    • 잘 봤습니다. 근데 제목이 현대그룹의 현대차(!) 인수네요^^
    • DH /누굴 뺏어 누구줘라, 나눠가져라가 아니라 독점적 위치에 대한 우려였습니당. 안그래도 담합, 청탁이 잘 일어나는 동네 아니겠습니까? 업계 1위 현대건설이 정씨 집안으로 가서 그 집안이 으쌰으쌰 좋아지면 향후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다 해쳐먹겠군 하는 불안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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