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웃음

 

전 요즘 차라리 꼰대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말을 하는 제가 싫은 게 싫습니다. 지금은 그래요.

마음은 그게 가장 편한 것 같아요. 네 위험하고 옳지 못한 생각이죠.

 

배려를 비웃는 사람을 마주칠 때마다 양팔을 묶어놓고 “만만하지 않은 사람한텐 아무 말도 못하면서

만만한 사람한테 함부로 구는 거 좀 그만해 못된 것아”라며 대략 일주일 동안 굶겨 버리고 싶다는 상상을 합니다.

어떻게 남의 배려를 비웃죠. 배려심 같은 건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없잖아요......

직장 동료 중의 한 사람이 그런 사람인데, 정말 응징하고 싶어요.

 

어떤 식이냐면,

본인이 기분 안 좋다며 온종일 인상 쓰고 업무 전화도 안 받아서 업무 전화를 누군가 대신 받아주는 배려를 하면

그의 말투가 국어책 읽는 것 같다고 비웃어요. 전 그럴 때마다 “넌 손이 없냐 발이 없냐 니가 받아 이 나쁜 것아”

이렇게 소리 지르고 싶어요. 그리고 함께 식사를 하다가 누군가 “**씨 이것 좀 드세요”라고 챙기면 자기 기분 안 좋을 땐

아예 대꾸를 안 해요. 고개 숙이고 밥 먹으면서 쳐다도 안 봅니다. 어떻게 면전에서 그럴 수가 있을까요?

그럴 때마다 전 역시 “야 그럴 거면 왜 같이 밥 먹으러 오니 집에 가” 소리 지르고 싶습니다.

또한 무거운 것을 들거나 하여간에 신체를 과하게 움직여야 할 때 누군가 앞장서서 하려 하고, 다른 이는 도우려 하고,

또 다른 이도 도우려 하면. 약간의 기분 좋은 실랑이가 벌어지잖아요?

내가 할게 아니 제가 할게요 아니 아니 내가 내가 할게. 그런 실랑이를 보면서 언제나 이 동료는 비웃습니다.

피식. 하고요. ‘놀고들 있네’라는 표정으로 말이에요.

 

언제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비웃는 것만 잘합니다.

다른 건 그렇다 쳐도 어째서 다른 이의 배려심을 우습게 여기는 건지 제 가슴속에선 울분이 솟구쳐요.

전 웬만하면 문제가 있는 동료에 대해 이해하고 (나는 뭐 문제없나란 생각이에요) 내가 듣기 싫은 소린 남에게 하지 말자 주의라서,

직장 동료를 크게 싫어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본 경험이 거의 없거든요.

 

헌데 이 사람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최근 굉장한 혐오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응징하고 싶어요.

다른 건 몰라도 타인의 배려심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행태가 너무 악랄해 보여요.

 

제가 차라리 꼰대라면,

“야 너 인생 그렇게 살지 마!” 라고 내뱉을 텐데.

 

괴롭네요.

다들 어찌 외면하고 어찌 잊어버리고 사시나요.

 

 

 

    • 몇 년 전에 그런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취향을 대놓고 잘 비웃었어요. 단 둘이 엘리베이터 탔을 때 똑같은 방식으로 그 사람의 남의 취향을 비웃는 오만이 가소롭다고 비웃어 줬더니, (한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할 줄 알았는데!),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말 않더라구요. 마치 자신을 그렇게 대하는 것이 제 입장에서도 온당하다는 듯이. 그 뒤론 별 문제 없이 지냈네요. 적어도 저한테 함부로 하진 않았어요. 다른사람들한테도 그러는 거 잘 못본것 같고 그뒤론...




      좀 멀리 나간 걸 수도 있는데, 반사회적 성격장애,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성향의 내담자를 상담가가 다룰 때 가장 주의해야할 부분이 그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거래요. 똑같이 강하게 나가야 그런 사람들은 같은 인간으로서의 존중을 해준다네요. 그렇게 따지면 '너 인생 그렇게 살지마'는 별 도움이 안될지도... 그니까 한번 똑같이 비웃어주세요. 그 사람의 선의나 배려심에 대한 비웃음을 비웃어보세요. 도움이 될지도. 

      • 좋은 조언 감사해요. 이 동료가 저에게는 그 비웃음을 마구 날리지 않고 만만하다 싶은 대상에게는 유감 없이 자신의 비웃음과 비아냥을 날려댄단 게 문제예요. 그런 걸 보면서 울분이 솟구치는 저 자신이 오지랖이 태평양이라서 그런 건가도 싶고, 그냥 지나치고 외면은 안되고 괴롭네요. 조언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상사도 아닌 것 같은데 웬만하면 홧병 안 나게 직설적으로 말씀하고 사세요." 그렇다면 본인이 전화 받지 그랬어요?" " 사람이 말하는데 대꾸 안 하는 건 어느나라 에티켓이에요?" 이런 정도로. 저런 성격은 말로 꽂아줘야 들은 척이라도 합니다. 물론 실행은 안 하겠지만.
      • 대신 얘기해주셔서 감사해요 (눙무리...) 여튼 위에도 적었지만, 주로 만만한 먹잇감들에게 비웃음 지수가 상승하는 걸 보면서, 조롱당하는 인물은 가만히 있는데 내가 나서서 주절대는 게 얼마나 합당한 건지도 혼란스러워요. 댓글 감사합니다.

    • 학부 때 비슷한 애가 있어서 전 싹 모르는 척 했어요. 피할 수 있는 건 죄다 피해 다니고. 
      꼭 함께 다니거나, 부대껴야 하는 상황에 있으신 건가요...?


      전 알고 보니 만인이 저 친구를 싫어하고 있어서 유하게 모르는 척 할 수 있었어요. 말 붙일 꺼리를 안 주니 빈정거리고 싶어도 빈정거리지를 못하더라구요. 

      • 저희 직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요. 다들 웬만하면 참고, 양보하고, 뒷담화는 비효율적임을 잘 인정하고 실행하는 분위기죠... 그래서인가 이 동료가 종횡무진 주름 잡고 있습니다. 다들 서로 배려하는 (그렇다고 우쭈쭈 가식적인 칭찬 플레이 짝짝꿍 모드는 아니에요) 와중에 혼자서 그 배려의 열매만 낼름 따 먹으며 맛없다고 투덜대는 형국이랄까요.... 그렇다고 제가 나서서 왕따시키자 행동 교정하자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울분은 쌓이고.... 괴롭네요. ㅡ_ㅠ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런 분위기의 직장이면 다들 알고 보면 은밀한 생님같은 불편함을 맘 속에 품고 있으면서 선뜻 말은 꺼내지 않는 분위기일 수도 있겠네요. 뭔가 계기가 오면 그게 한꺼번에 분출될 수도.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요.


          전 친구관계에서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는데 몇년째 다들 아무말도 안 하길래 나만 섭섭하나 했더니 알고 보니 다들 그냥 품고 있었더라구요. 

          • 그러게요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옳은 것인지 옳지 못한 것인지. 혼란스럽네요. 그런 일을 제가 나서서 진행하는 게 얼마나 정당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헌데 다들 이런 마음인지라 그 동료가 실컷 비웃고 비아냥대며 다른 이의 배려심과 인내를 이용한단 생각이 들어서 괴로워요. 댓글 감사합니다.
    • 혹시 공무원이나 교육계세요? 그런데 아니면 금방 짤릴테니 걱정하지마세요

      • 사실 올초에 해고 논의가 있었어요

        헌데 그때 반대표를 던지고 쉴드를 친 게 바로 접니다;;; 그때는 이 정도로 패악질을 할지 몰랐어요. 그냥 좀 시니컬한 성격이라 잘 못 어울리나보다 했었죠....

    • 내가 사람 잘못본게 아니라면 그런 사람은 결국 조직에서 배척되거나 밀려나기 마련인데 너무 적극적으로 미워하면 나중에 그렇게 됐을때 괜히 좀 미안해지더라구요.

      제 경우엔 제가 어찌나 티를내고 다녔던지 조직내에서 한번도 험담을 입에 올린적은 없었는데도 제가 싫어하는걸 다들 아는 상황이었는데. 영 찝찝.

      그냥 배려를 최대한 자제;;하시면서 무관심한게 최고입니다.
      • 저도 그러려고 하는데 너무 울분이....ㅠ 이 동료 혼자만 그러는지라 다들 뭐라도 싸와서 먹거나, 선물을 하거나, 협업을 하면. 모두가 이 동료 한명을 챙기고 있는 상황이 된단 거죠... 게다가 업무 공조를 하게 돼 있는 다른 동료가 이 동료의 먹잇감인데. 가령 다같이 점심 회식을 가는데 혼자 늦게 와서, 어디시냐고 함께 타고 갈 차는 이쪽에 있다고 알려주려고 전화를 하면 "왜 자꾸 전화하냐"고 성질을 내고. 와서는 그 동료에게 또 말을 겁니다. 그럼 성격 좋은 그 동료는 헤헤 웃고 말지요. 제 맘속에선 이건 아니잖아 너무 부당하잖아 왜 사람을 들었다놨다 하니 직장에서!! 하고 울분이 솟구쳐요. 하 제가 어찌하면 좋을지..... 역시 무관심만이 답인 거겠죠.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2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9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6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7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3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0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