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많습니다

학기가 시작한지 2주밖에 안 됐는데 고민중입니다. 지금 전 화학공학과 화학을 복수전공 (이래봤자 겹치는 과목이 많지만) 하는 중이고, 나름 입학 허가 받기 어렵다는 화공과에도 저번 학기에 입학해서 이제는 앞으로 듣는 수업을 아주 죽 쑤지 않는 한 별 문제 없이 졸업이 가능한 상황이에요. 거기다 133학점(...)이라는 미친 요구학점도 AP과목을 많이 들어놔서 4년 내로 졸업이 가능하고요. 문제는 제가 여기에 별 흥미가 없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화학 쪽에만 관심이 생기고, 유체역학 열역학 이런 과목들은 들으면 이해는 가는데 도대체가 이걸 직업으로 삼으라면 못할 거 같아요. 반대로 이번 학기에 시작한 유기화학 연구실에서 학점 받으면서 하는, 3자 입장에서 보면 도대체 저 (위험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일을 왜 하나 싶을 연구는 세네 시간 있으면서도 지루한 걸 전혀 못 느껴요. 



이러면 그냥 화학만 전공하면 되지 않냐고 하시겠지만, 전 무슨 이상주의자가 뭐라건 간에 돈이 꽤 중요한 거라고 보거든요. 화공은 4년 대학만 졸업하면 별 볼일 없는 대학 나와도 빵빵한 연봉 받으면서 취업도 잘 되는 편인데 화학은 대학원 안 가면 그냥 없는거나 마찬가지 수준인 전공이고요. 당장 오늘부터 돈 많이 받으면서 화공 일 할래 아니면 돈 좀 적게 받고 교수할래 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후자를 고르고 싶은데, 길면 10년도 우습다는 박사학위를 겨우겨우 딸 생각을 하면 돈이 아쉽기도 하고요. 



나이를 먹긴 먹었나 봅니다. 진로 걱정도 할 줄 알고. 예전 같았으면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얘기라고 했을텐데.








*그 와중에 어젯밤부터 갑자기 롤이 하고 싶어졌어요. 바빠 죽겠는데 이거 시작하면 과로사로 가겠죠 -_-

    • 돈 버는 거 하세요. 재미있는 건 취미로 하면 되잖아요.

    • 잘하는 거 하세요.

      화학을 화공보다 잘 하고 더 재밌다면 화학 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Ph D 하시다가 진로가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요. 20대에 너무 원숙한 선택을 하는게 아닐 지. 한국이 아닌 미국이라면 선택의 여유가 있지 않나요?
    • 돈에 연연하는게 싫긴 한데 생각하면 할수록...


      그냥 이렇게 살다 죽을래요 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좋은 조언이 되었나 모르겠네요;;;



    • 본인이 어떤 직종을 바라는지가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어느정도 객관적으로 수치를 가늠할 수 있는 고려요소는 일의 강도, 대우, 복지, 안정성, 장래 발전 가능성, 위치등이 있고


      주관적인 건 적성, 사회적 인식 (+꿈) 인데 이걸 알기위해 인턴도 하고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곤 하지요.


      말씀하신대로 전공과 밀접한 연구개발직을 바란다면 화학이던 화공이던 대학원은 필수겠지요. 교수를 목표로 하던 회사 연구소를 목표로 하던지 5년+동안은 들인 시간대비 대우가 안 좋을거구요.


      만일 학부졸업 후 취업이 목표라면 화공이 수리적 사고를 요해서 진로의 다양성이나 연봉에 있어서 더 많은 길이 있을 거에요. 참고로 전공과목이 지금은 어려울지 몰라도 시험을 위한 배움과 연구는 다르고


      회사 연구개발직에서 사용하는 전공지식은 또 다를거에요. 평생 유체역학 및 열역학 계산만 할 일은 절대 없다고 장담할 수 있으니 두려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졸업 후 한참 뒤에 보니 그 때 동기들 중에서 전공을 살려 일하는 친구의 비율은 10-20프로밖에 안되더라구요.


      전 유기화학에 매료되어 그 쪽 전공을 꿈꾼 1인인데 방학에 실험실에서 일하며 스스로의 무능력함에 좌절하고 다른 진로를 모색한 기억이 있어서 적어보았습니다.


      그때 유기화학 트랙을 타고 어렵다고 소문이 자자한 전공수업을 마치고 졸업한 친구들은 여러 분야에 진출해 있어요 - 교수, 회사 연구원, 변리사, 컨설턴트가 되었네요. 어렵다고는 하지만 즐기고 잘 하는 친구들은 뭐든 잘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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