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고집쟁이여서 괴로웠던 사례...

회사 일 하다보면 상사와 생각이 다를 때가 있지요. 대개는 그냥 상사가 하라는 대로 하면 편합니다만, 도저히 그러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조심스레 의견을 내보는데, 상사가 고집이 세면 여기서부터 비극이죠. 죽어도 자기 뜻대로 되야한다고 우기면서, 그것도 직접 하는게 아니라 저에게 그걸 관철시켜내라고 강요하면 참 괴롭습니다. 저도 동의하지 않는 걸 남에게 강요해야 하니까요. 제가 당했던 사례를 약간 각색을 거쳐 두 개만 언급하자면...

 

한 인터넷 백과사전에 제가 다녔던 회사 이름이 나왔습니다. 대한민국(주) 라고요. 문제는 저희는 저희 회사를 주식회사 대한민국 이라고 표현한다는 거지요. 사실 주식회사라는 건 회사형태를 나타내는 말이고 핵심은 대한민국이니 주식회사라는 표현이 앞에 오나 뒤에 오나 전혀 상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만, 이 상사는 달랐어요. 절대로 (주)대한민국이라고 표시하도록 수정해야 한다는 거였죠. 그것도 직접도 아니고 회사의 온라인 담당부서를 닥달했습니다. 당장 백과사전 업체를 조져서 수정하게 하라고요. 온라인 부서 담당자는 "그걸 왜 바꿔야 하냐?"고 이해를 못하고, 저도 꼭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계속 담당자를 쫘야하니 참 괴롭더군요. 하이라이트는... 백과사전 업체에서는 상관없지 않냐고 버텼어요. 의미가 똑같고, 그것때문에 회사를 혼동할 여지도 없지 않냐고요. 그러자 상사 왈 "웃기네. 이렇게 전해. 니네회사 이름이 '삼성'인데 우리가 '성삼'이라고 하면 좋냐고. 이거랑 똑같잖아." 저... 안똑같은 거 같은데.. ㅠㅠ 그건 울 회사 이름을 국민한대(주)라고 해놨을 때나 쓸 비유 아닌가요.. ㅠㅠ

 

또 다른 사례. 회사에 작은 체육팀이 있었는데, 신인 선수와의 계약서를 상사가 봤습니다(검토해야할 위치에 있었어요). 계약금이 있었는데 상사 왈 "계약금? 근데 만약 이 선수가 더럽게 못하거나 부상당해서 급은퇴해버리면 이 돈은 토하나? 안토한다고? 그딴 계약이 어딨어!! 좋은 성적 못올리거나 너무 빨리 은퇴하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거니까 계약금 뱉어야지!! 토하는 걸로 수정해!!" 나름 스포츠에 관심 많았던 저는 "저.. 그건 그냥 사이닝 보너스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계약서에 서명한 것 자체로 의무는 다했다고 봐야할 것 같은데요. 그래서 매년 이른바 먹튀 논란도 있고..." 라고 했으나 천하의 무식한 놈 취급받고 또 제 의사와 전혀 다른 의견을 전달해야 했어요.

 

아까 듀게에 상사 관련 글 올라온 게 생각나서.. 퇴근길에 흔적 남기고 퇴근합니다.. ㅎㅎ 오늘도 즐겁게 마무리들 하시길.

    • 아래 상사 관련 글 보면서도 괴로웠지만 이 글 보면서도 괴로움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걸 느낍니다.
      왜 세상엔 이런 상사들 투성이인 걸까요.
      지가 우기는 건 참아주겠는데, 그걸 강요하면서 사람 짜증나게 하는 데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요.

      가끔은 이런 사람들끼리 한군데 모아놓고 같이 일해보라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기도 해요.
      어쩌면 그들끼리는 "오, 당신 일 정말 잘하는 걸?" "그쪽도 만만치 않군요"라면서 단체로 민폐를 끼치고 다닐지 몰라요.
      속모르는 외부에서는 그걸보고 "추진력있고 주관이 뚜렸하다"고 칭찬해줄지도요. :-P
    • 저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상사분께서 틀린 의견은 아닌것 같습니다. 회사명은 주식회사 정관에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앞에 주가 오는것과 뒤에 오는것은 정관표기에 따라주는게 맞습니다. 물론 단지 사람의 이해를 위한 명칭이라면 DH님이 맞지만 회사명은 법적인 효력이 있는지라 하나라도 정확하게 표기하는게 맞는게 아닐까요? 두번째 경우에는 아무래도 경력의 문제인것 같습니다. 상위로 가다보면 경영진 임원진과 독대할때가 많습니다. 가장 큰 화두는 경영실적이고 수익성입니다. 그러다 보니 최대한 리스크가 없는 투자를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물론 밑으로 내려갈수록 피부에 와닿는 경영실적은 다를거라고 봅니다만 업무 융통성도 좋지만 기본적으로는 큰 무리가 없다면 상사의 업무방침을 이해를 해주시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저도 전자는 상사의견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엔 별의 별 일이 다 있기 때문에..
    • 음 그런가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삼성을 성삼이라고 부른 것과 같다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데.. ㅠㅠ 이래서 난 안되는건가 ㅠㅠ
    • 두번째 사례는 상사분이 좀 무리하지만 첫번째는 무비스타님말씀대로 상사분의 의견이 틀리지 않습니다. (주)가 앞에 오는 것과 뒤에 오는 것은 전혀 다른 명칭입니다. 실제로 이름은 같고 (주)의 위치만 다른 회사도 많고요. 민상법에서는 매우 중요한 팩트의 차이입니다.
    • DH님의 문제가 아니라, 그 상사가 설명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이죠.
      만일 그분이 정확한 예를 들었다거나, 다그치는 태도를 조금만 누그러뜨렸다면
      DH님도 "아, 어쨌든 이게 맞는 것이겠구나", 또는 "이게 왜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상사가 요구한 사항이니까 내가 따를 수 밖에"라고 생각하셨겠죠.

      이 글로만 읽고 다는 코멘트이기에, 제가 전혀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본문을 읽고 난 뒤에 떠오르는 것은 "분명 맞는 말을 하고 있지만 도저히 참아줄 수 없는 인간들"의 유형을 보는 것 같았거든요.
      이런 이들은 "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방식"에 문제가 있더라구요.
      왜 그러냐는 질문에 조금씩(또는 전혀) 엇나간 근거를 대면서 "너는 그런 것도 모르냐"고 윽박지르는 형,
      문제 해결을 위해 적당한 당사자에게 요구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아랫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내지르는 형 등등...

      근데 써놓고 보니 제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DH님의 상사를 멋대로 재단하는 것일 수도 있겠군요.
      그냥 "이러 이러한 꼴보기 싫은 인간들"이 연상되어 늘어놓은, 상관없는 넋두리라 생각해주시길.
    • 첫번째는 상사분 말이 맞다고 봅니다. ○○인터랙티브라는 회사는 ○○인터렉티브라고 표기된 걸 보면 고쳐질 때까지 집요하게 굽디다. 묘한데 집착하는 것 같지만 나름 정체성이 걸린 일인가봐요.
    • mithrandir / 상사 입장이 되면 부하가 몇 명 또는 열 몇 명이 되는데 (그리고 보통은 자기보다 업무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죠) 안 그래도 바쁜데 그 사람들한테 하나하나 다 설명하고 있을 수 없거든요... 그 상사의 윗사람들도 상사에게 설명 안 해주고요-_-;;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기엔 시간도 없고 바쁘니 걍 내 말대로 하셈<-이러면 안 되는데 먹고 살기 팍팍하다 보니 그렇게들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설명 안 해줘도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통할 만큼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기반이 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하는데 우리 나라 회사들은 보통 조직관계니까 내 말 들으셈으로 쉽게 가버리는 경향이 많지요.
      • 여기서 반전(?) 하나. 제가 겪은 그 인간들은 "아랫사람"이 저 한 명, 또는 세 명 이하였답니다. 흑흑.
        • 그런 경우라면 구제의 여지가 없군요ㅎㅎ

          (댓댓글 좋네요)(뒷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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