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잊는 방법

흔하디 흔한 이야기입니다. 좋은 감정을 가지고 누군가 옆을 맴~맴~ 돌다가 오늘을 마지막으로 보내려 해요.

그는 만인에게 다정한 사람이고, 저는 그저 팬클럽 중 한 명 같은 존재입니다.


차라리 나쁜 놈이면 좋을 텐데 누가 봐도 좋은 사람이라 참 약오르고 오히려 밉네요.

차라리 아예 저 하늘 위의 별 같은 존재면 좋겠는데, 손을 뻗으면 가끔 잡히기도 해서 더 힘듭니다.


적지 않은 나이라 경험상 알아요. 이건 안 되는 인연이라는거. 해 볼 수 있는 거 다 해봤구요. 그러니까 시간 낭비 말고 보내주려고 해요.

그런데 또 얄궂게도 또 경험이 알려주네요. 참 드물게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도요.


운동도 취미 생활도 남 못지 않게 하고 있으니, 뭐 이런 일 처음도 아니니,  그렇게 힘들진 않을 거에요.

겪어 봐서 알아요. 이 또한 지나 갈 거란 걸...그리고 누가 그랬냐는 듯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좋아하게 되겠지요.

대충 얼마나 걸릴 지도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언제 나을 지 안다고 지금 안 아픈 건 아니잖아요.

의사가 "전치 3주의 상처입니다. 늦어도 한 달 후에는 깨끗히 나아 있을 거에요" 라고 한들, 어쨌거나 오늘은 다친 곳이 쑤시고 아플 거에요.


어떨지 다 알아요. 내일은 피가 멎을 거고, 모레는 딱지가 생기고, 그리고 거뭇거뭇한 상처 자국이 언제 나을 지 모르게 오래 가겠죠.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나도 잊어버렸다가 문득 들여다 보면 이 근방에 상처가 있었나 싶게 피부색이 돌아와 있겠죠.


휴...그래도 어쨌든 오늘은 공허하고 아픕니다.


이 아프고 지루하고 더딘 회복 기간 동안 뭐 하고 보낼까 고민이에요.

      • 후...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뭔가 오늘 "잊겠다"는 선언이 필요했어요. 제가 선언을 하고 그것을 누군가 읽어 주시는 것 만으로도, '잊는다'는 행위가 시작 된 기분이더라구요. 나이 먹을 만큼 먹고도 이 난리를 치네요~~^^ 

        • 저도 사실 지금 난리치고 있어요~~ 참 내사람같았는데 참 예의없게 차였네요.. 너무 차가운 태도라 잡아볼수도 없었네요 ㅎㅎ 전 지금 현실부정에서 분노의 단계로 어제 술을 심하게 먹었더니 쓰린 속을 붙잡고 한단게 나아갔네요 ㅠ
          • 아아...동병상련...한단계 나아갔다니 다행이에요. 제 경우는 매너 좋고 부드럽게 밀어 내더라구요. 당하는 뒷맛이 참 차더군요. 전 술을 잘 못 해서 러닝 머신 뛰었어요. 덕분에 심폐지구력 향상 중이네요. 우리 함께 힘내요.  

            • 전 밝은 미래가 있을거라는 말도 들었어요.. 소개팅 애프터 거절당하는 딱 그 태도 ㅎㅎㅎ 간을 참 오래 보시더라구요~~
              • 아..."밝은 미래..." 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건내는 덕담은 참 공허하고 맘 아파요. ㅠㅠ 저는 그 사람이 "오늘 밥 사 먹이고, 차도 사 주고 이야기 잘 해서 보냈다~. 해결! 후후훗~" 하고 있을 것 같아 맘이 아파요. 흑흑.

    • 그런 마음 싫어하지만 그런 마음 소중한거기도 해요.

      • 네...가영님 ㅠㅠ 소중한 거 아는데, 참 앓는 이 처럼 뽑아 버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언젠간 이 마음도 그냥 순수하게 그립겠죠? 감사합니다~

    • 으아아앗.... 저도 요새 그 회복기간의 지루함때문에 막..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던 차였는데...ㅎㅎ


      남일같지 않아서 리플 쓰고 갑니다.

      • 동병상련이 느껴지는 댓글 감사해요. 힘이 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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