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해서는 안되는데...ㅜ.ㅠ

저희집에 86세 되시는 외할머니가 계세요..

워낙 병치레를 많이 하셔서 현재 건강상태는 아주 안 좋으세요.

그래도 저희들 얼굴은 알아보시는데

워낙 몸이 약하셔서

화장실 가시는 게 거의 불가능하셔서

할머니 방 안에 작은 변기를 놓아 드렸는데 이거 올라가서 앉기도 힘드신 상황이라

기저귀를 채워드리는데,,

워낙 젊었을 때부터 성격이 깔끔하시고 꼬장꼬장하셔서 절대 기저귀에 용변을 안보려고 하세요.

 

밤에 주무실 때

혹시 뭔 일 날까 싶어서

어머니가 할머니 방에서 주무시는데..

 

정말 새벽마다,,,,

어머니와 할머니와 전쟁이 치뤄져요....

 

어머니는 할머니께

기저귀에다 용변 보라고 하시는데

할머니는 잘 움직여 지지도 않는 몸을 이끌고 자꾸 화장실로 가려고 하세요.

그러면 저희 어머니가 할머니를 거의 안다시피 해서 화장실로 모시고 가야만 해요.

꽤 오랫동안 이렇게 해왔는데

저희 어머니도 이제 50대 중반이시다보니 계속 할머니를 안아 옮기고 하시다보니

팔에 무리가 와서 파스를 붙이고 다니시거든요. 통증도 호소하시고요.

 

그래서 할머니가 화장실에 가려고 하면

어머니는

제발 어머니, 기저귀에 보시라고요.. 화장실 가지 마시고..

 

하다하다 못하시면

제발 어머니 저 좀 살려주세요..왜 이렇게 힘들게 만드세요.. 그냥 기저귀에 싸시면 되는데..

이러시고...

 

방 안에 있는 변기에다가 용변 보는 것도 정말 어렵게 어렵게 어머니가 설득하고 해서

최근에서야 방 안에서 볼 수 있게 되셨거든요.

워낙에 깔끔하신 분이라......

 

 

그런 분이시다보니

기저귀에 보는 것은 자신에게 용납이 안되시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계속 화장실에 모셔다 드리면

기저귀에 계속 안 보실꺼라며

어찌해서라도 기저귀에 계속 보게 해야한다고 하시거든요.

거의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시라.......

 

솔직히 저는

딸 입장에서

어머니가 할머니 수발 드시다가

오히려 어머니가 아프실까봐 걱정이에요.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만

할머니랑 실랑이 하실 때마다

제발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면 좋겠다...저렇게 고통받으며 사시느니 얼른 돌아가셨으면 좋겠다 이런 나쁜 생각도 해요.. 이러면 안되는데...

나도 언젠가는 늙게 될텐데 .,...

 

어머니가 할머니로 인해 마음고생, 몸고생 힘드시니까

할머니도 싫고.....

 

그래도 심각한 치매증상은 아니시기에 이 정도면 양반이다..라고 저희 어머니는 말씀하시지만...

 

에휴,,

병 앞에는 효자없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하는 손녀라니.....

 

 

    • 나쁜 생각 아니고.그 생각이 맞습니다. 저는 저렇게 증상이 심각한 경우엔 전문시설로 보내는게 맞다고 봐요. 남은 사람들도 자기 인생이 있죠.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 아주 장기간 암투병하시다 돌아가셨는데 집에서 그것을 다 커버한다는 자체는 무리라는거 확실히 알았지요.
    • 집안에 24시간 병수발이 필요한 환자가 있다는 거요. 그리고 특히 죽음 이외에는 끝이라는 것이 없는 경우, 사람을 정말 피폐하게 만들죠. 겪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 악순환이에요. 힘든 몸 이끌고 집에서 온가족 다같이 고생하다가 서로 맘 상하고 몸 상하고 가시는 날까지 편하시지도 못하고...
      누구라도 해봤을 생각일거에요. 30년 시집살이 그거 자체로도 대단하신거구요.
      노인분들 나이들면 고집이 더 세지셔서... 저희 가족도 친할머니께 진저리가 난 상태라... (게다가 저렇게 이해되지도 않는 고집이셔서;;)
      여유가 되고 가족들끼리 의견이 맞다면 더 잘 돌봐드릴 수 있는 곳으로 가시는 게 맞긴 한데
      화장실 일일이 데려다드릴 시설이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 ㅠㅠ
    • 맨날 복지 예산 늘렸다 하는데 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곳에 쓰이면 좋겠어요. 정말 고령화 사회 되고 있고
      예나 지금이나 노인성 치매 환자 부터 해서 참 자식들이 노인 돌보느라 엄청난 애 먹고 있는데 너무나 오랜시간 동안
      집안일로 치부해버려왔으니까요. 이거 안하겠다 하는 자식들은 그저 패륜 취급이나하니까.
    •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10년 가까이 그런 생각으로 살았거든요.
      돈이 들더라도 시설을 생각해 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 몇년 전 돌아가신 친할머니 생각 나네요. 거의 10여년 가까이 아프시고 마지막 몇년은 거동도 제대로 못 하시고 그랬어요.
      정말 힘들었어요. 돈도 없는데 누구 한 사람이 거의 24시간 집에 있어야 되니까요. 울할머니는 억장이 무너질 일을 계속 하시다가도 귀엽기도 하고, 태어날 때부터 같이 살아왔던 터라 그저 '모시는' 입장이 아닌 같이 살아가는 입장이라서 가족모두 애달퍼했어요.(시설 보낸다는 건 상상도 못했죠. 젊은 사람들이야 모르지만 시설 보내는 거 어른들 입장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아요)
      역시 고생은 어머니가 제일 많이 하셨죠.
      아빠가 간혹 할머니 거동못하시는 거 보면 성질내듯이 엄마 닦달할 때 짜증 엄청 나고 했어요. 아빠도 사실 아시면서 순간순간 짜증나시고 그런거겠죠.
      깔끔하신 분들 힘들다고 하시는데 안 그러신 것도 힘들어요. 방안에 온갖 냄새와 오물투성이의 이불, 그런 것들도 눈물이 납니다. 가래성 침을 정신없는 와중에 그냥 뱉기도 하시고.
      순간 짜증이 너무나서 차라리- 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역겨워지기도 하고.
      마음으로 밖에 위로가 안 되네요. 어머니께 더 마음 쓰시고 위로하시고 그러세요.
    • 당연한 것입니다. 어머니 걱정하시는 것도이해되고. 윗분 말씀 대로 시설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해요. 사실 시설에 대해 안 좋은 인식들을 갖고 있어서 내가 불효를 짓는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게끔 되시는데. 그건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 저희 어머니도 그냥 널싱홈 같은데 보내 달라 하셨어요. 괜히 자식들 눈치 보기 싫다면서. 시설이 관리만 잘 된다면 좋은 것 같아요. 뭐, 아직은 제가 겪어보지 못 해서 일 수도 있지만 말이죠
    • 십년 병수발에 불효자 안될 사람 어디 있을까요. 그것도 요즘 세상에...
      지난 달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 나네요. 딸이 넷이나 있는데 쉰살 먹은 이혼남 부친께서 장남이란 이유로 모시고 살았죠. 그나마 몇 년 전부터 시설에 들어가셨는데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고맙던지요. 여튼 노후 생각하면 건강이 최고입니다. 정정하게 사시다 말기가 다 되어서야 폐암인 거 아시고 입원 1주일만에 앉은 채 돌아가셨다는 할아버지같은 죽음이 제가 원하는 라스트지요...
    • 댓글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저만 이런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네요.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요즘 이 문제로 너무 힘들었거든요..스트레스 받고...그래봤자 어머니만큼 하겠냐마는..어머니에게 더욱 잘하고 앞으론 좀 도와드려야 겠어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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