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의 시작

서류상으로 끝난건 벌써 3주가 지나가고, 이사도 했고, 11게월간의 길고 긴 참아야 하는 날들의 끝이 지난 건 같은데, 끝났다 라기 보다는 끝이 시작되는 구나 다행이다 란 느낌이다. 

8월 15일에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를 얻고서도 9월 1일이 되어야 이사를 마칠거 같다는 거북이의 말에도 동의해 주었었다. 방하나짜리 아파트로 가니 나두고 가고 싶은게 많다라는 사람한테,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아파트에 자기 명을 아직 빼고 싶지 않다는 사람한테 뭐든 다 해줄테니 9월 1일에는 내 집에서 나혼자 자게 해달라고, 그리고 9월 1일까지 일방 하나만 청소해 달라고, 그게 내가 참고 미치지 않고 지켜나갈 유일한 힘을 주는 거라고 부탁했었다. 본인도 내가 지겨우니 걱정말라고 하던 거북이는 8월 31일 저녁, 자신은 그런 말에 동의한적이 없으며 9월 1일에 본인이 나간다는 건 단지 나의 상상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기가막힌 것 보다 더 힘이 빠지게 된건,,, 그런 말을 하는 그를 보면서 정말 이 사람은 나한테 기억하고 있지만 잊은 척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이 말이 진실이라고 믿는 다는 걸 깨달았을 떄였다. (이 장면은  stoner의 한장면과 똑같았다) 악의도 없는 나를 깨부수는 행동들. 앞으로 모든 작고 큰 선물이를 두고 결정하는 모든 걸 다 계약서를 써야하겠구나 라는 생각에 정말 지치다 못해 나쁜 생각도 했다. 


그리고 금요일 처음으로 선물이를 데리고 갔다. 앞으로 2주에 한번 주말에만 아이를 데려간다. 전화 끄지 말라고 신신 당부 했건만 다음날 아침 전화는 거북이 목소리 대신 지금 거신 전화는 통화가 불가능 하니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란 자동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 10시에 전화하자 이번에는 내 전화를 받고야 일어났다고.


마음에 미움이 너무 많다. 이제와서 지난 10게월 동안 내가 그렇게 믿었는데 나를 계속 힘들게 한 사람한테도 뒤늦게 화가 난다. 그때 그가 화를 내는 건 나의 잘못이라고 그의 말을 믿은 나 스스로를 경멸하게 된다.  이제와서 어떻게 친구한테 그럴 수 있냐? 라고 말해 무엇하리. 화를 냈어야 할때는 그저 하루하루 울지 않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했을 때라, 그럴 판단력도 없었구나, 싶다. 그런데도 사람이 작아 여전히 뒤늦게 화가 난다. 


아 화양연화에 마지막 장면처럼 앙코르 와트 돌구멍에 내 시커먼 마음속 이야기를 다 해버리면 행복해 지지는 않아도 덜 아프게 될까? 


    • 바닥이 드러나면 그 밑에 깔려있던 진창이 고개를 내미나 봐요. 물이 잔잔할 때는 진창도 드러날 일이 없는데... 너무 들여다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 힘내세요. 저도 몇년전 몹시 힘든 일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이 다 지나갔네요.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지울 수 없는 일인데도 이제 어쩌다 한번씩은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 가슴이 아프네요

      곧 평화가 오시길 바라요

      선물이와 커피공룡님 모두에게
    • 감사합니다. 


      선물이도 많이 스트레스 받아서 두드레기 같은 게 나곤 했어요. 그래도 이제 저도 선물이도, 그리고 거북이도 좀 더 나아지는 거 같아요. 나아지겠죠

    •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고, 그 과정도 무척이나 고통스러우셨을 테니... 앞으로는 커피공룡님께도, 선물이에게도, 거북이라는 분에게도 고통스럽지 않은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처도 낯선 환경도 얼른 아물고 적응되어서 꿋꿋하고 씩씩한 일상을 이어나가시기를 바랄게요. 힘내세요, 커피공룡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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