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개인 생각

1. 유가족이 요구하는 것은 특검이 아니라, 세월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 그리고 충분한 활동기간을 주자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여야는 수사권, 기소권이 없는 조사위원회와 특검을 2원화해 운영하는 안을 가지고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 둘은 많이 다릅니다.

저는 조사위, 특검 2원화 안은 효율적이지도 않고, 조사위의 활동을 유명무실화 할 수 있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검사의 수사의지를 보장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몇차례의 특검은 진상을 밝히지 못하고 면죄부만 주었던것이 사실이잖아요. 진상을 제대로 밝히고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하려면 유족들 의견처럼 조사위에 기소권과 수사권을 줘야 합니다.

2. 조사위의 역할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마련, 희생자/피해자 보상방안 마련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 진상규명이 핵심 이슈인데요, 진상규명의 범위에 대해서는 물론 구체적으로 정해야 할 부분이고 법률에도 적시되어야 겠죠. 하지만 그게 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폭넓은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와 관련한 의혹은 너무나 많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처벌가능여부와 무관하게 의혹이 되는 모든 것들을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의 관리주체, 세월호 운항과 관련한 해운협회 등의 비리, 진도VTS, 해경 등 정부의 초기 상황파악과 대응 부실, 구조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거짓발표과 사건 축소/은폐의혹, 유병언과 구원파 수사내용, 세월호 대응과 관련한 청와대의 역할과 컨트롤타워 부재문제 등도 모두 포함되어야죠.

조사위원회의 활동범위 제약으로 인해 의혹이 되는 부분을 확인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영원히 밝혀지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조사를 충분히 했는데도 밝히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3. 지금 새정연, 박영선 원내대표가 질질 끌려다니고 있는 것은 보궐선거 패배, 당내문제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대한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시당초 그런 의지가 없었는데 선거때에만 반짝 세월호 코스프레를 한것이 아닌가? 혹시 야당도 이 사안을 어느정도 선에서 덮고 싶어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듭니다. 국민의 세월호 피로가 문제가 아니라 여야 정치인들의 세월호 피로가 문제 아닐까요?

4. 지금 여당과 야당은 유가족이 요구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된 조사위원회 구성안'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것 같습니다. 핵심이슈는 커녕 유가족이 이야기한적도 없는 '특검추천위 구성건'(특검임명권도 아니고 특검추천위 구성건입니다.)이 특별법의 핵심이라며 여야가 갑론을박 하고 있습니다.

5. 결국은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 문제입니다. 제가 보기에 '대통령'과 여당은 진상규명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결국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에 의해 적정한 선에서 수사하고 일부 책임자에 대해 처벌하고 꼬리자르기 하려고 하는게 아닐까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여당이든 야당이든 진상규명 의지가 있는 주체하고의 협상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진상규명 의지가 없는 주체하고 타협하면 진상규명은 물건너갑니다.
    • 5번이 현실화될까봐 걱정입니다. 대충 넘어가도 현실적으로 걸리는게 하나도 없어보여요.


      현실이 시궁창이라는 말같은거 참 싫어하고 어떻게든 능동적인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앞이 막막할 따름입니다.

    • 2번 사항과 관련해서 덮어야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겠습니까. 계속 끌면서 사람들의 피로도를 높일테고 뭔가 시선을 분산시킬 사건이 터지길 기다리겠죠. 대선 국정원 관련한 이슈들이 세월호 이후 잠잠해져 버렸듯이...애궂은 희생이 더는 안 생기길 바라는 게 최선이라는 것에 화가 나죠.

    • 3항. 의지가 없지는 않겠죠. 힘이 없는 거 아닐까요? 야당 내 최대계파가 강경파이고, 강경파의 수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았다면 결과가 조금 나았을까요? 여당이 움직이지 않는데.. 여당에게 무얼 주어야 딜이 가능할까요? 그런 게 있기는 있을까요? 그런 게 있다해도 그 딜 때문에 더 커다란 후폭풍이 있지는 않을까요?




      당리당략적으로는 잘못 맡은 겁니다. 세월호 유족들에게 욕을 먹더라도 그 문제를 덥석 받아 안는 게 아니었죠. 여당에게 안고 넘어지게 했었어야 했어요.


      여당이 빼도 박도 못할 상황에 들도록 했어야 합니다.




      박영선 위원장이 무슨 힘이 있나요. 애초에 맡는 게 아니었어요. 그도 힘이 없어서 맡지 않으면 혼자 욕을 먹을 상황이 되어 힘에 떠밀려 맡은 거 같습니다. 원내대표 하나만 해도 수면 시간이 부족 할 정도로 중재해야 할 일이 많을텐데, 잘못 된 거죠.

      • 야당이 힘이 없는게 아니라 '스스로 무력한것' 같습니다. 결정적으로 선거에 진 후에 패배의식에 둘러싸인거 같습니다.


        선거직전 희생자 부모 두명이 십자가를 지고 팽목항까지 도보순례를 하고, 단원고 생존학생들이 국회까지 도보행진을 하고, 유족들이 국회앞에서 광화문에서 농성을 시작할때 박영선 원내대표등 야당 의원들도 세월호 특별법을 꼭 관철시키겠다는 결기가 있었죠.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했지만 여론조사를 하면 여전히 과반수 국민들이 세월호 특별법을 지지하고 있어요.


        야당의 선거참패는 야당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들어있는 것이었지만 세월호를 그만하라는 국민의 뜻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선거결과와 무관하게 세월호 특별법을 계속 밀고갔어야 하는 이유죠.


        그런데 야당은 1차 합의때부터 결정적인 오판을 한것 같습니다.

    • 애초에 여당과 유가족들이 수사권&기소권에 대해 입장이 다르면서 절대 합의할 생각이 없는 상황인데 누가 끼어들어도 중재가 어렵죠.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빠지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51.6%는 특별법에 반대할 수록 더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거든요.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관훈토론이니 인터뷰는 곧잘하던데 공개토론회는 왜 성사가 안되는지 아쉽네요.

      • 여론조사를 하면 절반이 넘는 국민이 기소권, 수사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지지합니다. 언론사나 여론조사기관 무관하게 항상 비슷한 결과가 나옵니다.


        세월호 특별법 천만인 서명운동에서 벌써 400만명 가까운 국민들이 서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통령 지지율에서 긍정평가보다 부정평가가 더 많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세월호 특별법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소수 유가족만이 아니었습니다. 다수 국민의 총의가 모여있는 거였어요.


        타협이 아닌 투쟁으로 특별법을 관철할 필요가 있었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유가족은 그렇게 하고 있는데 야당이 그걸 못하고 있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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