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글이 다 날아갔네요. 아무튼 간단히 줄인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

아... 쓴 글을 날리니 허망해서 글을 잇기가 어렵네요. ㅠㅠ 나름 열심히 썼는데..

살릴 방법도 없고..

쓴 글 아까워서 간단하게만 정리할게요.

원체도 답글로 쓰다 길어져 개별로 분리했어요. 혹시라도 답글로 달지 않고 따로 다는 것에 대해 언짢으시다면 정말로 죄송합니다.


1. 존엄사와 안락사


둘은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존엄사 death with dignity: 의학적으로 필요없다고 여겨지는 연명치료 등의 중단

안락사 euthanasia[easy death]: 의사가 의도적으로 환자의 삶을 중단


안락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첫째는 환자의 자발성에 따라,


자발적 안락사 voluntary euthanasia: 환자가 의식이 있고, 스스로 선택한 경우

비자발적 안락사 non-voluntary euthanasia: 환자가 의식이 없어 대리인에 의해 결정되거나,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결정한 사항에 따르는 경우 (전자와 후자는 실제로 차이가 있으며, 논의 시에도 구분하나 따로 명칭를 부르지는 않아서)

타의적 안락사 involuntary euthanasia: 의사가 결정한 경우


둘째는 의사의 행위에 따라,


능동적 안락사 active euthanasia: 의사가 환자의 사망을 불러오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수행(예로, 약물 투여)

수동적 안락사 passive euthanasia: 의사가 환자의 사망을 불러오는 행위를 암묵적으로 수용하거나 방치(예로, 심폐소생술 등의 개입 비시도, 인공호흡기의 중단 등)


여기에 추가로,


의사 지원 자살 physician-assisted suicide: 의사가 환자에게 삶을 마칠 수 있는 약물 처방


의 세부분류까지 해서 나뉘게 됩니다.


2. 법제


능동적 자발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의사 지원 자살을 허용하는 곳: (미국) 오레곤, 워싱턴, 뉴 멕시코, 몬타나, 버몬트


국내는 2009년 5월에 대법원에서 존엄사를 허용하는 판례가 나왔으나 개인의 권리로 인정받지는 못하는 상태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 능동적 자발적 안락사를 허용하면 의사 지원 자살 및 존엄사도 허용하는 반면,

의사 지원 자살을 허용하는 곳에서 존엄사는 판례에 따라 다릅니다.


3. 노인 자살에 대해


3-1. '노인'이라는 계층에 대한 논의

굳이 노인이라는 접두어가 붙을 필요가 있을까요? 노인이 되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사실과 노인에게 제도화된 자살이 필요하다는 논변을 연결하기가 어려운 것은 그 연결고리에 있을 텐데요, 즉 '노인이 되면 자살이 필요할 정도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라는 전제가 성립이 되어야 합니다.

먼저 건강 - 신체적 삶의 질 - 의 면에서 보자면, 위의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노인이 되면 자살이 필요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가 되어야 한다라는 주장이 성립해야 하나, 이는 건강에 대한 기계적 정의에 의거하고 있는 논증이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현재의 건강의 개념은 단지 신체적인 능력만을 따지지 않고, 개인의 생물학적 환경 + 사회적 환경 + 물리화학적 환경 + 문화를 포괄하는 종합적 개념으로 이 중 하나의 약화는 다른 것으로 보충 가능한 상보성을 띄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근한 예를 들자면 -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저에게 있어 한 지향점인 - 최근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분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바 있지요. 국내에선 대학도 가기 어려운 실정입니다만, 적절한 환경과 양육을 통해 충분한, 또는 수준 이상의 지적 성취가 가능하다는 것이 현재 다운증후군에 대한 입장입니다. 최근의 장애와 관련된 논의도 단지 신체에 대한 의학적 돌봄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환경의 변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구요. 노화에 대한 접근도 동일해야 합니다. 단지 신체가 쇠약해졌다고 하여, 그/그녀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좀 아쉬운 관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3-2. 우생학과의 연결

한 계층에 대해, 또는 신체적 상태를 삶의 권리의 판단 기준으로 삼게 되면 우생학으로 연결되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계층에 대한 배제의 논리는 세계 제 2차대전까지 올라가는 강압적 전체적 우생학이라는 혐의를 피하기 어렵고 (이렇게 구분하는 것은 최근 능동적 개인적 우생학은 허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논리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윤리적, 정서적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노인이라면, 장애인, 중환자는 자살해야 한다는 주장을 부정할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 있을까요.


3-3. 노인 계층의 경제학적 지위

사회학적 논의를 보면, 노인 계층이 결코 경제적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닐 뿐더러, 사실 '노인 증가는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것은 60년대에 16-45세가 부양 계층으로, 55-60세면 은퇴하던 시절의 경제학적 담론에서 내린 결론이라는 점에서 노인 자살에 대한 경제학적 논의는 더 나아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최근에 노인의 무급 비고용 돌봄 노동의 가치, 사회 보장에 대해 새로운 접근들이 이뤄지고 있고, 이에 대한 논의를 지켜보아야 할 것 같네요.


4 & 5. 원체 안락사의 찬반, 실존주의와 자살에 대해 꽤 글을 적었으나,

날아갔어요 ㅠㅠ 복구도 안되네요 ㅜㅜ

다음에 더 적을께요.

위의 글도 너무 간단하게 적어서 좀 허술하다는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기대됩니다. 기다리고 있을께요. 

    • 나중에라도 꼭 다시 올려주시길 기다릴게요.  지금 올리신 간단한 코멘트들이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

    • 최근 글을 날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날려버리셨다니 너무 안타깝네요.




      3-3이 제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면 저는 강경 반대파가 될꺼에요. 경제학적 효용과 인권이 따로 노는 기분이 강해지는 편이라서요. 은퇴하여 국가의 부양을 받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제학적 효용은 자기살해겠지만, 그건 온전히 비윤리적이고 그 선택에 그런 경제적 논제가 고려 대상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미국에서 담배 산업 관련해서 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장기적으로는 이른 사망에 이르르기에 죽지 않고 오래 사는 사람들보다 의료보험비가 적게 든다는 광고를 만들었다가 욕 먹은 것처럼 말이죠. 적어도 자살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먼저 [그저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달성되고 나서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이타적인 자살은 윤리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져야 되는가, 에도 걸쳐져 있다 생각하고 그 이전에 과연 우리가 안전하게 [이타적인 자살]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가, 가 선행되어야 한다 봅니다. [이기적인 자살]이라고 할 경우에는 개인주의에서 타자에게 최소한 죽음에 대한 선택까지는 개입을 해야 되는가 말아야 되는가의 유무 문제라고도 보고요. (이타적 자살에 순교나, 열사, 전쟁사망자 등등의 여러 특수항 사이에 노인도 포섭이 되는게 아닌가 싶어요. 온전히 개인(신체의 고통 등)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삶의 질, 비효율적인 비용)적인 문제로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면 그건 구조가 바뀌었을땐 선택하지 않아도 될테니까요.)

    • 구체화된 설명들이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오네요. 그래서 사라진 글이 더욱 아쉽고요. 힘드시더라도 나머지 글 저도 부탁드려 봅니다. 로그인 후 장시간 글쓰면 로그아웃 상태가 돼서 자주 불상사가 일어나더군요. 20줄 이상 쓴 시점부터는 복사하기를 잊지 마세요!

    • 스위트블랙님, soboo님, 죙벵님, forritz님: 감사합니다. 다음 글은 일단 증발의 후유증에서 좀 회복한 다음에 다시 정리해볼게요. ㅠㅠ


      잔인한오후님: 비슷한 논지의 내용이 원글에 있었는데 날려서 생략했어요. 건강에 대해 제기한 부분과 비슷한데, 네덜란드의 설문을 보면 안락사를 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자율성의 손상을 꼽더라는 것이지요(고통이나 정신적 문제가 아닌). 여기서 자율성은 꼭 신체적인 부분만이 아닌 사회적, 경제적 영역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을테고, 이 손상은 - 심지어는 신체적 부분까지도 - 사회가 어떻게 뒷받침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일 겁니다.

      더불어서 생각나는 꼭지 하나는 반대측의 논지 중 하나. "순수하게 자발적인 안락사의 선택이 가능한가?"라는 논변인데, 결국 다수의 선택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압력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상술해주신 바와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기 전에 윤리학적/논리적으로 이를 이야기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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