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세월호 시청광장 집회 후기
사실은 집을 나서면서도 특별법 제정은 물건너 가는 중인데 집회에 참여하는 의의가 무엇일까에 대한 회의를 반쯤은 가지고 떠났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니 발디딜틈없이 수많은 인파가 서울시청광장을 가득 채우고 각학교와 단체, 정당의 깃발들이 나부끼고 있더군요.
사람들에게 많이 잊혀졌다고 생각했는데 먼 지방에서 오신 분들도 많으시고 그곳에서 특별법 제정 플랭카드를 들고
아직은 후덥지근한 날씨에 그 곳을 지키는 한 사람마다의 열망이 느껴지는 자리였습니다.
바로 앞에 4~5살짜리 귀여운 여자아이를 데려나온 부부가 있었는데 특별법 제정 플랭카드를 천진난만하게 흔드는 여자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찡했습니다.
각 지역에서 서명을 주도하고 계신 분들이 연단에 올라와서 이야기해주셨는데 원주에 있는 고등학생도 한 명있었습니다.(국회로 가야할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였어요.)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유가족 대표분들의 연설이 있었고, 환호를 엄청 받았던 김장훈씨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11일동안 함께 단식에 참여했는데도 김장훈씨 특유의 패기는 여전하더군요.
김장훈씨가 "사노라면"과 "내 사랑 내 곁에"를 유가족들과 함께 무대에서 불렀고 다같이 합창했습니다.
아, 그리고 김유민 학생 아버지, 엠뷸런스 타고 그 자리에 도착하셨는데 33일 단식하신 분들인데도 단단한 결의가 있는 힘있는 목소리가 한마디마다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습니다.
"찾아오는 중고등학생들에게 희망을 느낀다,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나는 광화문에서 죽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말씀하시는거 촬영해서 다시 돌아오면서도 들었는데 그 결의에 찬 목소리 귓전에서 사라지지 않더군요.
저는 거리행진까지는 함께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이게 장기전이 될거라는걸 다들 각오하고 계신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이렇게 많은 이들의 열망, 4백만이 넘는 사람들의 서명, 해외에서의 응원,,,, 그럼에도 짓밟히고 있는 유가족들의 인권.
내일은 교황님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게 될텐데 가느다란 희망이라도 걸어봅니다.
* 마음은 여전히 착잡합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란 구호를 소리 높이 외쳤는데
나는 과연 이들과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고, 생전 처음 참여한 집회였는데 왜 진작 함께 하지 못했던가 후회도 되었습니다.
* 듀게 분들도 몇 분은 계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네, 아이들 많더군요. 어린 나이에 재미있는 장소는 아닐텐데 그래도 꿋꿋이 잘 참석해주더라구요. 특별법이 다 그 아이들 미래가 걸린 문제인데
그런 자리에 참여했다는게 나중에라도 기억에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시작할 때 연설자 중 인천에서 오셨다는 어머님과 그 다음 고등학생(?)
수만관중 앞에서 떨지 않고 말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한건데
은근히 속으로 감동했던 기억이 남습니다
다들 고생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