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이정현 당선의 의미: 국개론과 국갑론

지난 재보궐 선거 성적표를 받아 본 사람들--특히 야권지지자들의 반응이 각양각색입니다. 일례로 서민교수는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국개론적인 "이제, 유권자를 욕할 때다"고 주장했고, 한국일보 서화숙 기자는 트위터에서 (아마도 순천결과를 보고) 진보와 지역주의가 같이 가던 호남이 진보를 버렸다고 성토를 했지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순천 이정현 당선의 의미를 분석한 좋은 글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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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이정현이 당선되었습니다. 이번 결과를 놓고 여러가지 해석들이 있는데,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데요. 그래서 나름 이정현 당선의 의미를 몇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유권자가 갑이고 정치인은 을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주지시켜준 사건

어떤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모습은 유권자가 갑인가 아닌가입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고, 아무리 근사한 민주적 절차와 시스템을 갖춘다해도 형식일 뿐입니다. 새민련의 근본적인 패인은 박영선의 예산저지 망언에서도 보듯이 갑질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정현은 철저하게 을의 입장에서 머리를 조아렸구요. 새민련은 노상 밥만 먹으면 민주주의를 떠들면서도, 정작 민주주의의 본질이 뭔지 기본도 모르는 청맹과니들입니다. 

이념이니 지역이니 계층이니 하는 정치공학을 떠나, 유권자 머리 꼭대기에 올라타서 갑질을 하는 기본이 안된 집단에 표를 준다면 더 이상 주권자가 아니라 노예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순천 곡성의 국민들이 을의 본분에 충실한 이정현을 선택하고, 갑질을 하던 새민련에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은 민주주의의 아주 당연하고도 정상적인 모습이죠.  

따라서 이번 선거결과는 이정현의 승리가 아니라, 유권자의 승리라고 평가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듯 합니다.  



2. 이정현인가 새누리당인가? 

많은 사람들이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이라는 외형적인 모습에만 흥분하던데, 잘못된 시각입니다. 순천 곡성에서 당선된 사람은 "새누리당 후보 이정현" 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예산폭탄을 공약하고 그것을 실천할 것 같은 정치인 이정현" 인 것이죠. 낙후된 지역에 특별한 예산 지원을 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인데, 결코 새누리당의 평소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니 일각에서 마치 순천 곡성의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한 것으로 해석하며 반색을 하는 것은 헛물을 켜는 것이고, '순천 곡성에서 어떻게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나' 며 비장한 표정을 짓는 것 역시 헛소리에 불과하죠. 



3. 이정현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금물

제아무리 입바른 소리 늘어놓아봐야 친노의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듯이, 이정현 역시 친박일 뿐입니다. 박근혜를 최고의 정치지도자로 여기며 심복질을 할 수 있는 정치관과 이념이 어디 갈 수는 없는거죠. 어쩌니 저쩌니해도 장세동이 전두환의 꼬붕일 수 밖에 없었듯이, 이정현이라고 특별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호남유권자들을 표셔틀쯤으로 여기는 친노들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아서 어디 한번 애써봐라는 마음으로 구경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처(ref.) : 정치/사회 게시판 - 이정현의 당선 - http://theacro.com/zbxe/free/5101802
by 피노키오



서민교수 칼럼: 이제, 유권자를 욕할 때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2&aid=0002507779

    • 민주주의의를 상정한 글임을 주지하는 선에서, 중앙 정부의 지원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지방의원이 돈다발 땡겨 오겠다 하는 공약이 정상적인 민주주의인가요, 그에 힘입은 이정현 당선이 민주주의 승리입니까. 민주주의를 빼고 그냥 갑질의 구도에서 새정치연합-새누리-유권자를 논했다면 어느 정도 수긍은 하겠어요. 그러나 모두 민주주의니 지역살림이니 대의명분 뒤에 숨어 이권은 포기안하는 건 마찬가지로 보이네요. 투표는 치뤄졌고 아쉬움이든 기쁨이든 각자 받아 들여야 할 몫이죠.


      국가는 상징적 그물일 뿐이고, 우리는 자신이 직면한 환경이 더 중요하니 순천 분들의 선택의 뜻은 알겠습니다. (서 후보 공천은 너무한 일이긴 했죠.)


      바꿔 생각해보죠. 영남권 유권자가 갑이어서 새누리밭입니까. 허망한 논쟁만 될까봐 더 언급은 안하겠습니다.


      저는 위 글은 좋은 글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힙니다.

    • 퍼오신 글은 한마디도 동의하기 어렵네요. 민주주의의 핵심은 법치와 견제입니다. 국회의원이 되었다고 예산 폭탄을 퍼붓겠다는 공약을 하는 여권의 실세 정치인의 말이 사실은 가장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지요. 예산은 국회가 통과 시키고 여야의 견제로 국가 전체의 예산을 결정하는데 자기가 힘이 있다고 예산 폭탄을 주겠다는 공약 자체가 그런 과정들을 무시하고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암시를 하는 것이고, 유권자들도 거기에 넘어간 것이지요. 박영선은 그 프레임에 갇혀서 손해를 봤지만, 실제로 예산 결정 과정에 야당 의원들의 힘도 필요하다는 중요한 사실을 당연하게 말한 것이었지요. 




      이번 이정현의 당선은 그저 여권이 유권자들의 욕망을 잘 읽고 혹은 그 욕망을 잘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을 뿐이지요. 

    • 위분들 주장대로라면 지역개발 공약내건 국회의원들은 다 문제겠군요. 중앙정부 지원없이 불가능한 개발공약 안건 국회의원 출마자가 있기는 한가요?




      예산폭탄이란 구호는 동대문 시장에 붙어 있는 폭탄세일같은 겁니다. 폭탄세일한다니 그게 가능합니까? 시장 질서를 교란하네요? 이리 반응하니 프레임싸움에서 진다고 무려 미국의 언어학자 레이코프씨께서 주장했고 듀게에도 얼마전까지 회자되었는데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네요. 

      • 제 요지는, 민주주의 운운하며 승리다 어쩐다 말하지 말고 그 본질로 얘기하자는 겁니다. 주장들과 대세, 지식과 명분을 앞세워 포장하지 말고 말이죠. 제가 프레임 운운한 게 아니라 정확히는 위 글이 프레임 짜맞춰 상황에 맞지도 않은 갑-을 용어 선택으로 이야기 하고 있으니 하는 말였습니다. 갑-을을 쓰려면 민주주의가 아닌 자본주의에 기반한 논지를 펼쳤어야죠. 흔히 쓰는 자본민주주의에서 왜 자본은 떼고 민주주의만 제시된 걸까요? 애초에 자본민주주의를 썼다면 예산폭탄 연결은 참 자연스럽게 보일 겁니다. 님이 동대문 걸고 나오시는 것처럼 필연적이죠. (자본)민주주의로 알아서 해석해야 했나요? 갑-을 사용에 대해 환유법이라도 동원해서 파악해야 합니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지는 알겠는데 위 글은 저를 설득하기에는 아웃이라는 말씀입니다.



    • 서갑원이 이정현만큼이라도 비맞으며 발바닥으로 뛰어다녔으면 이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겁니다. 서갑원 공천하기 전에 새정연에서.. 아니 재보궐 있기전에 안-김이 조금이라도.. 아니 안-김 커플 만들때 새정연에서... ㅜ ㅜ  수많은 만약이 떠오르네요. 이런 만약.. 이 생각나는 일이 한둘이겠습니까 허무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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