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아기들이 많이 오는 동네 분식집을 하십니다.

아기들 나이대는 다양합니다만 거의 대부분이 이유식을 갓 떼고 손으로 음식을 주워먹는 수준의 아기들이 많이 옵니다. 

유모차랑 아기의자가 필요한 어린 나이고요. 제가 육아를 안해봐서 정확한 연령대는 잘 모르겠네요.

거의 엄마가 작은 그릇에 덜어준 국수를 손으로 집어먹는데 입으로 가는것보다 바닥으로 떨어지는게 더 많습니다. 

그리고 애기가 한번 와서 먹고 난 자리는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엄마들이 치우고 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돌아간 뒤에 테이블을 치우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런데 가게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손이 많이 가는 손님들이 그리 진상이라거나 귀찮다거나 하는 생각은 안들어요.

아기들이랑 뒷정리 생각 안하고 먹고싶어서 외식하고 싶다면 우리 가게가 그정도 서비스는 해 줄수 있다는 생각이죠.

육아가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 쌓이고 그런걸 이해하는 차원도 있겠습니다만 그것보다는 

그렇게 해서라도 우리 가게 한번 더 찾아주면 그만큼 돈을 더 버는거니까 뭐 이런 생각입니다.

워낙에 아기들이 많이 오니까 밥먹다가 다같이 소리지르고 그러면 

가게가 좀 지옥 한복판처럼 변하기는 하지만 다른 손님들도 대체로는 이해를 해 주는 분위기고요.

(카페가 아니라 동네 분식집이라는 장소적 특성이 가장 크겠습니다만.)


그러니까 결론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아기 손님은 환영입니다. 어른 손님을 데리고 오거든요.

노키즈존이 생기는것도 환영입니다. 애들이 갈곳이 줄어들면, 우리 가게로 손님이 더 많이 올테니까요.

사회적인 합의 이전에 시장원리에 의해서 독서실 컨셉의 조용한 북카페가 아닌 이상은, 키즈카페가 생길지언정 노키즈카페가 생기기는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 저는 직접 카페를 하고 있는데, 애라고 다 진상인 게 아니라 어른이나 애나 진상부릴 사람은 부리고 아닐 사람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개인적으로 애들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사회의 일원으로 살면서 다음 세대를 키워내는 일에 어느 정도는 연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고요. 진짜 에너지가 넘치는 애들을 데리고 와서 방치하고 있는 부모들을 보면 오히려 짠한 마음이 듭니다. 다행히 아이들을 엄청 좋아하는 직원들이 있어서, 한두 시간 커피를 마시는 시간 동안 부모들이 신경을 덜 쓸 수 있게 놀아주면 나중에 애들을 추스려 가게 문을 나설 때 좀 기운이 난 거 같은 낯빛을 할 때가 있어요. 그렇게 잠깐 쉬고 돌아가서 다시 애들과의 전쟁을 하는 거겠죠. 여기가 한국이 아니라 좀 상황이 다를 수도 있지만 뭐 사람 사는 거 어디나 비슷하지 않을까요.

      • 뭔가 위로받는 기분이에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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