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라... 생각이 많아지네요
뭐, 제 깝냥에 누군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납득시키기는 무리(특히 듀나처럼 똑똑한 분 많은 사이트에서)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그냥 끄적거려 볼게요.
저는 호주에서 살고 있어요. 아예 사는 건 아니고 내년 초 까지만 살고 다른 나라로 갑니다.
외국에 여행이 아닌 1년 이상 거주는 여기 호주가 첨이구요.
(모 유저분 때문에 여기 산다고 하면서 얘길 꺼내면 일단 반감을 살 것 같네요..ㅜㅜ)
미리 말씀드리는데, 저는 한국이 자랑스럽고 추후에 여건이 되면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비교해서 까내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고 오히려 애정이 넘치는 편이랍니다.
여기 와서 정말 좋다고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삶의 여유에요
그 삶의 여유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은 가족이죠.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언제, 어느 곳을 가든 아이들과 함께 한 가족들을 볼 수 있어요.
주말, 평일, 오전, 오후 가리지 않구요.
도처에 깔린 공원, 야외수영장, 테니스코트, 카페, 뮤지컬 공연장, 영화관, 거리의 버스킹, 한산한 거리의 벤치...
다들 유모차 끌고 나와서 가족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여유를 즐겨요.
특히 제가 수영을 좋아하는데 수영장에서 갓난아기들 데리고 와서 같이 물놀이 하면서 노는 모자, 부녀가 정말 부럽더군요
여기 애들은 어찌나 똘망똘망 이쁘던지( 마의 16?17?세를 넘으면 우리나라 애들이 1000000x100000000 배 이쁘지만요 ㅋㅋ)
제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는 데다,
저나 부모님이나 살가운 스타일이 아니라 항상 그런 평화로움과 다정다감함이 부러워서 더 크게 와닿았을 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저는 여기에서 철저한 외국인일 뿐이라 이면의 생활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1년이상 살아 본 제 시각으론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노키즈 카페의 찬반여부를 떠나서, 그것이 정당하니 마니를 떠나서,
그냥 조금 서글픈 생각이 들어요.
나같이 어린 시절을 가슴 먹먹하게 기억하는 아이들이 한국엔 정말 많겠구나, 더 많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음, 제가 호주에 가본 적이 없는 관계로 순전히 궁금해서 여쭤보자면, 언급하신 장소 중에서 야외는 그렇다고 해도 카페나 공연장, 영화관에서 유치원 들어가기 전 정도의 아이들은 조용히 하나요? 일하다가 궁금함이 뻗쳐서 적당히 구글링해보니까 이런 것도 나오네요. 호주 발레 시어터에서 5세 이하의 어린이는 입장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고요. 소란을 피우니까 오지말라는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http://www.australianballet.com.au/book_now/venues_access/children_at_the_theatre
저는 솔직히 아기가 입장할 수 있는 공연에는 가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아기가 울음 같은 것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싼 돈 내고 감상하러 온 음악 및 공연을 아기 울음소리 때문에 망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거든요. 2살 이하 어린 아이가 발레 공연을 이해할 수 있을리도 만무하고 기억 조차 못합니다.
노키즈존이 생긴다해도 일부일 뿐이라 큰 걱정안하셔도 될겁니다.
노키즈존 보다 걸어다니고 말만하기 시작하면 사교육 시장에 자식 던져버리는 부모들 덕에 유년기가 더 먹먹해질 가능성이
높아보여요.
그리고 주말의 이마트는 오늘도 아줌마들이 '갑돌이 어디 갔어? 갑돌아아아아아아!!!!!!!!' 고함을 지르면 갑돌이는 '으아아아앙~~~' 거리며 동쪽 끝부터 서쪽 끝까지 전속력으로 돌아다니며 울부짖고, 저쪽에서 갑순이는 '엄뫄아아아앗!!! 저것 봐와아아아아아!!!! 되~~~게 신기하쥐이이이잇!!!!!!' 소리를 지르는데 엄마란 사람은 애 조용히 시킬 생각은 커녕 핸드폰으로 옆집 아줌마랑 수다 떨기 바쁘겠죠.
아이를 싫어하시기 보다는 아이를 제어하지 않는 부모를 싫어하시는 것 아닐까요..
본인도 갑돌이던 시절을 지나 지금의 머루다래이실텐데.
굉장히 뜬금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