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 전 상당히 실망했어요
놈놈놈이 스파게티웨스턴 따라가려다 자빠졌다면, 군도는 스파게티웨스턴에 대한 타란티노의 재해석을 따라가려다 자빠진 꼴이라 훨씬 모냥 빠지는 케이스 같습니다.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나 타란티노 영화 자체가 기존의 것을 전복시키는 묘미가 핵심인 것을 고려하면, 번뜩이는 연출력보다는 모범생스러운 무난한 연출로 볼 만한 영화를 만들어 오던 윤종빈이 이를 차용해 오기에는 애초에 궁합이 썩 맞지 않는 조합이었어요. 그래서인지 뒤로 갈수록 모범생스럽게 영화를 완성시키고자 하는 기존의 윤종빈스러운 욕구와 타란티노 모방욕구가 충돌해 이도저도 아니게 된 느낌입니다.
이게 가장 노골적으로 보이는 게 조윤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윤종빈은 늘 이런 선과 악의 묘한 경계에 선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 왔죠. 근데 뿔난 백성들이 뒤집어 엎는 서사를 기반으로 타란티노식 난장을 부릴 생각이었다면, 지리산 추설들은 죄다 러닝타임 문제 때문에 평면적으로 대충 그려놓고 그 반대편에 놓인 조윤에게만 몰빵 때리는 짓은 하지 말아야죠. 캘빈 캔디는 겁내 매력적인데 장고나 킹 슐츠가 하나도 멋대가리가 없으면, 그 둘이 캘빈 캔디 저택 아작내는 걸 누가 즐거워 합니까?그걸 스스로 의식해서인지 영화는 막상 본격적인 난장을 펼치며 카타르시스를 폭발시켜야 할 클라이맥스에서 오히려 몸을 사립니다. 괜히 조윤 캐릭터나 더 심화시키려는 욕심에 클라이맥스를 계속 유보, 지연시키는 바람에 후반부는 축축 늘어지고 영화의 밸런스나 방향성은 깨지고 말아요. 다 보고 나면 정말 영화가 뭘 보여주려 했는지를 모르겠어요. 단순히 괜찮은 오락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면, 적어도 클라이맥스는 잘 챙겨야죠ㅜㅜ
아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가 용서받지 못할 점은, 작정하고 날리는 개그가 대부분 처참할 정도로 안 웃기다는 겁니다. 유머러스하고 싶으신 일념으로 '느낌 아니까', '앙대여~!' 같은 개콘 유행어를 강의 중간중간 뜬금포로 날리시는 교수님의 강의를 3연강으로 듣는 심정이었달까요
저는 다른 건 모르겠고 대체 어떻게 타란티노 흉내를 냈길래 이렇게 죄다 보신 분들이 타란티노 따라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게 만드는 건지 너무 궁금해요. ㅎㅎ
멀쩡한 감독 홀린 강동원이 죄인입니다;
세번째 문단이 절절이 공감가는데 저는 그럭저럭 초중반부를 즐겼으나 훨씬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 화가 나네요.
격하게 공감가는 리뷰입니다. 전 영화에서 타란티노 베끼기에는 연출이나 발상이 너무 역부족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네요.
그배우들을 데려다 어찌 찍었기에 이리도 혹평인지 꼭 보고싶은 영화입니다..
예고편 봤을때 캐릭터들이 디게 평면적이겠다 싶었는데
강동원뺴곤 진짜 다 그랬군요.
강동원은 마성의 남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