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듀게의 피로감은 왜 생기는걸까요...

듀게는  제가 2001년인가 2002년도부터 왔던 곳이었던것 같아요.

처음에는 하이텔에 올리시던 듀나님의 리뷰에 이끌렸었고, 인터넷이 활성화되는 시기에 이런곳이 있다는걸 알게되었죠.


당시 듀게만한 곳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문화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굉장히 전문적인 의견들이 오고가던 곳이었는데, 그렇다고 부담스러운 곳도 아니었거든요. 가벼운 글은 가벼운 글대로 진중한 글은 진중한 글대로 좋았어요.

유저들의 시각들도 마음에 들었고....뭐 전반적인 그 분위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런데...2010년이후 뭔가 듀게에 오면 알수없는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잦은 게시판 이동이 일단 첫번째 원인이었던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맥이 끊기는 일도 있었고, 잡음도 있었고...게시판의 이동이 깔끔하지 않는 방향으로, 갑자기 진행되가며 그 정도가 더 심해지는 느낌이었어요.특히 이번 이동은 더욱 그랬죠...

게시판이 바뀌더라도 금새 활기를 되찾던 곳이었는데, 이번에는 이동 후에 한참동안이나 정전된 듯한 분위기가 감돌더라고요.뭔가 유저가 확 줄었다..뭔가 사람들이 떠나간다...그런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그게 게시판 이동으로 인한 이탈만이 문제는 아닐거에요. 논란은 듀게의 단골 화두지만, 저번 게시판부터는 그 수위나 방식이 뭔가 이전과 다르다...좀 지친다...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아마 그때가 유난히 특정 사이트에서 듀게를 공격하려 들어온다! 첩자질을 하는 유저가 있다! 하는 얘기들이 많던 시기고, 논란을 만들기 위해 쓰는글들, 그 글들을 조롱하는 글들, 싸우는 글들이 막 어지럽게 핏대를 세우던 그런 시기였던것 같아요.

잠시 듀게가 사라졌을때 빨리 게시판이 활성화되었으면 하고 생각했지만, 실제 게시판이 열리고 나서는 이전처럼 애정이 가진 않더라고요.

그리고 저도 점차 발길을 끊게 되었죠.가끔 듀나님 리뷰를 확인하러 오는 정도?


김전일님과 관련된 특정한 논란에서 비롯된 글들이 여기저기 쏟아지고 있는데...왜 나는 듀게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던걸까..생각해봤던 많은 화두들이 누구를 옹호하느냐 어떤 진영에 섰느냐와 상관없이 많이 언급되고, 지적되는걸 보면서 아..정말 다양한 피로함들이 산재해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정확히 뭔지, 무엇이  핵심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다양한 것들이 중첩되서 부담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것 같아요..그게 지나친 공격성이든, 과한 예민함이든....친목질이든...간에 편하고 애정을 가지고 활동하기에는 뭔가 부담스럽고 알수없는 벽들이 자꾸 느껴졌던것 같아요.

요즘 커뮤니티들이 다 날카롭고, 수가 틀리면 견디기 어려운 공격들을 받는 분위기가 대체로 존재하긴 하지만..유난히 요즘 듀게는 더 접근하기 어려운 뭔가가 있어요..

예전의 듀게...옛날이 좋았지..하는 얘기들은 십년전에도 있었던것 같지만...유난히 그런걸 더 느끼게 되네요.요즘.


지금 논란이 되는 문제에 숟가락을 얹고 싶은 생각은 아니구요;;

왜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듀게에 불편함을 느끼고 잘 안찾게 되었던걸까..하는 생각이 그냥 논란들을 보면서 들더라고요.

사실 이렇게 활동이 뜸해진건 매우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던거라 특별히 그 이유를 생각 해본적 없었는데...그냥 여러가지 의견들을 보니 다양한 시각의, 다른 이유의 피로감들이  산적해있었던것 같아서 남겨보아요..




    • 저도 활동한 기간이 비슷할거 같은데 쓰신 글에 많이 동감해요. 전 이번 일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10여년이 지났는데 내 기대치와 같을 수 없다는걸 받아들이기로 마음먹고 그래도 아직까지는 글읽고 쓰는 즐거움이 남아있는한


      듀게 유저로 있으려고 합니다.

    • 그리고 아직까지 운영이 되고 글이 올라오는 것만으로도 운영진에게도 감사하고 있구요.


       

      • 듀나님이 얽매이는걸 싫어하시는 것 같지만 책임의식은 참 있으신것 같아요^^;




        듀게야 워낙 매력적인 게시판이니 도와주시려는 멋진 분들도 많고...지금까지 삐그덕대면서도 계속 굳건히 유지되는것 같고요..

        • 사실 거의 기적적인 일인거 같아요. 저도 옛날 게시판의 글들과 분위기는 많이 그립습니다;;

        • 솔직히 듀나도 게시판에서 얻은 게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 맞아요...그리고 듀나님이 이 게시판에 안오시는거 참 섭섭합니다. 이해는 하지만서도...ㅜㅜ

            • 최소한 형식적으로나마 유지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나 보죠
              • 영화평은 꾸준히 올리시잖아요. 저 같은 경우 잘 보고 있고요.

    • 듀게에는 지속적으로 트롤로 생각되는 유저가 있었죠. 트롤이 아니라면 게시판과 안어울리는 유저요. 한사람이 가면 다른 사람이 왔지만, 지금 양상은 트롤이라고 불릴 유저랑 싸우는게 아니라, 내전 같은게 돼버렸어요. 그게 옳은 싸움인지 아닌지 판단하는건 아니지만요.

      • 조금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논란에 적극 대처하시고 참여하시고 하는 많은 분들 다들 애정이 느껴지고 활발히 활동하시는데..묘하게 그것도 제겐 견고한 벽같은 느낌이 들어요...어휴..가볍게 참여하기가 어려운 뭔가...언제나 크나큰 이전 전사들이 기반으로 깔린 얘기들이고..얽히고 섥히고 계속 지속되는 과정에서 얘기가 되고...
    • 제가 듣기로는 옛날 듀게도 만만치 않게 피곤한 동네였지 말입니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는 얘기도. 

      • 피곤하긴 했는데 요즘하곤 많이 다르지 않나요. 누가 '저 xx 순나쁜 xx에요' 하면 돌 한 개 씩 던지는 게 지금이라면, 예전에는 '내 저 양반을 작살내리'하면서 물어뜯던 분위기였던 듯.


        다들 돌 대신 죽창이나 몽둥이 정도는 휘둘렀던.

    • 언제부턴가 듀게 분위기가 많이 흉흉해졌지요ㅜㅜ. 


      새로 그린 그림이 있어서 듀게에 올려볼까 생각하는 중인데...게시판 분위기를 보면 내키지가 않아서 계속 망설이고 있어요. 그냥 앞으로는 블로그를 새로 만들어서 거기에만 그림을 올릴까봐요... 이제는 듀게에 게시물을 올리는 게 마음 편하지가 않네요.

    • 논쟁이야 늘 있어 왔지만 상대방의 예전 글 봐서 프로파일 구축해 그걸 다른 사안에 붙은 논쟁에서 상대방을 판단하고 공격하는 건 예전과는 다른 방식같습니다
      • 아니에요 그건 전에도 그랬죠
      • 하하..

        그 전에는 훨씬 많았습니다.

        오죽하면 듀게유저에 대한 엑셀파일이 존재한다고까지 했는데요.
        • 5년 간 듀게를 안 하고 살았어요
          • 전 약 10여년 전 얘길 하고 있는 건데요.

            제가 듀게 알게 된지는 11년 됐구요. 허허
    • 유의미한 담론이나 주제, 혹은 그것을 많은 노력과 시간, 진정성을 담아 생산하는 분들은 거의 사라졌는데


      그것을 소비해온 사람들의 시니컬하고 날카로운 성향(혹은 그 부차적인 성향이 듀게의 본질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만큼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혹은 후자가 전자의 분위기나 사람들을 조금씩 밀어낸 것인지도 모르겠구요.

      • 듀게에서는 예민하고 날 서 있어야 한다는 행동코드라도 있는지 아니면 그것을 듀게스러움이라고 간주되는 건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후자가 전자를 밀어냈을 수도 있죠

        굳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까지 피로도를 경험하고 싶지 않잖아요
      • 볼만한 글들이 많이 사라졌죠. 때론 신변잡기나 사소한 것에 대한 궁금증이라도 그걸 통해서 엔하위키스러운 자잘한 정보들도 많이 얻고 갔는데 그것도 이젠 별로ㅠ 딴 얘기이지만, 가끔 필요한 정보가 있어 구글링을 하면 듀게 구 게시판이 검색되는데 덧글이 안보이니 매우 아쉽더군요. 후자는 이제 듀게 개성이려니 해요;;

    •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고 시대는 변하니까요 2010년까지 유지한것도 제가 볼땐 기적이에요
    • 고인 물이 썩은건지 썩은 물이 들어온건지..
    • 시간이 흐른거죠 뭐 세월이 변한거니까
    • 요즘처럼 게시판이 날이 서 있을땐 벚꽃동산님의 먹짤이 그립습니다...
      • 벚꽃동산님의 먹짤이 그립습니다2

        너무 맛있어보여서 괴롭기까지했던 음식 사진들이었죠ㅜㅜ
      • 글쎄요 그분도 소위 친목질과 네임드 논란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분이셨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 인터넷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 방식의 차이도 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신 시절에는 텍스트 중심이었고, 접속할 시간은 짧은 대신(통신비 부담이 있으니까요) 다른 시간에 더 많이 생각하고 다른 것도 보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인터넷으로 바뀌고, 인터넷 문화란 게 생기고, 텍스트보다는 이미지 중심에서 이미지보다는 동화상 중심으로, 긴 호흡의 글보다는 트위터 같은 단문의 글로, 심지어 기기적으로는 컴퓨터에서 휴대용 단말기들로 흘러가는 전반적인 흐름에서 듀게도 자유롭지 못한 것일 뿐. 물론 다른 데보다는 조금 천천히 가는 느낌은 있습니다만. 일례로 이천년대 초반에는 초성체 가벼워보여서 싫다는 글이 심심하면 올라오곤 했는데, 중간에 언젠가부터는 죄송하지만 자음 남발 좀 하죠 하고 쓰는 분위기였다가, 지금은 그냥 누구나 자유롭게 ㅋ나 ㅎ를 길게 붙여 쓰죠. 

      • 인터넷 생태계가 변하면서 사람들의 커뮤니티 이용행태와 글쓰기방식이 변했는데 듀게는 날은 날대로 서 있으면서 예전같지 않다,볼 만한 글이 없다는 말이 잊을 만하면 나오니 이것도 흥미롭습니다
    • 맞아요. 저도 듀게질 쭉해왔지만, 요 일이년 사이 부쩍 듀게가 좀 그러네요. 특히 이 게시판 작업하면서 새 게시판으로 오고 부터요. 학술적인 분위기라던지, 페미니즘, 정치, 역사에 대한 담론을 정성들여 쓰시는 분들은 이제 없어지고, 다들 날은 서있고. 여기 와서 뭘 물어보기도 사실 겁나요. 몇번 올려봤지만, 주렁주렁 부정적 의견들. 지금 삶이 팍팍하구나 생각도 하지만, 전반적을 예민하고, 영양가는 없고 그런느낌이네요. 저도 눈팅족주제에 할말은 없지만, 저번에 우울한 글 올리지마라는 얘기보고 좀 깜짝 놀랐어요.  

    • 어느 커뮤니티든 오래 활동한 사람들은 똑같은 말을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많지 않죠.

    •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나 다구리 때리고 이런 것들은 비슷하다지만 듀게는 그 특유의 극딜이나 빗취스러움이 확실히 다른 곳들과는 레벨을 달리해왔죠

      엔하위키든가가 요즘 듀게엔 고민상담 류의 글만 많고 우울한 분위기가 짙어졌다 그랬던 것 같은데 전 이게 이유라고 생각해요 피씨의 잣대와 유저의 프로파일링을 토대로 극딜이 계속되니까 섣불리 뭔 글을 쓰기가 무섭죠 듀나인 고민글이나 써야지 그래도 고민글들에는 다들 목소리 톤을 낮춰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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