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안 스튜디오의 CEO가 생각하는 좋은 RPG

최근 가장 핫한 RPG게임이라면 스팀에서 3주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일겁니다.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을 제작한 라리안 스튜디오의 CEO는 스벤 빈케라는 분인데요,
이분은 그러니까 자기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좌절도 하고 눈물도 흘리고 직원이 30명에서 2명이 되어보기도 하고 다시 40명이 되기도 하면서,
훌륭한 RPG를 만들기위한 일념 하나를 가진 제작자로, 평소 지론은 제작사는 퍼블리셔의 입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개인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RPG 평가 기준 FUME을 소개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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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dom (자유): 캐릭터 발전의 자유. 디자이너가 준비한 스테레오타입에 맞추지 않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아바타를 만들 수 있나? 게임 속에서 영향력 있는 결과를 불러오는 결정을 내릴 자유가 있나(비선형성)?

- 폴아웃 1편은 F 점수를 높게 준 게임이었고 대부분 바이오웨어 게임은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F 점수를 상당히 낮게 줬다. 애석하게도 대부분 RPG는 내가 보고 싶은 것과 아주 거리가 멀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향한 몇 걸음이 있었으니 아직 희망을 갖고 있다

- Universe (세계): 세계가 흥미로운가? 다양한가? 독창적인가? 그 세계에서 멋지고 재미있는 모험을 할 수 있는가? 충분한 깊이가 있나? 관심을 가질만한가? 일관성이 있나? 시작 캐릭터 뿐 아니라 충분히 성장한 캐릭터로서도 흥미로운 세계인가? 플레이어의 행동을 반영하여 변하는가? 영웅적 행동의 결과로 무언가 변하는가? 모든 답이 예스인 게임이라면 다른 기준에서 낮은 점수라도 해보고 싶을 것이다

- Motivation (동기): 캐릭터를 발전시킬 동기. 항상 메인 스토리만이 동기가 되는 건 아니다. 디아블로의 경우 아이템 수집과 컷씬이 동기가 되었다. 하지만 좋은 스토리라인이 게임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욕망을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세계(U)가 평이해도 다음에 뭐가 이어질지 발견하고픈 동기가 있다면 계속 플레이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U와 M이 너무 낮은 게임이라면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경우에는 70 레벨 캐릭터를 둘이나 만들 정도로 플레이했다. 많은 사람들은 겨우 둘 뿐이냐 하겠지만 여가시간이 별로 없는 나에게 둘이나 있다는 건 미친 짓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스토리가 좋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고 세계에 큰 인상을 받은 것도 아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다른 사람들로 인해 동기가 부여된 경우였다

- 때문에 어느 것이든 계속 플레이할 동기를 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고의 동기는 정서적으로 강한 인상을 주는 강력한 스토리라인이다

- Enemy/Antagonist (적대자): 캐릭터의 발달을 방해하는 적. 넓게 해석할 수 있다. 악당일 수도 있고, 윤리적 문제일 수도, 개인적 문제일 수도 있다. 그 적대자가 무엇이든, 목적이 무엇이든, 흥미롭고 다양하고 독창적이고 그럴듯하고 놀라우면 좋겠다

- 이 부분에서 인상적인 RPG가 있나 생각하기 어려운데, 시스템 쇼크의 쇼단 만큼은 기억에 남을 정도로 날 당황하게 만들었다. 기억에 남는 악당이 부족한 이유는 게임이 구성할 수 있는 스토리의 한계와 관련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바타의 모든 것을 인지하고 약점을 치는 악당을 만들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한다

- 모든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게임은 하나도 해본 적이 없지만, 적어도 한 부분에서 괜찮은 점수를 받는 게임들을 많이 즐겨왔다. 그러니 둘 혹은 세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게임이라면 꽤 성공적인 RPG라고 생각한다. 내가 울티마 VII을 그렇게 사랑하는 이유가 바로 세계(U)와 동기(M)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자유(F)가 있다는 환상을 그럭저럭 주었으며, 적어도 악당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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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훌륭한 기준들 중 하나가 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 


      제가 게임 평가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스토리의 질인데 이게 자유도와 엮이기 시작하면 좀 골치아파지더군요. 그럴듯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게임플레이 과정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야 하는데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그걸 매끄럽게 엮어내기가 힘들거나 제작자의 시간과 노력이 곱절로 들죠.


      제가 '자유도 높은' 게임을 별로 해보지 않아서  예로 떠오르는 게 뉴 베가스 정도밖에 없는데, 물론 팩션 사이를 오가며 마지막까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좋습니다만 정작 스토리 자체에 큰 울림이 있냐 하면 그건 아니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자유도가 낮거나, 혹은 아예 일직선형 전개라도 스토리 자체가 훌륭하고 분위기 등에서 여운을 남기는 게임 쪽을 선호합니다. 소위 말하는 전자관광 게임인 Dear Esther 같은 것들요. 여기저기서 신나게 까이지만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도 나쁘지 않았고요. 쓰고 보니 둘 다 RPG는 아니라 급하게 여신전생 시리즈(4 제외) 추가합니다.

    • 전 오늘 몇개의 글에서 언급된 순수RPG게임이 왜 (대중적으로) 몰락 혹은 외면 당했을까를 생각해봤어요.


      뭘까요? 제가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기술적 한계에 따른) 낮은 몰입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만일 순수? RPG가 말초적인 동기부여를 주는 유사RPG나 액션, 슈팅게임을 압도할만한 기술적인 효과로 플레이어에게 RPG의 가상현실세계에 푹 빠질만큼의 몰입감을 준다면 (주로 인터렉티브와 그래픽환경의 혁명적인 발전) 옛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거 같아요. 

      • 어드벤처장르의 몰락과 궤를 같이 하지 않을까요? 요즘에는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요.

      • 텍스트의 몰락이 가장 큰 원인이겠죠. 텍스트가 절대적이지 않은 엘더스크롤은 승승장구하는데, 블랙아일 RPG는 고전하고 있는것만 봐도 알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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