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좀 우려스럽게 흘러가네요.

 

 

관련 깜냥이 부족해 웬만하면 가만 있으려 했으나 오지랖에 제동 걸어봅니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자살 충동이 흔한 증상인 것처럼 충동과 시도 전 주변에 그와 같은 말을 하는 것 역시 발현되는 증상입니다.

그걸 단순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고요.

 

게시판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바닷물을 들이키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은 맞습니다.

그 외 여러 부작용이 따르는 것도 맞습니다. 제대로 된 방법을 찾아 제대로 된 길에 노력을 쏟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을 찾는 이정표가 필요한 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둑으로 막다가 터질때가 되서야 어찌할바 모르고 주저 앉아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딱 한마디일 수도 있고 단지 터트려 쏟아내는 것일 수도 있어요.

응급처치는 완전한 치료가 안되지만 상황에 따라선 죽느냐 사느냐의 당락을 결정하곤 합니다.

전 게시판 내에서 그와 같은 응급처치가 이루어지는 것을 봤습니다.

물론 그 이후엔 당연히 전문 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겠고요.

 

건강한 정신 상태의 사람이라도 우울한 글을 보다 보면 감정적 전이를 경험하게 됩니다. 다소 우울해질 수 있죠.

하지만 어차피 자살하지 않을 사람은 어떤 글을 본다 하더라도 자살하지 않습니다. 우울해진 마음은 이내 다른 계기로 사라질테고요.

 

이쪽의 손실이 매번 일어나는 것이고 저쪽이 얻을 수도 있는 일회용 구명줄이 어쩌다 한번 일어나는 것이라해도,

둘을 저울질한다면 전 단연 후자에 얹겠습니다.

 

아녜요. 자살에 대해 말해선 안된다고 하면 안됩니다. 그들의 입을 막는 것이야 말로 선동글이나 자살에 대한 언론 보도보다 위험하니까요.

세상으로부터 배척받는단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자살에 대해 환상을 심어주는 것보다 질이 나쁩니다.

 

 

 

 

 

/

 

 

 

오해의 소지가 있어 덧붙입니다. 저는 이번 게시판 내에서 언급된 센터에서 제기한 이의를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 저도 비파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 이 글에 동감합니다. 그리고 중앙자살예방센터라는 곳에서 머루다래님의 글에 대해 삭제 요청을 한 것은 지나치게 편협하고 독단적인 조치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안 좋은 선례로 남을 것 같아 걱정됩니다.
      • 거기엔 동의하지 않습니다. 별개의 문제이고 필요한 조치였다고 봐요.

    • 아기 사진에 이어 우울함도 말 못하게 되면 상당히 씁쓸할 겁니다. 특히 후자는 표현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그 장벽을 더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듀게에서 허용되는 자유로움이 점차 줄어드는 것 같아요. 친목질을 금지하자는 얘기 나왔을때 정말 놀랍고 실망스러웠는데...이젠 자살에 대한 얘기까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암담합니다.
        • 친목질은 대부분 게시판에서 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 딴 얘기지만 듀게에서는 다른 게시판과 달리 '친목질'을 환영하는 건

          그만큼 우울하고 여기 말고 친구가 없어서 의지를 너무 한 나머지


          여기서도 친목을 못 하게 하다니 난 어찌 살라고!! 하는 심정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건강한 현상은 아니죠.
        • 친목과 친목질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제 생각은 오래전에 [친목과 친목질.]이란 제목으로 정리했고 더 이야기하고 싶진 않습니다.

      • 아기 사진은 무슨 얘긴가요?

          • 태그 정도를 요청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기사진이 왜 싫은지는 이해가 안 가지만) '주의'라니 좀 웃기네요

            • 아기사진이 싫은 건 생각보다 진지한 이윱니다 신상사진을 싫어하는 것과 일맥상통하고요
    • 도대체가 다른 방법이 생각이 안 나서 그러는데, 하소연 등의 글 제목에 태그를 달면 어떨까요? 읽을 사람은 읽고, 감당하지 못할 사람은 안 읽고...인데 이것도 후자를 지켜준다는 보장이 없으니 문제군요.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제발, 모니터 뒤에서 (병원이나 전문가를 찾으라는 것 이외의) 되도 않는 어설픈 충고/조언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설령 충고 하는 사람이 전문가일지라도.

      • 꼭 태그를 달지 않아도 어느정도 구분이 되고 또 클릭해서 들어갔다 해도 몇줄 읽으면 금방 알게되니까요. 스포일러처럼 읽는 순간 끝나는 문제가 아니니 번거로운 절차에 대해선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병원이나 전문가를 찾으란 조언은 필요해서 하는 조언이기도 합니다. 그게 귀찮은걸 떼어내기 위한 수단일때 문제가 되는거지 말 자체는 옳은 소리입니다.



         



        /



         



        아, 잘못 읽었군요.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역시 다른 조언들도 필요할 수 있어요.

        • 다른 조언들의 문제는 밑에도 누가 썼듯이 정작 책임을 져야 할 때는 나몰라라 하고 없어질 수 있고, 또 그럴거기 때문에 결과는 신경 안 쓰고 생각나는대로 던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거죠. 이건 조언자가 정말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조언이라도 모니터를 사이에 놓고 보호받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는 본성이에요. 전문가라 해도 돈을 받고 직접적 책임을 지고 해주는 조언과 모니터 뒤에서 어떤 사람이 쓴 글만으로 그 사람에게 충고를 해 주는 건 충분히 위험할 수 있다고 봐요.

    •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번 조치건은 자살이라는 단어를 기계적으로 걸러내어 이루어진 조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원문에 구체적으로 자살관련 기관의 이름이 명시되었고 해당기관에 의뢰하였다는 사례가 언급되어 있었기에 관련 규정에 저촉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 어쩌다하는 상담글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늘 똑같은 글이 올라온다면,

      간곡하게 장문으로 몇십개씩 달아준 댓글을 읽고 본인도 좀 귀기울이고 조금이라도 굳어질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느 순간부터 상담이 필요한게 아니라

      관심병이 아닐까싶어요.

      장문으로 길게 길게 몇십개가 달렸는데

      담에 똑같은 글이 또 올라오면

      뭔가 타인에 대한 성의도 없어보이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나 시간도 중요한거잖아요.

      그리고 그글의 어떤 악영향도 무시할수없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가끔 올리는 글은 괜찮습니다.


      위로와 지지 보냅니다.

      그러나 늘 같은 패턴이라면

      차라리

      일기장이나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진짜 상담이나 대화가 필요할때만

      게시판을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울증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자신의 굳은 의지

      입니다.
      • 그걸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면 게시판 상담은 물론 병원 치료가 별로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우울증 치료의 치료법이 개인의 의지라는 발언에 반대합니다.
      • "우울증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자신의 굳은 의지" <--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에 "굳은 의지"만으로 치유되는 병은 없고 "우울증"도 마찬가지입니다.


      • 사실 병이라 하면 의지로 낫는게 아니죠.

      • 의지만으로 나을 수 있는 병은 없지만 모든 병의 치료에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게 작용하죠.

        • 우울증의 주요증상 중 하나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입니다.


          치료를 위해서 "의지"를 가지라고 먼저 요구할 수 없는 상태일 경우가 많습니다.

          •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위로를 해주거나 상담을 하는 것도 의지를 북돋는 하나의 과정 아닌가요?

            • 동의합니다. 의지만 가지면 극복한다. 는 틀렸지만 최소한의 의사가 바탕되어야만 치료를 위한 스타트 테잎을 끊을 수 있습니다. 그건 약이나 주변인이 대신해줄 수 없는 당사자의 몫이고요.

              의지를 갖는다고 다 완치되는게 아니지만 애초부터 없다면 상태 호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맞겠죠.
    • 확실히 우울증보다는 정신분열증 쪽이 더 우려스럽죠. :p

    • 말을 하고 말고는 개인의 자유입니다. 거기에 태클거는 댓글또한 개인의 자유입니다. 게시판이란 그렇습니다.
      하지만 책임 못질 아는 척과 위선적 동정이 사람에게 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아마 제가 지금 쓰는 댓글이 더 오지랖에 가까울 겁니다.
      글쓴 분 마음이 뭔지는 알겠지만 무책임하다는 생각 지울 수 없습니다.
      지금 바로 위에도 개인의 의지가 치료에 제일 중요하다는 저런 아는 척 글들이 올라오네요.

    • 먼저 저는 우울한 기분을 토로하는 글을 이 게시판에 올리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이 게시판에 우울한 글을 자주 쓰시는 분들이 종종 즐겁고 유쾌한 글을 억지로라도 (어디서 베껴서라도)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보통 마음이 즐거울 때 즐거운 글을 쓰지만, 즐거운 글을 쓰려고 애쓰다보면 마음이 덩달아 즐거워지기도 합니다.


      그게 언어의 힘인 것 같습니다. '슬픔', '외로움', '고통', 이런 단어들은 그 연상 작용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그쪽으로 몰아가기도 합니다. 


      우울할 때 자신의 기분을 토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홀가분함과 위로도 있겠지만, 우울한 글을 계속 쓰다 보면 그런 글에 빠져 더 우울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글을 쓸 때 일관성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한 번 우울한 글을 쓰면 계속 그런 글을 써야 할 것 같고, 한 번 웃기는 글을 쓰면 계속 웃기는 글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일관성 따위 무시하고 억지로라도 즐거운 글을 한 번씩 쓰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한 번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어떨까 합니다. 


      물론 마음이 힘드신 분들께 이런 일을 억지로 해보라고 권할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병원 치료가 필요하신 분들은 당연히 그런 치료를 계속 받으셔야겠지요.     



    • 우울하다는 소리도 여기다 못쓰면 솔직히 무슨 글은 되는거야 싶은 마음이 드네요. 우울하다는 글  지속적으로 쓰는 분들은 정말 절박해서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답변들도 그렇게 정성껏 써주는 분들이 많았던 것이구요. 그리고 대부분 사회적으로는 우울을 덮고 멀쩡한 척 살아야 하지 않나요?


      인터넷 공간 빌려서 우울하다는 토로할 자유조차 없는가 싶어서 서운해지네요.

      • 2!2!2!2!2!


        입니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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