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목요일, 꿈에서 우산을 봤어요.

꿈에 자주 나오는 사람과 정말 단 한차례도 등장하지 않는 사람이 있지요.

어제 꿈엔 대학교 선배 언니가 나왔는데 정말 뜬금없기가 그지없더라구요.

최근 몇년간은 떠올린적도 없는데 이 사람이 왜? 싶었어요.

그러다 꿈 막판에 웬 낯선 남자가 나타나 그 언니의 발을 우산으로 쿡쿡 찌르는 거예요. 맙소사, 두 군데의 상처에서 피가 퐁퐁 솟아나지 뭐예요.

저는 꿈을 총천연색으로 꾸기 때문에 굉장히 놀랐어요.

그리곤 바로 꿈에서 깨어나 부랴부랴 씻고 출근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가방정리를 하다가 항상 넣어가지고 다니는 3단짜리 우산이 문득 눈에 띄는 거지요.

생각해보니 요즘엔 비가 내린 적이 거의 없기도 하고 왠지 바보같단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빼고 갈까 하다가 혹시 모르니까- 하고 도로 넣어두었어요.

오후가 되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마구 쏟아지더군요.

어휴, 매일갖고 다니다가 하필 오늘 놓고 왔음 어쩔 뻔 했나요. 아마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을 듯 싶어요. 크크-

그리고 볼일을 보고 집에 가려고 지하도를 올라가는데 어린 커플이 제 앞에서 걸어가는 폼이 영 불안한겁니다.

특히 남자아이가 손에 쥔 긴 우산을 보니 뭔가 느낌이 안좋았어요.

그래서 뒤따라 올라가지 않고 옆으로 슬쩍 피했는데 그순간 남자아이가 우산을 쥔 팔을 앞뒤로 신나게 흔들더군요. ;;

끝이 금속으로 된 뾰족한 우산이었는데 그 자리에 있었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해요.

'저기요, 우산 그렇게 흔들지 마세요. 뒤에 오는 사람이 위험하잖아요.' 라고 주의를 줄까하다가 행여나 싸움이라도 붙으면 2:1은 불리하다는 생각에 꾹 참았네요.

아무리 어리다해도 대학생 정도로는 보이던데 어쩜 저렇게 부주의할까 싶기도 하고 암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무일 없이 귀가-

 

뭐, 그렇다한들 간밤에 꿈에서 본 우산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요.

 

 

 

 

    • 그러니까 이게 수요일 꿈이죠?
      백마 탄 기사가 나타나 마녀 발등을 찔렀군요.
      꿈 다 칼라로 꿔요 옛날에나 흑백이었지 요즘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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