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의식의 흐름] 변화에 대한 민감함과 두려움
아주 친한 친구에게 오랜만에 카톡을 보냈습니다. 친구가 바빠져서 요즘 통 연락을 못하다가, 약간 부탁 반, 하소연 반인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을 건 것이었구요. 그런데 친구가 뭐랄까, 좀 대면대면하게 대답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실 비슷한 부탁을 전에도 한 적이 있어서, 한참 연락 없다가 건수가 생기자 연락하는 저도 좀 민망한 것도 있었고.. 결국 친구가 바쁜 듯 대답이 없자, 저도 더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기분이 무척 이상한 거예요. 아, 이제 이 친구는 나랑 친하지 않다고 생각하나. 내가 귀찮은건가. 부탁하는 건 포기해야겠구나. 그럼 어떡하지..
그래도 그렇게 대화를 끝내기는 영 찝찝하여 하루가 지나 다시 말을 걸었습니다. 한참 후에 답이 오길래, 그냥 하려던 얘기를 털어놓아 버렸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적당히 쿨하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었구요. 그 얘기가 끝나고 다시 신변잡기로 주제가 넘어가자 다시 친구는 대답이 대면대면해져서 대화를 끝내긴 했지만...
그러고 나니,
1. 친구는 그냥 늘 거기에 있는데, 내가 내 입장에만 빠져서 친구가 금방이라도 날 버릴 거라고 생각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나치게 눈치가 빠른 건지, 눈치를 보는 건지. 상대방의 반응에 민감합니다. 그리고 내가 뭔가 피해를 주면, 그쪽이 나를 쉽게 멀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구요. 내가 남을 그렇게 대해서 남도 나에게 그럴거라고 생각하는걸까요? 심리학에서는 어렸을때 부모님에게서 받은 트라우마가 있다고 하던데...(부모님과는 사이좋아요ㅋㅋ 제 말은 무의식쪽에서..ㅎㅎ)
2. 처음엔 '내가 괜히 걱정했네'하고 마음이 가벼워졌는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생각해보니, 어쩌면 친구는 정말로 제가 귀찮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중간에 고민 부분은 내가 심각해보이니까 나름 열심히 답을 주었을지도 모르구요. 그 이유가 너무 바빠서인지, 정말로 제가 전에 비해 불편해져서인지 알 수 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여튼, 대화가 끝나고 나니 갑자기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는 변화없고 꾸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대가 쉽게 변할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를 대하는 상대의 태도에 이렇게 민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을 못믿는걸까? 아니면 나의 이 느낌이 맞는 것일까.
어차피 천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하죠.
그래도 알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이고, 그만큼 그걸 알아채려고 신경도 많이 쓰고 있구요.
의식의 흐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이 먹으니까 낯이 조금 두꺼워졌는지 에라이 씨 뭐 어쩌라고 하게 되더군요
저도 제 친구가 전보다 저에게 소홀한게 서운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사람 관계란 변하는걸 피할 수 없다고 인정하기로 했어요.
그래도 대화를 할 수 있고 만날 수 있다면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혼자서 생각할수록 더 부정적인 생각에만 빠질 수 있으니까요.
친구가 바쁘네요. 당연히 대화가 버겁거나 귀찮을 수 있죠.
상대의 태도에 민감한 이유는 상대의 상황에 충분히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죠.
나와의 관계가 전부가 아니라, 상대의 상황에서도 태도가 나오고 자주 못보면 오히려 각자의 상황이 더 큰 영향을 주죠.
글쓴님도 그 친구에게 용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문제가 있어서 이야기를 건 거고, 그 친구도 글쓴님에게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상황이 안되니까 대화가 데면데면한거구요.
친구에게 하소연을 많이 들어보세요. 그럼 그 친구가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그냥 힘든 상황이라 그런 걸 납득하게 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