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요즘 사람이 엄청 까칠해 집니다.

다들 본거지만 이제야 '언어의 정원'을 보기로 했습니다. 보는 김에 신카이 마코토 영화들을 주루룩 다시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했습니다.


전작들에 비해 엄청난 노가다를 자랑하는 작화에 일단 놀랐습니다.


입을 벌리면서 보다가 갑자기 '욱'해 버렸습니다. 


타카오가 유키노의 구두를 만들어준다고 발치수 잴 때는 그야말로 멘붕상태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봤던 영화 중에 이렇게 묘하게 에로틱한 영화가 있던가 싶을 정도로 묘하게 야한데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선생과 제자의 관계라니... 막장을 제대로 찍어주시는 건가? 


심지어 마지막에는 그냥 막 덮어버리며 마무리... 


분명 저 스스로 심각한 도덕군자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꼰대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보고 욱하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내가 늙은건가?


하는 생각을 먼저하고는 좀 마음을 추스리고 '별의 목소리'에 도전했습니다.


이미 본거였지만 하도 오래 전에 본거라... 


그런데 또 역시 '욱' 


공출보국 사발 한잔 받고 태평양으로 떠난 그 비행기 조종사랑 뭐가 다르더냐...  


결국 그 이후 작품들은 더 이상 못보겠어서 그냥 접어버렸습니다.


'별의 목소리'는 예전에 봤던 기억으로는 아련한 첫사랑 같은 느낌으로 봤었던 것 같은데 나이들고 보니 이 무슨 정신나간...


으로 이해되는 본인 스스로도 놀란 아주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사람이 까칠해져서 예쁜 스토리를 이렇게 보고 그러는건지 저랑 비슷한 느낌을 받은 분들도 있는건지...

    • 언어의 정원은 안 봐서 모르겠지만 별의 목소리는 처음 봤을 때 부터 부조리 하다 느꼈어요. 제국주의 시절을 연상하진 않았지만 이런 부조리함에 대한 순응이 그 동네 정서에 베어있는 게 아닌가 싶죠.
    • 그 장면을 에로틱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놀랐네요.

    • 저는 '언어의 정원'이 에로틱하기보다는 너무 오글거리더라구요. 여주인공의 섭식장애나 인간관계에서의 문제도 그렇고 마지막에 남자주인공이 화내는 부분도 억지스러워서 긴 작품이 아닌데도 힘들게 봤습니다. 이야기와는 별개로 그림은 참 예쁘더라고요. 특히 지하철 안에서의 빛 묘사와 속도감은 아주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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