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사람을 잊을 수가 없어 너무 괴롭습니다.

이별한 지 일 년쯤 되어갑니다.
막 헤어졌을 때에는 마음의 준비도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고, 여러 가지 일신상의 문제로 충분히 힘든 상태에서 갑작스레 닥친 이별이었기에 극복하기가 예상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연애도 이별도 처음이 아니었기에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죠. 몸과 정신 건강이 매우 쇠약해졌다가 겨우 회복세에 접어든 게 몇 달 전의 일입니다.

헤어진 이유는...... 복잡하게 말하려면 복잡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이 식어서" 라고 말하는 게 가장 간략하고 정확하겠지요. 그 사람이나 저나 열심히 살았고, 그 와중에 서로 가치관이 달라지면서 그 쪽의 마음이 식었습니다. 저라는 인간에 대해 싫어진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 다만 연인으로 관계를 유지할 마음은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데에도 오랜 시간을 들여야만 했고, 이별을 납득하게 되었다고 확신한 현재로서도 괴롭습니다. 그리고 이 괴로움이 이해가지 않습니다.

거리를 걷다가 그 사람과 비슷한 뒷모습이 보이면 저도 모르게 몇 발자국 쫓아가다가 스스로 화들짝 놀라 멈춰서고는 합니다. 비슷한 머리 크기, 어깨, 키, 안경, 옷차림, 머리 모양, 지나가는 사람들을 저도 모르게 열심히 쳐다보면서 한 번이라도 마주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구절 하나 하나가 이런 의미였구나, 그 사람과 연관해서 독해하게 됩니다. 영화음악을 듣고 있으면 함께 영화를 봤던 기억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엎드려 울고는 합니다. 잠을 자려고 침대에 모로 누우면 제 등 뒤에서 팔을 감고 귓가에서 속삭이던 목소리가 아직도 들려서 벌떡 일어나 한참이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얼마 전에는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그 사람이 좋아했던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었습니다. 영화의 중반부터 저는 울음소리가 입밖으로 새어나올까봐 이를 악물고 울며 영화를 봤어요. 그 사람과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부터, 그 때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가 토론했던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 비로소 알 것만 같았고, 당시에는 그 대화가 이런 식으로 추억될 줄 몰랐는데 저 혼자서 이별을 애도하고 있었어요.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나서도 눈물이 그치지 않아서 저는 한참이나 객석에 앉아 울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전의 사랑도 이별도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결국에는 다 보내고 이 사람을 만난 거였으니까요. 하루이틀 전에 헤어진 것도 아닌데 왜 저는 아직도 이렇게 괴로워야 하는 것인지, 그게 단지 고통스러울 뿐입니다. 사랑받고 사랑했던 시간은, 특히 이 사람과 나누었던 모든 사랑의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멋진 것이지만 괴로운 기간이 너무나 오래 이어지고 있으니 이제는 제 자신조차 잃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많이 힘드시죠. 본인이 아닌 이상 어느 누가 온전히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냐만, 제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저도 마음이 아파요. 저는 다행히(?) 이별 후에 그 사람을 미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져서 그리워하고 슬퍼할 시간에 저주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동력 삼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극복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죠. 그래도 마냥 헛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스스로에게서 한 발짝 떨어져나와 제 자신을 돌아보고나니 전보다 더 성장한 느낌이거든요.




      제가 괴로움에 징징거릴 때 주변 사람들 전부 시간이 약이라며 달래주더군요. 그 말이 어찌나 듣기 싫던지. (그걸 누가 몰라서 이러냐?!) 저는 똑같은 말이지만 좀 다르게 말씀드릴게요. 무슨 일이든 끝의 순간은 옵니다. 그때까지 자신을 잃지 마시고 꽉 붙잡아두세요. 그 후에 또 다른, 더 큰 행복이 기다릴지 누가 아나요? 맛있는 거 드시면서 건강 챙기시길 바래요.

    • 애도의 기간이 1년 넘게 가면 진짜 자괴감 들죠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너무 아깝고...

      그렇지만 또 아파하고 ㅎ 어쩔수없는거같아요

      이게 바닥인가? 싶은데 더 바닥이 있고 막...ㅡㅡㅋ
    • 남얘기 같지가 않네요...전 이미 그 사람이 결혼까지 했는데 아직도 격렬한 미움이 가시지 않는데, 누군가가 그건 제가 아직 그 사람에게 마음이 있어서 그런거라고 해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 했답니다...


       

    •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고 누군가에게 설레일 때 비로소 진짜 이별인거 같아요. 그런 사람을 만나는데 걸리는 시간이 좀 긴 것 뿐일거지 곧 만나실거예요.
    • 저도 비슷한 감정은 겪어봤으나 일년이 되가는 시점에서도 이 정도라니 정말 괴로우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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