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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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위에 동양화 물감으로 채색한 그림이예요. 원래 서양화를 전공하지만 동양화 수업도 같이 듣거든요. 원래 학기 중에 작업하던 그림인데 미처 완성을 못했던지라 방학 중에 틈틈이 좀 더 그렸어요. 예전에 주로 그렸던 화사한 그림하고는 좀 다르게 이번에는 어두운 골목길이 있는 그림인데....이렇게 가라앉은 분위기의 그림을 그리는 것도 즐거웠어요.



음....저번에 듀게에 올렸던 그림들(염소 그림이랑 도시 풍경 그림)을 어떤 행사에 출품했었지만 탈락하고 말았어요;;. 행사에 참여하게 되면 그림을 판매할 기회가 주어지기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좀 실망이었죠ㅠㅠ. 그 때문에 한동안 의기소침해 있다가 이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그림들을 그려보고 있어요. 앞으로 한동안은 위의 그림처럼 채도가 낮고 어두운 분위기의 그림을 그려볼까 합니다    

 

    • 웬만해선 그림 같은 거 보고 그냥 그렇네 하는데 이건 되게 좋네요. 배경은 일상적인데 스타일이 이질적이라 그런 걸까요? 

      • 감사합니다. 일상적인 골목길 풍경과 판타지적인 요소를 결합했는데, 이질적이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분위기를 의도하고 그렸어요.

    • 풍선하고 우편함, 달때문인지 완벽하게 어두운 분위기라기 보단 희망이 느껴지는걸요. 종이랑 물감하고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좀 따스한 느낌도 들고요.


      감상 즐겁게 했습니다.

      • 음...교수님들께서 그림을 보고 평가하신 내용이 토끼님의 느낌이 비슷하네요. 


        한국화에는 고유의 따뜻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한지에 물감이 배어드는 느낌 자체가 서양화하고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 그럼 실제 작품의 한지 표면을 보면 또 느낌이 다를 수도 있겠네요. 호오. *_*

    • 저도 토끼님의 감상과 비슷해요. 어렸을 때 흔히 보던 골목의 인상이라 더 좋게 느끼는지도요.


      채도는 낮지만 풍선의 인상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더 장악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 풍선이 이 그림의 주인공 맞아요^^. 만약 풍선이 없었으면 그림이 많이 허전했겠죠.


        여태까지는 그림 안의 공간을 동화적으로 그려왔었는데요, 위의 그림도 그렇고 앞으로는 일상적인 공간을 주로 표현해보려고 해요.  

    • 아이와 어른이 유령같이 허옇게 나와서 저는 어쩐지 슬퍼요. ㅠㅠ  (그래서인지 풍선의 알록달록한 색상까지 괜히 슬프고요.) 낭랑님이 전에 그리신 그림들도 잘 봤어요. 눈이 요렇게 돼서요. O.O

      • 맞아요. 어딘지 슬픈 분위기를 내려고 일부러 하얗고 모호한 형체로 그렸어요. 예전 그림도 보셨다니 반갑습니다:-)

    • 전 나중에라도 어느 정도 돈이 있다면


      알려지지 않은 신인, 젊은 작가들의 그림들을


      적당한 값에 많이 사들여 주고 싶어요.




      벽에 복사 그림틀 몇개를 건 적이 있었는데,


      꽃병을 놓은 것 마냥 집안 분위기가 달라 지더라고요.




      그때 '복제품 말고, 차라리 유명작이 아니더라도 생생한 실제 작품을


      걸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멋진 생각을 갖고 계시네요. 꼭 유명한 그림이 아니더라도 자기 마음에 드는 그림을 집에 걸어두면 참 좋죠. 사실 저도 다른 젊은 작가들 그림을 보면 사고 싶을 때가 많은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ㅜㅜ.

        • 언제 어디서 읽은 글인지도 잊어버렸을 정도로 옛날에, 어릴 때 읽은 글인데,


          그림은 언제나 화가가 죽은 다음에 유명해 져서 한 장에 2백만 달러니 2천만 달러니 하게 된다.


          하지만 거의 모든 화가들은 생전에 그 100분의 1의 그림값조차 받아 보지 못하고


          보통 생활고에 시달리다 죽는다, 이건 정말 비극적인 일이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화가가 죽고 없는 유명작 수백만 수천만 달러에 사지 말고,


          그냥 니 마음에 드는 신인 작가의 그림들을 200, 300달러에 사서 니 방에 걸어라.


          그게 니가 죽을 때까지 너와, 네 주위 사람들과, 온 세상을 더 아름답게 할 것이다.




          요약하면 저렇습니다. 정말 멋진 아이디어 아닙니까?




          어릴 때 교육이 중요하다고, 저보다 먼저 저 글을 읽은 저희 부모님은 실제로


          무명 작가의 그림 몇 장을, 이를테면 10만 원, 20만 원, 30만 원 뭐 이 정도 값을 주고


          몇개 사서 집에 거시고 병원에 거시고 그러셨어요.




          어떤 사람들은 '왜 유명한 작가의 것을 안 사고 그러느냐?'고 했고,


          어떤 사람들은 '나도 이 그림 좋다'고 했죠. 저는 당연히 후자에 전적으로 동의.




          남들한테 재려고 그림 거는거 아니쟎아요, 그 그림이 내 벽에 걸려 있는 동안 남들이 보고


          부러워해주는 시간을 다 합쳐 봐야, 그게 얼마나 되겠어요?



          • 바로 앞 리플하고 앞뒤가 안 맞는 내용인데,


            어릴 때 이런 일과 경험이 있었고,


            살아오면서 집이 망해서 한참동안 예술작품 같은 것을 집에 거는 것은


            꿈에나 나올 일이 되었다가,


            다시 제가 돈을 벌기 시작하고 나서 제가 서점에서 복제 그림 몇개를 사 가서


            벽에 걸었던 일이 첫번째 리플의 일입니다.




            ...저희 집도 IMF때 망했던 많은 집들이 그랬다고 하는 것처럼,


            아버지 발병 집 망 하기 전과 뒤가 뭐랄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다른 세월이라


            어떤 단절의 벽 같은 게 있어요.

    • 포도나무가 있는 동네

      • 풍선다발을 포도나무에 비유하시다니!! 재밌어요ㅎㅎ.

    • 풍선이 배경과 달리 입체적인 느낌이네요 출품하고자한 전시가 혹시 아시아프였나요? 지난번에 올리신 그림과 글 얼핏 읽은 기억이 나서요 재기발랄한 젊은 작가들 작품들 구경할 수 있어 좋아하는데 낭랑님 작품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앞으로도 작업활동 화이팅입니다 응원할게요
      • 네, 아시아프 맞아요^^; 올해 처음으로 참가신청을 해봤는데 선정되지 않아서 아쉬워요. 좀 더 준비해서 내년에 한번 더 지원해보려고요.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정말 멋진 색감이네요


      잘 봤습니다.

    • 느낌 좋네요. 스타벅스같은 커피매장에 걸린 그림이나 사진 판매하던데, 그런 경로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 낭랑님 그림 언제나 잘 보고 있어요~ 팬이에요^^


      저도 윗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림에서 따뜻한 느낌, 어떤 희망을 느꼈어요. 점점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계신 것 같네요. 어딘가에서 낭랑님의 그림을 봐도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멋지십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 푸른 색감이 정말 좋네요. 

    • 통영 벽화마을이 생각납니다. 푸르스름한게 멋지네요.

    • 어둡지만 마냥 우울하지만은 않고, 사탕처럼 알록달록 화사한 풍선이 있지만 마냥 들뜬 것만은 아닌 이 분위기가 참으로 좋네요. 멋진 재능을 가지셨어요!

    • 제가 자주 가는 카페에선 (아마도) 동네 아마추어 화가들의 그림을 전시해 놓고 손님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그걸 사가고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그런 갤러리 카페들이 생각보다 여러 곳이 있겠죠? 그런 곳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그림을 사고, 선물도 하는 문화가 많이 많이 퍼졌으면 좋겠네요.. 따뜻한 그림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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