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실종, 합창, 비밀, 운동, 영어 배우기 등등
1.
친구...라기엔 좀 안 친하고 일단 어쩌다 만나면 원활하게 대화가 되는 지인이 실종 상태입니다. 가족들 말로는 일리노이 남부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데 왜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번에 친구가 실종됐을 때 결과가 많이 안 좋아서 걱정이 많이 되네요. (일리노이 출신)룸메이트들 말로는 일리노이 남부든 옥수수밭 아니면 대학교에서 파티(...)라는데 고등학생이고 술 같은 거 안 먹는 사람이라 그럴 가능성은 없고요. 빨리 찾았으면 좋겠네요
2.
합창 공연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쭉 합창을 해오고 있는데, 이건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제 인생 최대 수준의 로또 같습니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비는 시간이 둘이나 있는게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아무거나 고르다가 얻어걸린게 합창인데 적성도 맞고 목소리도 중박은 해서 (네 자랑입니다. 때리지 마세요) 대학교 합창부도 테스트 봐서 가입. 중간에 잠깐 1년 좀 안되게 레슨 받다 말아서 아쉽긴 하네요. 목소리가 선천적으로 많이 저음이라 웬만한 가요는 못 부르는 건 아쉽지만 뭐 어때요 :D
3.
몇 사람의 (큰) 비밀을 알고 계세요?
듀게에 보면 힘들 때 얘기 들어주다 보면 계속 의지하려 한다는 글을 종종 보는데, 어느 정도는 동의합니다. 그 중 제일 마음에 와닿았던 말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힘들 때 같이 있어준 사람은 더이상 안 힘들 때 쉽게 잊혀진다"는 요지의 댓글이었어요. 격하게 동감합니다. 이런 케이스가 꽤 있었거든요. 하지만 전 어떤 사람들은 미련하다고 하지만 누가 아픈 비밀이나 고민을 털어놓으면 기꺼이 듣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지 않을거란, 어떤 징표 비슷하게 느껴져서요. 최소한 저는 진짜 100% 믿는 사람이 아니면 사소한 비밀도 웬만하면 그 주제 근처에도 안 가는 편이라서요. 참을성이 좋은건지 미련한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둘 다일지도요.
4.
학교가 커서 그런지 여름에 캠퍼스에 남아있는 사람도 엄청 많네요. 헬스장 가면 사람이 많아서 스쿼트나 벤치프레스는 줄을 서도 모자랄 지경이에요. 그나마도 꽤 일찍 닫기 때문에 저녁형 인간인 저는 달리기로 돌아가는 수밖에요 :b
꽤 특이한 체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 대대로 운동을 혐오(...)에 가깝게 싫어하는데, 전 무슨 돌연변이 비슷한 건가봐요. 그나마도 운동을 잘하냐 물으시면...음...달리기는 못하는 걸 왠지 모르게 좋아해서 죽어라 파서 이제 일반인 이상은 겨우 하고요, 근력이나 근육량은...좀 안습합니다. 축구 테니스 할 때도 순전히 운동신경이나 센스로만 했어요. 뭐 그러니 운동을 하는거죠. 하지만 운동보다 더 중요하다는 식단 관리 같은건 진짜 웬만한 근성이 아니고서는 못할 일 같아요. 하려고 마음먹으면 "니가 그러면 평생 이렇게 먹으면서 살거냐?" 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그래서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다 포기는 못하고 탄산음료나 과자류를 통째로 끊는 식의 관리는 하는 편입니다
5.
영어 배우기에 대해 좀 쓰자면
전 중학교 때까지 꽤 이름 있는 영어 학원에 한동안 다녔는데,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 주입식 교육이 꽤 효과가 있기는 했어요. 일단 문법이나 철자 같은 건 미국 애들보다 나으면 나았지 전혀 뒤처지지 않는 게 그 증거입니다 (그래도 미국 친구가 스펠링 물어보면 "Seriously?" 하면서 놀리긴 합니다 :D). 하지만 진짜 '영어 실력'이 언제 늘었냐를 물어보시면 아마 고등학교 축구부였을 겁니다. 전 단어 몇 개 아는지 문법을 얼마나 잘 아는지는 영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일단 언어의 목적은 의사소통이잖아요? 축구 같은, 의사소통이 안 되고는 아무 것도 안되는, 굳이 스포츠가 아니더라도 단체로 하는 활동을 하면 의사소통 능력은 급속도로 발전합니다.
제가 있는 도시는 유학생들이 꽤 많은데, 어딜 가나 그렇겠지만 유학생들끼리'만' 붙어다니는 장면이 자주 보입니다. 유학 가실 분이 계시다면 절대 비추. 어떤 집은 집에서도 영어만 쓴다거나 하는 규칙을 정하고 산다는데 제가 보기엔 그렇게까지 할 건 없고, 학교나 일자리에서라도 한국 사람 찾아다니지 마세요. 있으면 좋은 거지만, 한국 사람들이랑만 친해지면 영어를 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게을러터진 뇌라는 장기는 영어를 배우지 않으려고 기를 쓰게 되고 돈과 시간만 버리게 되는겁니다.
억양을 고치고 싶다면...제가 아는 사람이 진짜로 했고 마스터했다는 방법이 있긴 있습니다. 미드 하나를 틀어 놓고 대사 하나하나를 자기가 따라하면서 녹음까지 해서 억양과 발음까지 맞추는 독종 짓을 한 사람이 있는데, 이건 진짜 근성가이가 아니면 못 할 짓(...) 같네요.
끝으로, 발음/억양/철자/문법/어휘 등등등, 모르는 게 있으면 누구한테든 물어 보세요 그냥. "그것도 모르냐"면서 놀리는 사람 없으니까요.(놀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한심한 거고요) 전 (자랑 좀 섞어서) 친구들이 억양이 거의 없고 단어를 꽤 많이 안다고 하는 편인데, 그러면서 다른 유학생들과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가 바로 모르는 걸 물어보는지 안 물어보는지 차이라고 하더라고요.
아까 썼던 글은 신고 했으므로 삭제. 뻘글이기도 했고요
3. 힘들 때 함께해 준 사람을 쉽게 잊을 수 있나요? 그저 관심을 끌고 싶어서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털어놓은 이야기 정도라면 몰라도요. 정말로 어렵게, 털어놓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서 하는 이야기, 그때그때 자기 마음을 가볍게 하려고 털어놓는 이야기가 다르겠죠. 누구라도 자기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라면 오케이! 인 상황에서 자기 이야기에 오르내리는 사람의 입장이라든가, 듣는 사람이 받게 될 심적 부담을 배려하지 않은 채로 하는 말은 이미 들을 때부터 티가 나지 않나요? 그리고 습관적으로가 아니라 정말 힘들 때 정말 나를 믿고 어렵게 털어놓은 이야기라고 해서 멀어지는 이유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에요. 그만큼 고통스러운 이야기, 자기 그리고 가족, 혹은 또 다른 누군가에 관한 아픈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이제는 그만 털어내고 싶은데 그걸 알고 있는 누군가의 존재가 반대로 무거워지는 순간이 올 수 있거든요.
어차피 밝혀질 일이 없으니 한 예를 들어 보자면, 거식증에 이어 자해 중독까지 간 사람의 고민을 몇 달 단위로 종종 늦게까지 들어준 적이 있어요(사실 늦게 깨는 건 그러지 않아도 종종 합니다). 해결이 된 뒤로는 대화한 지 한 일 년 가까이 돼 가는 거 같네요. 뭐 어쩌겠어요.
제 댓글에 해당하는 경우 같은데요. 몇 달 단위로 밤 늦게까지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경우라면, 듣는 사람이 받는 심적 부담을 배려하지 않은 거잖아요. + 습관적이고요.
그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긴 했어요. 거기다 추가로 조울증까지 걸린 사람한테 그런 걸 기대할 여유도 없었고요
여러모로 위험한 경우였네요. 그렇다면 더욱 전문가를 상대로 해야지, 아마데우스 님에게 그런 짐을 지울 상황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제삼자로서 말씀드리는 거지만요.
전 그래서 직접 조언이나 충고 같은걸 해주지는 않았어요. 심리치료는 받는 상황이었고, 전 능력도 뒷감당도 안됐으니까요. 그냥 들어주는 역할이었고 그게 도움이 됐다고는 하는데 얼마나 됐을지는 모르겠네요
이 사람은 님한테 고민말하기가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네요. 저같은 경우에는 몇 번은 사심없이 들어 줬다가 늘 똑같은 내용과 패턴에 질려 버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냥 응석받이 어린애처럼 찡얼댈 상대가 필요했던 게 아닌가 싶었어요. 몇 번이고 같은 내용의 조언을 해 줘도 이해하는 것 같지도 않았어요. 자신이 결단을 내려서 상황을 바꾸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고 있었고요.
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 그걸 납득시키는게 가능은 할까요?
아, 제 경우는 조울증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만약 조울증이라면 위에서 macy님이 하신 말씀대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죠. 그 들어주는 사람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on and off 상태를 조절하려고 노력한다고 해요. 왜냐하면 그들도 인간인지라 힘든 이야기를 듣고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기에 치료사로서의 자신과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분리시키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방어기제를 발달시키지 않은 일반인한테는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흥미롭군요. 물론 얘는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약도 복용하는 상황이었어요. 안그랬으면 제가 신고를 해서라도 전문가를 붙여줬겠죠. 지난 일이니 이제는 별 의미는 없지만요. 제가 모르는 어떤 영향이 제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랑은 너무 동떨어진 얘기라 별 영향을 안 받은 거 같기도 하네요
3. 누군가 자기 속내를 잘 들어주면 그 사람을 굿 리스너이자 돌보미의 역할로 규정하고 그 역할을 당연히 해 주겠지 하는 식으로 그 사람의 에너지를 뽑아먹다가 자기 상황이 나아지면 버리거나 자기가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고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그러는 부류들이 있어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5.저는 에세이나 논문은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에 성문기본영어와 맨투맨 영어를 통해 배운 문법과 어휘(페리언을 몇 번 봤거든요)를 갖고 충분히 쓸 수는 있었습니다. 제가 독해가 빠르기도 해서 필요한 텍스트나 저널은 빨리 읽는 편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생각만큼 외국인들과 말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박사과정 계시는 분한테 하루는 전화를 했더니 그 분 목소리가 완전 잠겼던데 며칠 후 전화해 볼 때는 멀쩡해서 어디 편찮으셨나고 여쭤 보니까 데드라인이라 두문불출하다 며칠동안 말을 안 했다가 전화 걸려 와서 받을 때 목소리가 안 나온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3. 그렇겠죠. 물론 다들 그런 건 아닐테고요. 전 어느 쪽이든 좋게 받는 편입니다
5. 뭐 사실 필요한 분야에서 잘 하면 되는 거죠. 전 미국에 있어도 독해는 영 아닌 수준이에요. 수학 과학 못했으면 작살날 뻔...
5. 저는 욕심을 줄이자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죠, 정해진 기한 내에 내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 식으로요.
은근히 계획적인 분이신가 보군요
시간과 돈, 능력, 에너지가 제한되어 있었으니 그럴 수 밖에요. 보통 때는 무계획적으로 삽니다만.
그리고 님이 여유가 있으신 편이어서인지 남들의 고민도 들어주시는 것일 거예요.
음...둘째줄이 은근 찔리네요.
고민이 하나 해결되면 그 다음 고민이 생길테니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긴 합니다.
그 사람을 어떻게 대우해주느냐가 문제지.
그러게요. 사실 저도 저번에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없어져서 질문 겸 올린 글이었는데 요지 전달을 못해서 뻘글이 됐죠
파탄난 관계 중 몇 개는 여기 해당되네요. 씁쓸하지요.
전 동병상련이라 잘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