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다가 갑자기 귀해진 물건
얼마 전에 좀 곤란한 일이 있었어요.
노트북 수리 의뢰를 받았는데,
USB 드라이브를 통해서만 OS를 설치할 수 있는 겁니다.
그것도 USB 드라이브 두 개가 필요하더군요, 고약하게시리.
저한테는 Micro SD 카드 여러 개가 있고, MicroSD2USB 아답타도
두 개가 있어서,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잘 써 왔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제가 밖에서 가방을 도둑맞았는데, 그때 그 가방 안에
그 두 개의 MicroSD2USB 아답터가 모두 들어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집 키랑
운전 면허증이랑 등이 들어 있어서, 아주 타격이 컸죠 ㅠ.ㅠ
자 근데, 이런 일이 또 들어왔다 이겁니다.
뭐 4기가짜리 USB 드라이브가 하나 있으니, 처음 필요한 것도 그걸로 하고,
이걸 내 컴 하드에 옮겨둔 다음, 두번째 필요한 것도 이걸로 하고 하면서 해내지 뭐! 했죠.
근데 크앙~!
분명히 4gb 드라이브면 된다고 했는데, 무슨 조화인지 이게 안 되는 겁니다!
4gb 드라이브인데, '한 덩어리로 포맷된 4gb 이상의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면서, 골백번을
뱉는 거여요! 망할놈의 맥북!
정말 몇 시간 검색을 하고 열 번도 넘게 트라이를 하다가 결국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MicroSD2USB 아답터를 사려고 나갔어요. 제가 가진 건 다 MicroSD 메모리
카드를 사면서 딸려 왔던 건데, 당장 현금이 얼마 없어서, MicroSD+아답터 물건을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돈이 안 되면, 5달러 정도 내더라도(공짜로도 얻을 수 있던 건데 흑흑)
아답터만이라도 사 오려고요. 100달러짜리 일이니 5~10달러 추가 지출이 생기더라도 해야죠.
그런데!!!!
이곳 멜버른의 10군데가 넘는 컴퓨터, 카메라 가게들 어디에도, MicroSD2USB 아답터를 팔지도 않고,
그 아답터가 딸려 있는 MicroSD 메모리 카드도 없더군요!
제가 산디스크, 렉사 등에서 나온 그런 물건을 샀었다고 하니 점원들이, 자기들도 안다고, 그거 한
2012년까진 많이 나왔는데 어느 날부터 싹 사라져 버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답터만이라도
나오는 게 있냐니까 없다는 겁니다. 느이들 쓰던거 하나 팔 거라도 없냐니까 없대요 -_-;
온 라인으로는 아직 있을테니, 온라인으로 사래요, 오늘 작업해서 내일 넘겨줘야 한다고! ㅠㅠㅠㅠ
결국요,
10달러에 8기가 USB 드라이브를 사 왔어요. 오지게 느린거, Class 4짜리... ㅠ.ㅠ
이걸 넣으니 되긴 되더군요, 크앙~!
근데 진짜 오래 걸렸어요, 으 저한테 있는 8기가 32기가 하드들이 Class 8, Class 10이라 아답터만 있었으면
훨씬 더 빨리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지금 유용하게 쓰고 있는데 그게 슬슬 유행에서 밀려나고 있는 물품이 있다면, 부디 그거 잘 간수하시길.
잃어버리면 다시 구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ㅠ.ㅠ
IT 제조 업계의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단 반증이겠죠. 제품군의 생애주기가 너무 짧아서 5년이나 10년 단위로 보면 거의 화석 백만년 단위 잔화 수준(더 넓게 잡아야 되려나?)입니다. 그렇디고 아끼다 보면 그나마 변화가 느린 국제표준도 바뀌어서 완전 무용지물이 되지 않나요. 개인적으로 시대의 마지막 PDA를 사 모셔놨는데 많이 후회스러웠죠. 이렇게 4, 50년 지나면 오래된 디지털 기기 자료 뽑아내는 전문직종이 생기지 않을까 해요. 수요가 별로 없겠지만. 저만 하더라도 8mm 비디오 테잎 몇 개가 있는데 변환을 언제 하게 될지도 모르겠고 집에는 정말 어릴 때 영상이 담긴 VHS가 수십개 있는데 다시 볼 수나 있을까 싶군요. 하려면 할 수 있지만 참 귀찮을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