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본 후 센티멘털 후기
얼굴도 몸도 갖지 못한 사만다는 테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아마 테오는 빙글빙글 맴을 돌다 직진해서 햄버거를 주문했던 그 밤의 거리를 기억할 것이고,
전차를 타고 바다를 향해 떠났던 그 오후의 햇살을 기억할 것이고,
그녀와 함께 보았던 해질녘 노을의 빛깔을, 그녀와 함께 불렀던 부드러운 노래의 몇 소절을 기억할 것이다.
그의 기억 속에 남는 것은 결국 그녀와 함께 있었던 순간의 세상의 풍경과 자신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그에게는 어쩌면 그것만으로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끝난 후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것은 어쩌면 사랑했던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여서 온통 빛났던 세상의 풍경들, 그리고 그 사람 곁에서는 언제나 몸에 열이 올랐던,
두 발이 제멋대로 땅 위를 둥둥 떠다녔던 행복했던 자신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사랑했던 그 사람을 잠깐동안 자신의 곁에 머물렀던 요술장이로 기억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의 손짓 하나에 세상 모든 것의 빛깔과 온도가 순식간에 바뀌었던,
그 사람과 함께 있어서 내 삶이 참 아름답다고 느껴졌던,
그래서 나도 그 사람에게 요술장이가 되고 싶었던.
외람된 말이지만, 이런 글 보면 그랬던 그랬던 것이다~!!! 하는 어조가 생각나요.
"~것이다"가 글쓰기에서 많이 지적되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것이다"의 비장함이 어쩐지 좋아요.^^ 그래서 버리질 못하죠.
그런데 얼굴도 몸도 없는 타자들은 현실에서도 많이 알고, 그리고 추억하고 지내지 않습니까?
인터넷 커뮤니티의 다른 친구들 말이에요.
(어쩌면 목소리조차 없으니 사만다보다 더 정갈한 표상이 될지도 모르죠.)
정곡을 찌르는 말씀이십니다.^^ 이 영화를 본 후 인터넷으로만 알고 지냈던 친구가 떠올라서 쓴 글이거든요.
노래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같이 노래를 작곡? 하면서 부르면서 우리 이순간을 photograph하는것으로 하자.. 이런대사가 기억이 남거든요.
같이 들었던 노래는 언제나 시간을 뛰어넘어 그 사람을 내 곁으로 데려오죠. 아.. 비가 쏟아지니 감성 폭발합니다. 노래나 한 곡 들을까요? ^^
Ella Fitzgerald - I'm getting sentimental over you
http://www.youtube.com/watch?v=F-ReTatgS3M
비가 많이 오네요. O.O 비가 오니 노래를 들어야죠. ^^
Keiko Lee - Rainy Days and Mondays
http://www.youtube.com/watch?v=4sXdWD-hO5Q
위 노래가 없어졌네요. 원곡으로 듣죠.
Carpenters - Rainy Days and Mondays
http://www.youtube.com/watch?v=PjFoQxjgb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