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판으로 가자~~ 랄랄랄라~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제 부천영화제가 한달후면 시작하네요.
무척 기대됩니다.

상영프로그램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프로그래머들에게 음란마귀가 씌였구나' 였어요ㅎㅎ
틴토 브라스 회고전(!!)을 필두로 금지구역의 <꽃과 뱀>, <고문클럽>으로 정점을 찍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호러가 약한 것도 아니고 대체로 라인업이 마음에 들어요.
<VHS 3>가 빠진 것은 아쉽지만요.
이 시리즈가 꽤 마음에 드는데 말예요 지난 해 2편이 1편보다 더 좋아서 기대했는데.
그래도 클래식 섹션에서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도 있고(그동안 이걸 못봐서 호러팬으로서 참 민망했었죠 감히 이것도 안보고 슬래셔를 논해서 죄송스런 마음이랄지ㅎㅎ) 피판이 사랑하는 감독 벤 휘틀리의 신작도 있네요. 미이케 다카시의 신작도 와 있어요. 이쿠타토마가 주인공이라니 기대됩니다.

올해 포스터 느낌도 좋고 여러모로 기대감이 큰데, 여러분은 기대하는 영화가 있으신지 모르겠어요.



p.s.
1. 개인적으로 작년 피판에서 <블라인드디텍티브>가 참 좋았는데 개봉하고나서 반응은 형편없었죠. 영화기자와 평론가들 중에서 호평한 사람은 주성철 정도뿐이었던 것 같아요... 과연 그런 형편없는 영화였던겁니까ㅠㅠ? 영화가 헐겁긴해도 귀엽지 않았나요?? 저는 정말 좋았는데 말예요.

2.
상영전에 줄기차게 틀어주던 피판쏭은 작년엔 안 나오는것 같았는데 이제 안 나오는걸까요?
은근히 중독성이 있었는데....

3.
10cm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작년에 부천시청에서 공연하는걸 보고 빠졌습니다. 정확히는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이 곡에 꽂힌거죠... 비가 무지무지 오는데다가(우천영화제ㅠㅠ) 비가 안 와도 항상 습한 듯한 영화제 기간의 부천의 밤공기와 너무나 잘 어울렸어요. 권정열씨 기분좋다며 노래도 몇 곡 더 부르셨는데 그것도 귀여웠구요.

(어째 p.s.가 더 길어진것같군요...)
    • p.s. 1. 제게도 정말 멋진 영화였습니다. 두기봉 감독의 영화를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홍콩 영화/홍콩 영화가 아닌 영화'라는 분류도 가능할 텐데(두기봉 감독 본인도 인터뷰에서 거론하는 바입니다), 대체로 '홍콩 영화'들은 외국에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홍콩 영화'라는 건 물론 홍콩에서 만든 영화라는 의미는 아니고, 홍콩에서만 할 수 있는 미친 짓이랄까, 장르의 경계라든가 상황의 상식적 전개를 의식하지 않고 뭐든지 저질러버리는 영화들을 가리키는데, 사실 이런 홍콩스러움은 '전성기' 홍콩 영화의 약점처럼 거론되었고(과도하게 새디스틱하거나 억지스러운 유머, 개연성을 포기하고 밀어붙이는 극단적인 전개...), 21세기 홍콩 영화들은 적어도 국제 시장을 노리는 경우에는 그런 기질을 갈무리하면서 좀 더 웰메이드한 방향으로 가기를 선호하는 듯합니다만, 두기봉의 감탄스러운 점 중 하나는 그걸 감추기는 커녕 오히려 적극 확장하면서 아름다운 명장면을 만들어내고 영화의 핵심으로 삼는다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가령 도심에서 대머리 독수리와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는 [암전 2]라든지, 온몸에 기름을 바르고 도마뱀처럼 빌딩을 타고 다니는 도둑을 근육맨 유덕화가 위성접시로 덮어 붙잡는 [대척료] 같은 영화들 말이죠.




      [맹탐]은 그런 맥락에서 나올 수 있는 아름다운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해요. 눈 먼 유덕화가 헬멧을 쓴 파트너의 머리를 향해 사정없이 망치를 휘둘러대다가 "아니야, 감정선이 맞지 않아!"라고 부르짖는 현장 검증 장면의 괴이한 충격과 유머를 어디서 또 맛볼 수 있겠어요.



      • 하하하. 그 장면에서 저도 웃었어요. oldies님의 댓글보고 감탄했습니다. 유튜브 영상도 감사하구요. <블라인드 디텍티브>, 그러니까 <맹탐>을 보고나서 20자평을 해본다면 이렇게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 그건 "거장의 아기자기한 솜씨"라는 평이었어요. 말씀해주신대로 <맹탐> 에서는 홍콩스러운 느낌을 끝까지 밀어붙인것 같았어요. 그것도 아주 즐겁게요! 두기봉 감독의 영화들을 그리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즐기면서 본 것은 처음이었어요. 영화가 끝나고 나서 기꺼이 두 번이나 박수를 쳤죠ㅎㅎ

        현장감정장면들이 큰 재미를 주었어요. 사건해결은 단순해서 맥이 빠진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건 그다지 감독의 관심사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ㅎㅎ 그냥 주인공이 온갖 잘난척을 다 하며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그리는것이 목표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저는 이 영화가 익숙한 듯하면서도 익숙하지 않게 쓰윽 클리셰를 빗겨가는게 참 마음에 들었어요. 파트너도 한번 보세요. 사랑한다고 문신으로 새긴 파트너가 어딨던가요. 티격태격하다 정드는것 따위 없어요. 그냥 처음부터 팬이었으니 :)
    • 저도 <텍사스 전기톱 학살> 스크린으로 보고 싶은데 시간표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네요 신작도 궁금하고요. 제일 보고싶은 영화는 <바바둑>입니다.


      <딥 슬립>도 예전에 피판에서 본 <아메르>와 비슷할까 싶어서 유튜브에서 트레일러를 찾아봤는데 좀 더 정통(..)에 가깝네요. 트레일러만 봤을땐 가볍고 상큼해진 아르젠토 영화같아요. 





      • 그러게요. 아직 시간표가 나오지 않았으니... 그래도 주요 상영작들은 두번씩은 해주겠지 생각하며 정 안되면 자체 휴가를 가져볼까 즐거운 공상중입니다ㅎㅎ <딥 슬립>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지알로를 볼때마다 부산영화제에 게스트로 다리오 아르젠토가 왔던 때의 흥분이 되살아나요(물론 그때의 영화 <지알로>는 그렇게 훌륭하지 않았었지만...ㅠ 그래도 눈 앞에 다리오 아르젠토가 있다니 엉엉).
    • 올해는 정말 뭘 봐야할지 모르겠어요ㅠ 피판 좋아하긴 하지만 이번 라인업은 전반적으로 너무 쎄요ㅠ

      • 좀 쎄긴 쎄죠?! 그래도 금지구역만 피해가시면 보실만한게 많을 것 같아요. 인도영화는 어떠신가요^^? 2-3년전에 개막작으로 발리우드 다큐멘터리가 있었고 참 좋았는데, 이번엔 또 어떤 작품이 있을지 기대돼요.
    • 주성철 기자는 워낙 홍콩 영화에 애정이 각별하고, 진짜 다른 평론가, 기자한테는 호응을 못 얻었네요. 첫 언론 시사회에서인가 두기봉 감독은 [맹탐]을 더 쉽고 재미있는 대중적인 [신탐]으로 소개했고, 영화제 관객들에게서는 거의 좋은 반응을 검색을 통해서 확인했는데 가끔 유덕화도 홍콩 영화도 어쩌다 저 모양이 돼 버렸냐는 한탄식의 글도 있었어요. 오랜만에 두기봉 감독과 작업한 유덕화는 다른 사람을 싸그리 무시하던 감독이 이번엔 욕도 덜하고 배우의 의견도 들어 주더라고 했죠. 입이 걸다는 걸 제외하면 아마 두기봉과는 반대의 방식으로 배우를 괴롭힐 것 같은 소노 시온(두기봉은 배우가 더 하고 싶어 해도 됐어! 하고, 소노 시온은 같은 장면을 몇 번이고 다시 연기하게 하는?)도 함께한 배우들로부터 즐거운 현장이었다, 감독도 좋았고, 이런 얘기를 듣기 싫대요. 오히려 그 감독이랑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해요. 현장에서 마음껏 시달리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동경하는 여자 배우는 기용하지 않는다고도 하고요. 두기봉에게는 동경하는 여자 배우 자체가 없겠죠? 




      +) 아참! 8.13. 수 밤 12:10 (EBS)에 [사라진 총] 편성됐습니다. [PTU] 보신 분들은 비교해서 보면 좋겠죠.

      • 소노 시온은 대단한 감독이죠. 영화를 볼때마다 파괴적인 에너지가 넘쳐 흘러서, 무섭다고 느껴져요. 이런 식으로 영화 두세편만 더 찍으면 이 사람의 멘탈이 걱정되는데... 그런 생각도 했으니^^;; 다행히(?) <두더지>부터는 조금 뭐랄까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를 받는 듯해서 걱정은 덜합니다ㅎㅎ 아직 저는 보지 못했지만...

        그러게요 두기봉 감독도 동경하는 여자배우가 있을까..... 저도 없다에 한 표 하겠습니다ㅎㅎ

        흠 시사회때 그런 반응이었군요.

        어떤 영화든 평이 갈릴 수 있지만 <맹탐>은 제가 DVD나오면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에 푹 빠진 영화인지라 왠지 까이는게 슬펐어요.
    • 댓글들보며 PiFan에서 듀게 분들을 만나면 참 즐겁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오프도 좋고 안되면 듀게에서 감상 공유라도 해야지 마음먹었어요 :)
    • 검색해서 본 반응은 부천 때예요. 제가 헷갈리게 적었어요. 유덕화는 상해 영화제라든가에서 계속 정수문의 연기를 폭풍 칭찬하며 다녔었죠. 둘이 워낙 사이가 돈독하기도 하고요. 




      소노 시온은 꿈이었다는 코미디언 데뷔해서 잘 지내는 것 같아요. 올해만 해도 영화 크랭크 인 했다는 소식을 들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느새 촬영 마치고 다음 작품 각본 작업하고 있더군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 같아요. 

    • 저도 기대중! 빨리 시간표 나왔으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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