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바낭) 결혼을 하고싶지 않은 후기(?)

제가 어제 새벽에 글을 남겼는데... 후기를 쓰고 싶어서 씁니다.

댓글 모두 잘 읽었습니다. 제 애인 입장에서 댓글 달아주신분도, 제 불안에 공감해 주신 분도 모두 감사드려요. ㅜ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내후년 초에 결혼하기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고, 다음 주말에 저희 부모님을 뵙기로 했습니다... _-_ ...


글을 쓰고, 댓글 읽고, 애인과 대화하고 나서 깨달은 것 몇가지가 있는데

일단 저는 독신주의자가 아니구요. 이 사람과 언젠가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다만 지금 저는 자기 가정을 꾸리고 싶어할 만한 나이는 아닙니다. 둘다 20대구요.

저는 결혼에 대해서 막연한 책임감과 자유를 빼앗길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그렇게 설명하면 되는데 그럴수가 없었어요.

이 사람과 이분 부모님이 원하시는게 딱 하나인데요. 내년에 결혼하는것.

거기에 대고 나는 그것이 부담스럽습니다. 뭐 실질적인 이유는 없는데요... 라고 말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말했다가 저를 마음에 안 들어하시면 어쩌죠? OTL

차라리 아예 결혼하고 싶은게 아니면 솔직히 말하겠지만

저는 언젠가 이사람과 결혼하고 싶고, 애인과 그 부모님께 잘 보이고 싶은데요...

또 이 사람은 너무나 확신에 차 있고 나의 불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서,

제 불안이 애인을 실망시킬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계속 눈치만 보게 되고, 애인의 의견에 강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채 이 계획을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어요.

그렇게 해도 이 사람이 기다려 줄 거라는 확신도 있었구요.


사실 이 내용들은 제 머릿속에 어딘가에 뒤죽박죽이어서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듀게에 글을 쓰니 저도 저를 좀 알겠네요...영험한 듀게...


그래서 애인한테는 위의 얘기와 함께

난 당신을 놓칠 생각이 절대 없으며 어차피 언젠가는 당신과 결혼할 것이기 때문에

당신이 꼭꼭 내년을 원한다면 지금 이 불안은 덮고 당신을 믿어보겠다.

그러나 나의 적금 만기 시기를 고려하여=_= 내후년초가 좋겠다.

다음주엔 우리 부모님하고도 얘기하자. 라고 전달하여 합의가 되었답니다.


음 그래서 제 고민이 나름 잘 해결된것 같아서... 댓글 달아주신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음 잘 풀렸군요 적금만기 얘기도 잘 곁들이신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 저런... 실망스러운 후기입니...
      • 이 시원 섭섭함은 뭘까요...
    • 다행입니다. 역시 솔직한 대화가 중요한 것 같네요. 

      • 저는 제가 솔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더군요. 또 하나 배웠습니다.

    • 결혼 미리 축하드려요.


      대신 그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절대 애를 갖지는 마세요. 뭐 어련히 잘 하시겠지만.

        • 네? 네. 어련히 잘 하고 있습니다.

    • 한번 기회 잡아 대화는 꼭 하셨음 합니다. 실제 계획대로 진행 되더라도 글쓴분 마음을 상대에게 말하고 안하고는 천지차이라고 생각해요.

      • 맞습니다. 쉬운일은 아니지만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 20대셨군요. 저는 나이가 훨씬 많은데도 결혼이 두렵기만 합니다.... 남자친구가 결혼 이야기를 할 때마다 대충 둘러대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남자친구가 몇번 부모님과 인사하자는 식의 이야기를 했는데 현기증이 납니다. 그냥 생각을 하고 싶지가 않아요. 

      • 저도 모든게 무서웠어요. 내 짝은 이것을 원하는데 나는 이게 싫음. <- 이 상황 자체가 일단 받아들이기 힘들었구요. 항상 같은 마음이고 싶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거에요. ㅜㅜ 일단 이 모든일이 흔히 있을법한 상황이라는것부터 받아들이려고 노력해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흔히 있는 일이고 해결책이 분명 있을거에요... 제 짧은 소견으로 뭐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 네. 네이버에 제 증상을 검색하면 그렇게 나오더라구요ㅋㅋ

    • 결혼은 어차피 제정신 아닐 때 하는 거지


      이성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이성적으로 냉정히 보면 결혼할 남자 결혼할 여자 하나도 없을거라고 ^^;




      그정도면 아주 잘 마무리 하셨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상대와 결혼을 하고 싶다, 근데 지금은 아니다 라면,


      나랑 살려면 이듬해까지는 결혼을 해야 한다 는 상대를 잡으려면,


      결혼... 해야죠 뭐.




      적금 만기가 이듬해 언제쯤이라는 건 화룡점정이네요.


      아주 훌륭한 이유가 될 수 있었겠어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5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0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