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들으면 웃기고 본인이 들으면 아픈 아이들의 말

어린 아이들의 솔직함에는 무언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이런 말을 꼭 할 필요가 없다랑 이 말을 하면 상대방의 기분이 좋지 않다 란 사회적 능력부족이죠. 


몇년 전 제 동생이 둘째를 가졌을 때 남달리 엄마의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던 큰 아들이 엄마가 뚱뚱해 진다고 투덜거렸답니다. 동생이 아주 심각한 목소리로 이건 뚱뚱한게 아니다, 아이를 가진거다, 이런 여성의 모습은 아름답다 뭐 이렇게 설교를 했다고. 그리고 몇달 뒤, 둘째가 태어나고 두달 쯤 지나서 점심을 먹는 데 큰아들이 갑자기 ' 엄마 이제 정말 슬프겠네요'라고 말하더래요, 왜? 라고 물으니까 아들 왈 ' 이제는 임신한게 아니라 그냥 뚱뚱한거 잖아요'


며칠전에 놀이터에서 선물이랑 같이 있는데, 어떤 처음보는 아이가 자기 엄마보고 제가 누구냐고 묻더군요. 엄마가 저 남자아이의 엄마인가봐 했더니 큰 목소리로, 

절대 엄마일리가 없어요, 난 저렇게 작은 엄마는 본적이 없어요!!! 한 5분간. 전 워낙 제가 작다는 것에 대해 어렸을 떄 부터 듣고 들었기 때문에(아 언젠가 제 친구의 딸내미가 심각하게, 커피 공룡 난쟁이는 아닌데 왜 이렇게 작아요? 라고 물어봤다는....) 그냥 웃고 있는데 그 엄마는 굉장히 난감해 하더군요. 


매번, 내가 어떻게 말잘하는 쌍둥이 딸들한테 패배했는 가 이야기를 할 떄 마다 마구 웃는 저를 보고, 너도 이제 선물이가 말하기 시작해봐, 웃을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소피아. 


선물이는 다음 학기부터 언어 장애 고치기 위해서 특별 트레이닝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벌써 지난 6게월 동안 굉장히 많이 발전해서 선생님들이 많이 기뻐하고 놀라고 있어요. 참 감사하죠. 말만 많이 늘은게 아니라 사회성도 많이 늘어서 다른 아이들이랑 많이 놀고, 어른들한테 인사도 잘 합니다. 단 여전히 심하게 차별대우해서 (?) 별 관심이 없는 어른한테는 대단한 무관심. 어제 함께 어딜 가는 데 바로 앞집 이웃사람들이 정원에서 차를 마시고 있더군요. 선물이가 먼저 헤이 라고 인사를 합니다. 아줌마들이 반갑게 어머 선물아 안녕 인사로 답하고요. 그러자 우리 똥강아지 하는 말, 안녕 뚱뚱한 아줌마. 아.... 작게 발음을 선명하게 하지 않아서 이웃 아줌마가 못알아 들은게 어찌나 다행이던지. 휴....


다른 아이들 보다 늦을지 몰라도 매일 매일 새로운 선물이는 엄마가 웃음입니다. 


사족 > 그렇다고 제가 늘 웃는 건 아니죠. 때와 힘이 커진 아들과 싸우는 것도 참 힘듭니다. 요즘 선물이가 잘쓰는 말은 엄마 stop. ㅠ.ㅠ 

    • 전 많이 많이 커서도 남 속상해도 나만 재밌으면 막 했지 뭡니까.


      좀 멍청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 정말요? 그렇다고 못느꼈는데요 

    • 아이들은 과도하게 솔직하죠^^ 선물이 시크한 남자로 자라는거 아닌가몰라요.ㅎ
      • 뭐 벌써 엄마가 잔소리 한듯 하면 엄마 쉬, 그러는 데, 그럼에도 무서운거 보면 손을 꽉 잡고, 울고 있으면 아직은 엄마보고 얼굴의 눈물을 닦아 달랍니다. 하하. 

    • 갑자기 그 얘기 생각나요. 아들과 한 택시놀이. 꼬마아들은 운던기사 역할, 엄마는 손님 역할. 어서오세요 손님, 어디로 갈까요. 아무 데나 가주세요. 정말 아무 데나 가도 괜찮아요? 네 그냥 아무 데나 가 주세요. 그럼 시댁으로 가도 괜찮아요?
      • 하하하 막 웃었어요. 하하

    • 저랑 미인인 친구랑 딸이 일곱살인 친구랑 같이 만나게 됐는데 엄마 친구들이야. 하니까 일곱살짜리가 엄마랑 친구야? 엄마는 나이 많은데?


      하는 거에요. 엄마하고 이모들하고 동갑이라고 했더니, 미인 친구를 보면서 감탄한듯이 근데요 이렇게 예뻐요. 엄마는 엄마같은데. 하나도 엄마같지 않구요.


      하는 거에요. 엄마인 친구는 진짜 기분이 상했는지 너 낳고 그런 거야 이런 말도 없이 입이 조개처럼 닫겼고.. 친구딸이 우정파괴자(...) 







    • 미취학아동 조카랑 사촌언니 부부랑 같이 차를 타고 가는데(외국에 삽니다. 제가 잠시 신세지고 있을 때...) 학교 앞을 지나면서 '여기가 이모 다니는 학교'라고 했더니 '안좋은 학교'라며 웃더군요. '저 학교 너희 아빠도 다녔음'이라고 했더니 "그땐 좋았어!"라고 하더군요. 으하하~ 이모를 골려주고 싶었나봐요.


      괴씸해서 안 잊고 있었는데 이젠 커서 그때 그 얘길 했더니 멋쩍게 웃으면서 "내가 그런 얘길 했어요? 미안합니다 이모~~"라고 말하는 청년이 됐네요. 아흑 세월...T-T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