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군지 모르시겠다는 어머니께 공보물 펼쳐두고 삼십분 속성 브리핑을 해드리고 함께 투표소에 다녀왔습니다. 어차피 자식의 정치적 의사에 영향을 받는 분은 아니시라 제 선호를 밝히기 보단 정말 브리핑을 해드렸네요. 아버지는 사전투표를 하셨더군요. 제가 갔을 땐 투표소가 한산했어요. 시간대가 애매해서 그런지...
대구는 바람이 있기는 있습니다. 지난 번 지방선거 때보다 한번 뒤집어 봐야 저들이 정신을 차린다는 이야기가 더 자주 나왔어요. 어머니도 친구분들 사이에서 그 얘기가 많이 돈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제 주변에서도 제법 나왔습니다. 두 후보 중 한 명이 경북고 출신이어서 더 호감을 얻은 면도 있는 거 같구요. 주말에 신공항 일이 터졌을 때 좀 더 시끄럽게 만들었다면 결과가 쫄깃했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다만, 선거분위기가 나질 않았어요. 유난히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두 후보들이 서로 훈훈하게 지내더라구요. 쩝. 적극적인 제스춰들이 거의 없다시피... 네거티브를 하자는 건 아니지만 정책 대결의 느낌도 나지 않고 그렇습니다. 분위기가 나야 바람 탄 것도 효과가 있는데 많이 아쉬워요.
그제 버스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어요.
A : 이번엔 민주당이 후보를 안 냈나보네
B : 아이다, 2번이 민주당이다.
A : 뭔 소리고? 1번은 새누리당이고 2번은 한나라당이다. 현수막 봐라 박근혜 사진도 있고, 파란색이잖아.
B : 긋나? 그면 새누리당이랑 박근혜랑 갈라선 거가?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재밌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더라구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꼭 대구에서의 선거 전략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선거사무실에 걸렸던 현수막 문구가 '박근혜 대통령 / 김부겸 시장 / 대구대박'이었어요. 컨벤션 센터 건 이상의 놀라움은 없을 줄 알았는데 제가 얕봤던 건가 했습니다.
권 측 현수막에 박근혜 얼굴이 등장한 건 저희 동네에서는 어제 그제 있었던 일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더 혼란스러워했던 듯 하구요. 저 정도까지 한 거 보면 당선의지가 있긴 한 건가 싶기도 한데, 정작 중요한 시점에서는 큰 움직임이 없고 오히려 역 마타를 맞기도 해서, 솔직히는 김의 선거 목표가 의심스러워지기도 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바라보고 밑밥을 까는 거라기엔... 수성구 주민들이 얼마나 받아주냐의 문제겠지만,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놓은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럼에도 원칙 따위를 제쳐놓고(제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본다면, 새누리당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그렇다고 안 찍어줬다가 덜컥 2번이 되면 지금보다도 대구 경제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유동층에 어필은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투표율이 더 나왔으면 좋겠는데 지난 번보다는 올라갔지만 여전히 전국 최하위입니다. 날씨라도 도와주면 좋으련만. 이젠 비까지 날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