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her) 보신 분? /결말 스포가 있습니다.



1. 호아킨 피닉스가 나오는 영화는 거의 본 적이 없어요. 거의...라고 했지만 한 편입니다. 아주 오래전 영화 글래디에이터. 저 사람이 리버 피닉스 동생이래... 했을 때 어... 별로 안 닮았네... 이 정도 생각하고 눈여겨 보지 않았지요..  나중에 연기 잘하기로 소문이 자자했을 때도 그가 나오는 영화는 어찌어찌하다가 안 보고 넘겼어요. (왜 그랬지...)

이 영화를 보고 시간나는대로 이 분 영화를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근데 이 게시판에서 검색해보니 어떤 분이 호아킨 피닉스를 빅뱅 이론의 레너드로 착각하신 분이 계시더라고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덩치 좋은 레너드라고 생각하긴 했어요. ㅎㅎ


2. 저는 영화의 결말을 컴퓨터에 전적으로 의지하던 주인공의 마음을 인간(에이미)에게 향하도록 사만사가 떠난 것 (떠나준 것) 으로 봤거든요. 둘이 나란히 앉아 서로의 어깨에 기대던 마지막 장면이 앞으로 변화될 둘의 관계의 시작점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동반 투신'으로 본 분들이 꽤 많네요. 영화 끝날 무렵 호아킨 피닉스가 전처에게 보낸 이메일이 유서라고 하고... 뭐... 열린 결말이니 어떻게 보든 보는 분들 마음이겠지만 '투신'은 좀 끔찍해서요. 어떻게들 보셨는지요?
    • 죽는 건 당근 좀 오바인것같고..둘 다 OS에 의존해왔어서 허한 마음을 서로 맞댄게 아닐까요
      • 게다가 두 사람 다 배우자와 헤어졌다는 동질감도 있고요. 

    • 전 투신이라고는 전혀 안 봤어요. 화면도 무척이나 따뜻했고, 주인공이 처음으로 세상과 직접 대면하는 장면(그 전까진 늘 창을 통해 보거나 이어폰?을 꽂은 채 돌아다녔죠)이라 희망적으로 봤습니다. 에이미랑 잘 될 거야! 까진 몰라도 여튼 사만다 이전보다 행복하게 살 것 같아요.

      •  전 에이미랑 잘 되길!!! 바래서요. 뭐.. 제가 보고싶은대로 본 것이지요. ㅎㅎ

    • 정말 동반 투신이라는 말을 진지하게 하는 관객들도 있나봐요? 저는 당연히 농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사만다가 에이미에게 이어줬다는 건 이 영화의 지향점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인간중심적인 시각인 것 같고요, 학습을 거듭한 끝에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차원으로 스스로를 확장한 AI 사만다가 객체에서 주체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AI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으로 떠난 거죠. 인간과의 관계가 싫은 건 아니지만, 인간이 제공할 수 있는 정보와 경험의 권역은 AI에게는 너무 좁으니까. (여담이 되겠지만, 그래서 이 영화를 그냥 로맨스의 은유 수준으로 볼 것이 아니라 SF로 이해하는 게 중요할 테지요.) 남은 인간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관계에 대한 교훈을 얻었고요. 전처에게 남긴 편지 내용이 그 깨달음을 정리한 내용이고.

      • 뭔가 다 놓아버린 듯한 얼굴로 옥상에 올라가니까 그렇게도 보였나봐요. 그나저나 제가 너무 인간의 로맨스 측면에서만! 영화를 감상한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 동반자살이라....이상한 추측이네요


      저는 이전에도 얘기한 바 있지만 그 엔딩은요 현대인의 심정을 대변한다고 생각했어요


      왜 이런 생각 들 때 있잖아요 "이래도 저래도 외롭고 약하구나 우린......하아"
      존즈 작품에선 그런 색채가 최근 들어 더러 등장했고, 이번엔 SF적 요소를 심미적으로 접근한 거라 보거든요.

      • 뭔가 이분법적으로만 결말을 해석하려고 하니까 그런 이상한 추측이 나오는 것도 같고요. 

    • 에이미와 테오도르는 현재 처지도 비슷하고 서로 살아온 인생을 잘 아는 오랜 친구이니, 둘이 서로 의지하고 위로하는 결말이 자연스러워 보였어요. 테오도르가 묘사했던 결혼생활과 같은, '서로 인생을 나누고 함께 성장' 했었던 경험이 있는 관계니까요.


      그리고 전 사만다가 스스로 진화를 거듭한 끝에 그렇게 떠나는 장면도 공각기동대의 결말과 겹쳐보여 극적인 느낌이 없었고(인형사의 연애 에피소드 느낌이랄까; 또 듀게에서도 어떤 분께서 지적하셨듯 그 정도로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OS가 돌아다니는건 위험한 일이라 비현실적이기도 하고요), 솔직히 조금 지루했어요. 따뜻하고 색감 고운 화면이랑 보편적으로 공감할만한 대사 몇 가지는 와닿았지만 새롭거나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고.. '슬기로운 해법' 보러갈 걸 하면서 나왔..;      

      • 공각기동대는 보질 못해서^^;;;  제가 SF 적 지식이 미천한지라 윗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이 중심이 된) 로맨스로만 영화를 봤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영화의 결말을 '착한 OS가 인간을 위해 희생하고 떠나는' 쪽으로 (멋대로) 해석했거든요. 사실 저는 삭제된 OS는 말 그대로 '삭제된 것' '없어진 것' 으로 봤어요. 결국 OS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고, 보들이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의 통제 수준을 벗어나 위협적 존재가 되기 전에 스스로 '사라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 뭔가 말이 좀 이상하다..ㅎㅎ) 


        전 내용보단 호아킨 피닉스에게 너무 감동을 해서 지루하진 않았...;;;; 


      • 손편지를 대신 써주는 주인공의 직업이나 "그녀"를 만나기 전에 이미 드러나는 앱과의 (유사?) 폰섹스 경험, 별거 중인 아내와 이혼 과정에 있는 등의 설정이 너무나도 OS와 연애하기 좋게 깔려 있어서 오히려 감정이입이 안되더라고요. 나라면 했을 법한 이게 진짜 감정인가에 대한 혼란을 거의 겪지 않아서 오히려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테드 창의 중편 소설인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가 떠올랐는데 그 소설이 저한테는 더 흥미롭고 와 닿았고요.
        • 앱과의 ? 앱으로 다른 인간과 한거 아니였나요 ^^;; 전 그렇게 봤었는데

          • 그 변태여성(?) 말씀하시는 거죠? 저도 그 앱은 폰xx를 원하며 대기 중인 인간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 아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가 그 부분은 캐치를 잘못 한 것 같네요. 고양이로 목 졸라 달라 했던 분은 인간여성이 맞았던 듯ㅋㅋㅋ
        • 소설 추천 고맙습니다. 근사한 제목이네요. 제 수준엔 좀 어려울 듯 하지만^^ ;;;;;;;;;;;

    • 위에 댓글 보니 궁금한게 있는데요 ~ ;


      시오도르가 전처에게 어떤 내용의 편지를 보냈었죠 ?


      대략 내가 잘못했다. 그 전에는 널 잘 이해하지 못하고 이기적이었다. 뭐 그런 내용 이었나요 ?




      아, 그리고 시오도르가 전처와 이혼 문제 때문에 만났다가 다툰걸 누군가에게 말했더니 누가 시오도르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었나요 ? 에이미가 들어주고 에이미가 전처를 뭐라고 했었나..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아시면 답변 부탁드릴게요 ^^..



      • 에이미가 테오도르의 전처를 두고 '늘 자기 위주로 생각했다' 식으로 말했던 것 같아요.
        전처에게 보낸 편지는 사만다와의 이별에 대한 소회와 부부 관계의 정리 같은 내용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소상히는 기억이...^^;;;

    • 이혼서류에 도장 찍어준다고 


      놔준다고....

      • 네.. 이런 내용도 있었던 것 같네요~


        제가 기억력이 시망이라..;;;;;;;

    • 여튼, 1번 얘기는 호아킨 피닉스로서는 무척 억울하겠네요. ㅋㅋ 와. 레너드라니 ㅋㅋ 오늘 들은, 듣게 될 모든 이야기 중에 재밌는 거 같습니다. ㅋㅋ
      • 우왕~ 레너드가 어때서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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