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바낭] 껍데기만 좋을 때


 얼마전에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요. 농담이 참 잘 통해서 카톡을 주고받거나 통화를 할 때 정말 재밌었고요.

 외모도 끌리는데다, 목소리도 좋고, 사투리랑 서울말이 묘하게 섞여서 함경도말처럼 들리는것도 매력적이고ㅋㅋ 뿅뿅 반해있었죠. 

 좋아한다, 보고 싶다 이런 말들을 주고 받을 만큼 서로 마음이 커졌는데, 딱 한가지-

 가끔이지만 이 사람이 날 헉 하게 만드는, 제 가치관과 전적으로 어긋나는 말을 한다는게 걸리더라고요. 

 

 처음에는 무시했는데 계속 그런 뉘앙스가 느껴지는 말을 가끔 툭툭 던지니까, 아 이건아니구나 나랑 안맞는구나 하고 단호하게 이 사람을 끊어냈는데…

 또 자꾸 생각나요. 보고싶고. 어제는 꿈에 나왔어요.. -_-; 

 정이 다 떨어져서 하나도 보고 싶을 일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한테서 좋았던 것들이 또 스물스물 생각이 나네요. 


 금요일에 일 끝나고 나오면, 잘다려진 셔츠에 넥타이를 셔츠 틈 사이에 꽂고 약간 피곤한 얼굴로 나왔는데 그 모습이 자꾸 떠올라요. (하, 매력적이야…)


 친구는 니가 외로워서 그래 이냔아 라고 했는데. 그런것도 같고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외모, 목소리 같은 외적인 것들 때문에 이 사람이 생각나는건데 전 그의 껍데기가 엄청 마음에 들었었나 봐요. 내용물은 별로인데.

 

 어차피 이 사람 연락처는 싸그리 삭제한 상태이기 때문에 연락을 할 수 없다는게 다행이예요. 

 연락을 하고 그 사람이 나를 받아준다고 해도 또다시 툭툭 던져오는 감당불가능한 언어들에 다시 질릴게 뻔하니까요. 장기적으로 볼 때요.


 그치만, 당연히 없을 것이라 믿었던 미련이 남아 자꾸자꾸 생각이 납니다. 햐ㅋ

 정이 덜 떨어져서 그런가. 아님 그냥 내가 변덕쟁이라 그런가.

 

    • 껍데기만이라도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하기에..

      껍데기와 껍데기의 연애라고 일단 하고 난 후 도저히 못참겠고 질리겠으면 그때 나중 일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연애 그까이거 그게 뭐라고.
    • 연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00이 좋아서.. 여야 한다고 봐요.


      다 좋은데 뭐 하나가 걸리면 결국 그것이 문제가 되어 헤어지더라고요.


      껍데기가 좋은게 아니라 더이상 참아줄 수가 없는거 아닐까요?



    • 포장에 혹 해서 산 물건이 사고보니 별로 쓰잘데기 없었던 기억을 떠올리셔보세요.


      포장(외관) 정말 이뻐서 맘에 들어서 샀는데 정작사서 써보니, 포장 뜯어보니 진짜 별거 아니였던 그런 경우요.




      근데 여기에 함정이 있을 수 있는데요, 


      한번 꽂힌 물건은 아무리 저건 포장만 좋은거야, 아무리 저건 외관만 좋은거야라고 머리속으로 다짐하고, 생각해도 직접사서 경함하기 전까지는 그 환상에서 벗어날 수 없는 케이스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니 위와 같이 꽂힌거라면 차라리 후딱 경험하고 벗어나는게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물질적, 정신적 손해는 감수 하셔야 하고요)

    • 배우자의 요건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거 세가지를 꼽아보세요.


      그 중 하나를 포기하면 당신은 결혼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은 이야기중 가장 와닿았던 이야기.


    • 껍질만 좋은 상대는 조금만 더 지내다 보면 그 추한 속내를 보고 정나미 뚝 떨어지기 마련이죠. 아직도 미련이 남으셨다면 껍질 벗겨질 때까지 어느 정도 심리적 거리를 두고 지켜보다가 정 떨어졌을 때 헤어지면 됩니다. 

    • 남자들한테라면, 이럴 때 아주 효과가 좋은 비유가 있습니다.


      '껍데기는 맘에 드는데 업소에서 일하는 여자다, 어쩔래?' 라고 하면


      십중팔구는 납득하고 포기하죠.




      껍데기만 맘에 드는 사람이라면 화류계에 많이 있을 겁니다. 화류계 선수 남자라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그거나 비슷한 거여요, 지금.



      • 제가 말하는 껍데기는 그의 직업,외모,겉으로 드러나는 성격,그 사람이 주는 안정감 모든 걸 다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화류계는 좀 비약이 심한거 같고요…


        다른 건 다 좋은데 이 사람과는 각자의 내면 깊숙히 존재하고 있는 핵심이 다른 것 같은 기분이랄까… 제가 생각하는 상식과 이 사람이 생각하는 상식이 다른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때문에 도무지 아니되겠군 하며 포기한거죠.

        • 아...


          저는 외모만 맘에 든다는 말씀인 줄 알았네요, ^^;

    • 전 위 의견들과는 반대의 입장인데요.




      상대방을 나에게 쾌락을 주는 껍데기로만 대하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고, 껍데기가 아닌 온전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과 의미있는 관계를 가질 기회를 빼앗는 일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껍데기로 보고 이용하는 건 자기 자신에게도 못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만나기로 한다면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노력과 의도가 있어야 겠죠.




      물론 글쓴님은 벌써 만나지 않기로 마음먹으셨고


      약간의 미련이 남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네, 뭔가 완벽한 정리:>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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